[ 마음 아프지마요, 소영님. ]

‘사랑’에 관한한 ,
그 누가 ‘피해자’이고, 그 누가 ‘가해자’란 생각 ,
전, 안해요.
두사람이 주고 받는 사랑이라고 똑같이 두사람 모두 행복할 수 없을 수도
있고,
세사람이 서로의 등만을 바라 본 사랑이래면, 더욱 그럴 수 있겠죠?
글쎄, ‘사랑이란,
한 곳에 머무르는 그런것은 아닌것 같아요.
많은 사람이 부딪히며 살아가는 이 세대에, 우린 얼마던지
교통사고같은 만남들이 있을 수 있겠죠.
그 사람을 먼저 만나 먼저 사랑했다고, 꼭 ‘피해자’란 생각?
여자보다 남자가 조금덜 사랑한다고, 그남자가 ‘가해자’?
그러나, 우리가 그 당사자들이라면,
그냥 감기정도의 치료로 낫는,
그런 종류의 쉬운 감정은 아닐거예요.
‘사랑하니까’
등을 보이는 사람을 다시 날보게 하고 싶을테고,
그 과정이 고요한 바다마냥, 인생을 달관한 사람마냥,
“그래, 널 사랑하니 보내주마.”
그렇진 않을꺼예요.
아프고, 아프고,
그리고 어느날 깨달겠죠?
사람의 마음은 노력으로 되지 않는다는걸.
난 내가 ‘피해자’란 생각 하지 않았고,
그가, 가정으로 되돌아 온 것이 당연한 것이다, 내 승리다,
이런 생각도 하지 않아요.
무엇이 중요한걸까요?
이미 우리의 마음은 금 간 유리잔마냥,
상처를 입었는데.
결코 옛날처럼은 아니죠.
“내가 자랑스럽다”라고 표현한 것은 가정으로 되돌아 올 남편을 위해
내가정을 지켰기때문이 아니라,
나로 인해 이세상에 온 내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주지 않기위해,
또 나자신이 망가지지 않기위해,
내중심의 가정을 꾸렸다는 것, 그것이죠.
‘은수’의 말처럼 ,
“우린 처음으로 갈 수 없고,
잊을 수도 없지만’
결코, 당신 원망 안해요.
당신도 나처럼 아팠을테니까.”
가정을 가진 사람으로서, 제일 듣기 거북한 말이 뭔지 아세요?
“유부남은 가정은 안 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가정’이란게 그리 중요한 지 전 아직 잘 모르겠어요.
‘방황’하고 돌아온 남편이 ‘긴 잠’에 빠져있을 때,
그의 얼굴을 보며, 참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많이 아프고 난 뒤였지만.
그 후 몇년 뒤의 나의 우울증은 남편의 방황과는 상관없는 순전한
‘내 자아’에 대한 깊은 고독이었죠.
어느날 문득 거울에 비친 내모습- 그곳엔 왠 중년의 아줌마가 있더라구요.
그랬어요.
소영님,
너무 아프지 마세요.
피해의식도 가지지 마세요.
님이 아픈만큼, 상대의 모든 분들도 아플거란것, 아시죠?
“넌, 사랑이 아픈거라 했지?
난 너무 아파서, 하루에도 열두번씩 너무 아파서,
사랑이 그런거라면,
죽는날까지 안해도 좋아.”
그렇지만, ‘성우’는 더 큰 사랑-더 큰 아픔속으로, 꾸역꾸역 걸어 갔죠?
그런것 같아요.
피할 수 없는것- 그게 또 ‘사랑’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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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사랑의 유효기간은 30개월?-그놈의 정땜에. ]

결혼한 후에도 사랑이 지속되는 것은 바로 그놈에 ‘정’때문이겠죠..
상대에게 몸에 맞는 옷처럼 편안함을 느끼는것..
둘을 연결지어주는 자식이라는 존재가 있다는것..
양가친척들과 친구들앞에서 한 성혼선언에 대한 책임감..
…순서로 친다면,
처음엔 책임감,어느날 생긴 자식,그러다 보면 적당히 낡은 옷처럼 편안함…
글쎄, 그놈의 ‘정’땜시,
지지고, 볶고, 살지요.
그래도 살면, 좋을때도 많다우.
완벽한 내 편이 있다는…
적당히 오래 살아본 사람이 한말씀했습니다.
일단 살아 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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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흔 셋의 가을’ ]

10/9 금
언제나처럼 오늘도 난 이렇게 너 앞에 앉아 본다.
머리속의 너무나 많은 감성들을 어쩜 한줄의 문자로 옮기는 작업이
참 무모해 보이기도 해.
내 마음관 다르게, 정말 다르게 그저 우울한 어느 한 중년의 넋두리로
옮겨지니까.
가끔 산다는 것이 참 두려워.
난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내가 제대로는 가고 있는걸까?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에 또 후회하진 않을까?
우리 삶의 해답지는 어디 있을까?
그런게 정말 있기는 할까?
어떤 모습이던지, 우린 아쉬워 하겠지.
참 마음이 무겁다.
잘 자란 머릴 싹뚝 자르듯이, 우린 그렇게 삶을 살 순 없을까?
잘린 머리가 시간과 함께 자라나듯, 그렇게 삶을 살 순 없을까?
마음에 담겨져 있는 이 많은 욕심, 이 많은 집착, 이 많은 상처, 이런 것들을
강 위에 흘려 보내고 싶다.
그래서 한없이 자유롭고 싶다.
그래서 이 세상을 뜰즈음엔
그래도 내 삶이 행복했었다고 생각할 수 있었음 좋겠다. 아멘.
-‘마흔 셋의 가을’ 일기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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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생각인데요…. ]

‘거짓말’이란 드라마를 보고,
그 드라마에 몰입한지 거의 2년이란 시간이 흘렀군요.
그 길다면 긴 시간동안 ‘사랑’이란 단어에 참 민감하고,
또 많이 고민했던것 같아요.
전, 그래요.
솔직히 ‘거짓말’이후
나의 로맨스가 아닌 남의 스캔들에 대해
참 많이 너그러워진것 같군요.
이전의 난 나의 사랑, 아니 나의 삶에만 집착했었거던요.
남편을 이해한다고 했지만,
남편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순전히 내입장에서 남편에 대한 배려였던 것 같아요.
그건, 참 많이 다를것 같거던요.
지금 생각하면요.
‘사랑이 있다.’ ‘사랑이 없다.’
사람들은 그것땜에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가 죽는 그 순간까지
그것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릴수 있을까요?
제 생각인데요.
‘사랑은 있어요.’
하지만, 그사랑이 처음처럼 영원하리란 말은 할수 없어요.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감정들이 조금씩
퇘색되어 지거던요.
그래서 눈부시진 않지만,
편안하고, 익숙된 색으로 가슴에 담겨져 있겠죠.
혹은 미움으로, 증오로 남겨질수도 있을꺼구요.
그렇다고 그게 사랑이 아니었다고 말할순 없을것 같아요.
그러다 어느날 또다른 사랑을 만날수 있지 않을까요?
가슴설레고, 그사람을 생각하면 맘이 아프기도 하고,
벅차기도 하고….
‘거짓말’재방송을 하는동안,
모처럼 ‘빨리감기’를 하지 않고 전편을 다 봤어요.
그리고 ‘동진’이란 인물에 맘이 참 아프더라구요.
‘성우’는 그래도 행복했었다,란 생각이 들데요.
왜냐면,
자기보다 6살이나 연하이고,
그것도 인형같이 예쁜 여자를 아내로 둔 남자의 마음을
송두리채 빼앗으니 여자로선 행복했었다,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동진’은 어때요?
‘남자’를 잃고, 그것땜에 사랑하는 여자를 잃고,
사랑했던 여자가 잘생긴 남자와 결혼하고 자기옆에 와선,
‘준희가 좋아 죽겠다’는둥…
그것도 모자라 힘만 들면 찾아와,
눈물 콧물 흘리며 하소연하고…
그것을 지켜봐야 하는 ‘동진’의 맘이 참 아프더군요.
‘은수’의 이기심이 밉기조차 하더군요.
‘동진’의 사랑이 참 크게 다가왔어요.
어쩜, ‘성우’처럼 상처가 많은 사람은
‘동진’의 사랑을 만났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했어요.
참 사람의 생각은 간사하리만치 변화무상해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는 관점에 따라,
꼭같은 상황도 달라 보여요.
그러니 옛날의 내가 꼭 옳았다,란 자신이 없더군요.
그래서 너그러워 지는가 보죠?
시간은 새벽으로 치닫고,
그래도 잠은 올 생각도 안하고,
오랜만에 ‘라이’님의 긴글 읽으며,
이것저것 생각하다,
저도 횡설수설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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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사랑’을 보고 느낀 ‘사랑’이라는 것… ]

사랑이란,
내겐 ‘지푸라기’같은 존재가 그 누군가에겐
‘동아줄’같은것.
날 ‘닮아’ 지긋지긋하게 싫은 존재가, 그 누군가에겐
한없이 ‘맑고’, ‘연약’해서 마냥 보듬아 주고 싶은것.
함께 있을때, 미쳐 느끼지 못하지만,
조금 떨어져서 보면, 너무나 크게 보이는 것.
그리고,
결코 억지를 쓸 수 없는,
그래서,
‘사랑’은
‘현실’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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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니아의 남편 ]

어제, 모처럼 남편이 일찍 귀가했더군요.
난 녹화해 둔 ‘바사랑’을 전편 뗄려고 맘먹었거던요.
이른 저녁을 먹고 시사회 준비를 했는데,
남편이 아무 저항없이 옆에 앉더라구요.
그래서 보기 시작한 ‘바사랑’
1회-2회는 그냥 무심히 보더군요.
‘미숙’과 ‘소희’의 화면이 나올때, 비시시 웃을정도였고,
무슨 말이었나 확실히 기억은 안나는데,
‘상우’에 대한 얘길할때 그러더군요.
“저녀석 수준이 그것밖에 안되니까…”
난, 속으로 생각했죠.
‘이사람, 이드라마 공감하긴 틀렸구나’
그런데 3회부터 드라마 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더라구요.
뭐랄까, 조금씩 진지해지더군요.
그리구 어느장면에서 놀랍게도 이런얘길 하더라구요.
‘상우’의 얼굴이 흑백으로 반반씩 처리된 부분을,
왜 저런 연출을 했을까? 의도가 뭘까?라구요.
난 속으로 쾌재를 불렀죠.
‘그래, 드디어 당신도…’
난 드라마를 보는 내내, 사실 남편의 표정을 훔쳤답니다.
어제 저녁은 7회까지 봤어요.
새벽 3시까지요.
놀라운 일이죠.
드라마를 별로 보지 않는 사람이지만,
본대도 반은 졸고 보는 사람이니까요.
오늘 일찍 나혼자 시작했는데,
남편이 오늘도 일찍 들어오더군요.
그리고 그래요.
“어제 그것 또 보자.”
물론 중간부분은 (낮에 나혼자 본 부분)은 뛰어 넘어,
14회부터 보기 시작했어요.
20회 마지막을 끝낸 시각이 12시였는데,
남편왈, “누구나 가지는 ‘가정’이,
저렇게 갖기 힘든 사람들의 이야기구나.”
‘부창부수’
나역시 ‘바사랑’의 시작이자 끝이 그 ‘가정’이라고 생각했었거던요.
뭐, 내남편이 ‘바사랑’을 본 것이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닐텐데,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단지, 아직도 내남편이 나와 비슷한 감성코드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
기쁘서… 호호..
드라마를 보는 내내 진지했던 그의 감정은 절대 건드리지 않았답니다.
그것은 그의 것이라 존중하기로 했죠.
이런 말은 하고 둘이 한참 웃었는데,
“옥희처럼 이랬어요, 저랬어요, 그렇게 참하게 말해야하는데,
난 영숙이과에 속해 아악거려 우리남편 옥희찾아가면 안되는데..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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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오나보다…. ]

아래, 표감독의 연출노트를 읽으며,
또다른 감흥으로 가슴이 잠깐 울컥했다.
난, 그게 탈이다.
나이완 상관없이 내 좋아하는 것에 무모하리만치
사랑하는것…
가을이 오나보다.
괜스리 맘이 울적하다.
꽉 쥐었던 주먹을 살며시 펼치니,
빈공기만 있다.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얼른 다시 주먹을 쥔다.
가끔 추억을 떠올리며,
같이 공유할법한 음악을 올려놓는다.
그리고 빈공간에서
그 추억을 본다.
담배를 아주 좋아하는 한 친구가 생각난다.
담배연기를 그럴듯하게 뿜어대는 그친구에게선,
외로움과 위로를 함께 본다.
‘성우엄마’도 그랬었지.
담배를 피우면,
니아버지와 함께 하는 것 같다고,
위로가 된다고…
냄새안나는 담배는 없을까?
그럼 나도 한번 피워볼텐데,
‘위로’가 될까?하고…
가을이 오나보다.
주책없이 자꾸 눈물이 나는걸 보니…
가을이 더 깊기전에,
가슴에 뭔가를 채우고 싶다.
자꾸 빈 손인 느낌이 없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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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내가 만난 ‘미자’ ]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아픔 혹은 슬픔의 색깔이
두종류가 있구나.
날카로운 송곳으로 폐부를 찌러는 듯한,
외마디 비명을 지를만한 아픔이 있는가 하면,
끝이 뭉텅한 둔기로 가슴을 내리치는 듯한
그런 아픔…
‘빗물처럼’은 그러했다, 내게는..
그래서 울 수도, 또한 눈물이 나지도 않았다.
단지 가슴이 답답하고,
그냥 가슴이 멍멍하니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누구에게나 한두가지쯤의 상처는 있을게다.
단지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나의 상처,
나의 아픔일 뿐이었던게 아닐까?
그래서 우린 끈임없이 누굴 원망해야만 했을것이다.
나를 변명해야만 했을것이다.
그래야 내가 조금 덜 아프니까.
그러나 그 상처의 끝은 누군갈 이해하고, 용서하고
서로서로를 바라보고, 서로를 보듬을 때,
그 실마리를 풀 수 있을게다.
우린 이런 사실을 모르기땜에 그렇게 살까?
아니다.
단지 우린 우리속에 갇혀,
그 누구에게도 날 용납하고 싶지 않아서일꺼다.
‘노희경’님은 절묘하게 나의 이런 편집을 인정하게 한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했다.
날 저만치 때어놓고,
날 볼 수있는 흔치 않은 시간이었다.
‘미자’는 ‘성우’의 모습도, ‘옥희’의 모습도 아닌,
‘걸어서하늘까지’의 ‘지숙’의 모습이었다.
누군가가 얘기하신,
‘미자’의 짙은 보라색 스카프가
마치 ‘미자’마음에서 내게로 옮겨오는
아픔의 통로처럼 느껴졌다.
‘카타르시스’
어제 내가 가질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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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란? ]

사랑의 여러 모습들…
준희는 그런다.
“선배가 보여요.
잘때도, 운전할때도, 길을 걸을때도.”
“선배도 여지껏 자기가 갖고 싶은것 가질 수 없었다고 ,
내가 가지 않으면 선배는 영원히 사랑을 믿을수 없을거라고,
난 선밸 그렇게 만들수 없다고.”
성우는,
날 용서하냐고 걱정하는 준희에게,
널 사랑한다고..
상우는 그랬지.
“잠은 잘 잤는지,
밥은 잘 먹었는지.”
옥희는 재민에게
“누나가 약속 못지켜 미안하다”구,
미자는,
내상처보구 내아이가 무서워할까봐 겁이 난다고..
은수는,
“내사랑이 소중하면,
걔사랑도 소중해”
‘노희경’작가가 그리는 사랑은
그래, ‘배려’다.
그래서 우린 그 ‘노희경’식 사랑에 목을 매나보다.
따스함이 있기에..
허한 내 맘을 감싸안아 주기에…
‘사랑’이란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끝이 없다.
그 말속에 녹아 있는 따스함이 좋고,
끝없는 아쉬움이 있어 좋다.
“사랑은 줘도, 줘도 더 줄게 남아 있다.
그게 ‘사랑이다.
맘 속에 불신이, 계산이 생기는 그 순간부터,
더이상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에게서 조금 떨어져 바라보면,
그렇게 주고 싶은게 많아진다.”
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산다.
우리 모두가 ‘사랑’을 손쉬운 오락꺼리가 아닌,
숭고한 내면의 아름다움으로 가질때,
세상은 참 따뜻할 것 같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는 분들,
그 사랑의 고운 향기를 내내 지닐수 있길…

-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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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한다는것, 산다는것… ]

며칠전 모 단체에 헌옷가지들을 보내기위해 옷꾸러미를 챙기면서,
아, 또 한해가 가나부다..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젠 살아가는게 아니라,죽어가는거다.”라고 했던
‘영희’의 나이는 아직 아니지만,
그래도 맘이 그리 편치는 않은 이유가
단지 연말이기때문이면 좋겠습니다.
여기저기 몸도 고장나기 시작하고,
맘은 벌써 어디까지 생생 달리고 있건만,
몸이 움직여지지않는 이유도,
단지 쌀쌀한 기온탓이면 좋겠습니다.
요즘들어 자주 ‘인연’이란 단어가 자주 떠오릅니다.
잦은 출장으로 잠시씩 스치듯 보는 남편이
가끔은 아주 낯설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오래 함께 했는데 말입니다.
“당신 내 남편 맞어?”
뜬금없는 아내의 질문이 또한
내남편에겐 아주 낯설어 보이는지,
아니면 그렇게 묻는 의도가 무언지,
실눈뜨고 날 바라보는군요.
아침에 눈뜨면 그길로 볼수없는 두아이들도
가끔은 참 낯설어 보입니다.
예전엔 기타치며 같이 노래도 하고,
영화도 보고, 쇼핑도 했었는데…
어쩜 이공간, 이사이버공간이 나에겐
더 익숙한지 모르겠어요.
‘거짓말’이란 드라마가 나에게 준 ‘인연들’…
그들의 글을 읽고,
그들의 따뜻한 멜을 받고..
어쩜, 어느 유치한 CF의 카피처럼
“사랑은 움직이는것”인지 모르겠네요.
사랑했던것, 살아 왔던 시간들이 어느 한가지래도
버려지고, 헛된것이 아니었음 좋겠어요.
우리집앞의 그 푸른 나무들이 전부 옷을 벗고 있어
참 썰렁하네요.
왜, 상록수를 심지 않았을까요?
빨리 ‘봄’이 왔음 좋겠어요.
푸른 나무, 예쁜 꽃들을 볼수있게요….

-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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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성우에게… ]

난 그랬었다.
‘사랑은 눈부신 빛모양으로 나에게 다가 올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사랑은 소리도 없이, 형태도 없이 슬거머니
우리가슴 한가운데를 소리없이 차지하고 앉아 버렸다.
그걸 밀쳐낼 틈도 주지않고…
그리고 우리의 모든 삶을 차지하곤,
내삶전체를 좌지우지했었다.
그러나 그것땜에 행복했었기도,
삶을 살 큰의미이기도 했었다.
그러곤, 그 사랑은 들어왔던 그길로 슬거머니,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빠져나가지 못하게 용을 쓰는만큼,
그것은 날 세차게 흔들곤 나가길 원했다.
내기운이 쇠잔해질때쯤,
그때서야 비로서 알았다.
‘사랑은,
흐르는 물처럼 지나가는것이구나.
사랑은 먹고 마시는 일상처럼,
그래 ‘소모품’이구나…’
사랑
그것이 참 큰그릇임을 깨달은 것은,
그 집착의 대상에서 조금 떨어져 바라볼때에서야 알았다.
내가 첨 ‘성우’를 만난건,
4회 끝날부분쯤에,
행복에 겨운 한쌍의 부부를 바라보는
‘성우’의 그 시선부터다.
어쩜 저리도 저모습이,저 눈동자가, 지금 내마음과 같을까,
가슴이 철렁했다.
그 쓸쓸함,
그 어디에서도 위로를 찾을수 없는 사람의 허망함…
시간이 참 많이도 흘렀고,
삶의 다른부분에서 위로를 찾기도 했었고,
또 적당히 그 외로움을 즐기기도 하지만,
지금도 가끔 ‘성우’의 목소리를 들어면
가슴이 철렁한다.
그래…
상처가 깊을수록 우리의 맘이 자꾸 움쳐려들지만,
그 상처는 언젠가는 치유된다.
그리곤 가슴 한 켠에 추억으로 묻힌다.
그리고 우리의 삶은 성숙되어 가는거다.
그상처땜에 맘을 닫지 말길…
마지막에,
선을 보던 ‘성우’가
손떠는 상대 남자를보며,
또 그쪽이 좋아 손이 떨린다는 그남자의 말을 들으며,
준희를 생각해내곤,
쓸쓸히 웃던 ‘성우’
삶은 그런것 같애.
시간이 흐르면,
상처는 치유되고,
추억이 되어 가슴 한켠에 묻히며,
또다른 사람을, 또다른 색으로 사랑할 수 있는것 같아…
‘사랑은 영워하진 못하지만,
그러나
사랑은….있어요.’

-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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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는 이유… ]

머리 파마하러 집을 나섰다.
그러다 갑자기 강이 보고 싶어졌다.
날씨가 더워,
사람들이 괜스리 짜증을 낼때도,
이렇게 기온이 내려가,
사람들의 맘조차도 꽁꽁 닫혀버릴때도,
해가 늬엇늬엇 떨어져도,
강은 묵묵히 흐르고 있을까?
보고싶다는 맘이 갑자기 나의 맘을 조급하게 했다.
내가 살아 가는 이유가 있다면 뭘까?
시내에 나가면 쏟아져 나오는 그화려함도,
티비화면 가득 채우는 화려함도 아니고,
이미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는 두장애인의 사랑이야기가
나에게 힘을 준다면,
나에게 위선이라고 할까?
하염없이 흘러 가버리는 강물을 쳐다보다,
할일을 잊어버린 치매노인처럼 집으로 돌아와버린
나의 초라한 생각들에서 날 일으켜 세운것은,
그랬다.
움직일수 있는것은 두손뿐인 수녀님과 연탄가스사고로
기억상실에 걸린 어느 할머니의 마주보는 사랑….
혼자서는 도저히 할수없는 일을 둘은 하나가되어
완전한 삶을 살아간다.
나도 누군가에게 저렇게 필요한 사람이지…
그건 충분히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였다.
왜 사람은 가끔 이런 사치를 부리며 살까?
어리석게 말이다.
우울의 낭떠러지에서 날 다시 깨워주는 삶들이 참 아름답다.
이제 가는 시간들에 초연할 때도 됬겠건만…
가끔씩 날 힘들게 하는 모든 기억들을
가는해와함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지금 아파하는 자들이 있으면,
그들도 나와함께 훌훌 털었으면…

-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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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

사람감정만큼 무서운게 없다.
어쩜 그리도 잘 변하는지…
사소한 것에 목숨걸고,
‘초연’이란 단어는 어쩜 악세사리일것같다.
병원에 누워 있는 내내,
‘아픔’이란 단어보다,
‘행복’이란 단어가 더 많이 떠올랐다.
마취에서 깨고 내내 무통주사를 꽂고 있어서도 이겠지만,
여기저기 부서지는 듯한 동통을 제외하곤,
내몸의 일부분이 없어져버렸다는 자각증상이 전혀 없었다.
병원에 누워지내는 동안,
근 백여명에 사람들이 와서,
날 위로하고, 걱정하고,
심지어는 수술경과가 좋다고,
박수치며 축가까지….
내가 유명인사도 아닌데,
더더구나 녹녹한 성격도 아닌데…
참 행복했고,
지나온 시간들에 반성도 많이 했다.
난, 저들에게 이런 사랑주지 못했음이 많이 미안했다.
돌아와서 여기 앉아 있는 이시간들…
어딘가로 떠나기위해 등을 보이는 사람들,
그들을 못내 아쉬워하며 보내려는 사람들…
자신의 시간들에 쫒겨 여길 들리지 못하는 보고픈 얼굴들…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어,
정말 빨리 여길 오고 싶었다.
많은 분들도,
‘아픔’보다 ‘행복’을 더 많이 떠올리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신기루는 더더구나 아니구요,
우리의 맘 한가운데 있는게 아닐까요?
변덕을 한번 부려 보세요….

-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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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습관.. ]

“사랑하는 습관.
고맙다고 말하기. 그렇게 생각하기. 소중하게 여기기. 배려하기.”
사랑이 현재 진행형인 콩각지군의 글을 읽고
잠시 까마득해짐을 느낀다.
‘사랑’이 뭔가?
“누군가의 자존심이 내 자존심마냥 지켜 주고 싶은것”
“누군가의 상처가 내 것인양 아픈 것”
그렇게 의기양양 얘기했지만…
이 나이가 돠도록,
내 ‘사랑’이 뭔지,
난 알지 못한다.
단지, 내 사랑이 ‘챙피한 사랑’이 아니길 빈다.
이기적이고,
내 체면이 그의 순수보다 더 컸고,
나의 자존심이 그의 열망보다 더 크진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
“고맙다고 말하기. 그렇게 생각하기. 소중하게 여기기. 배려하기.”
이 나이에 그런 소박한 사랑을 다시 할 수 있을까?
정말 오랜만에 카프리 두 병 마셨고,
난, 그 취중에
나의 깊은 병을 본다…

-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