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15회 대본(98. 5. 18. 방송분)
 

***자기들끼리만 말한다고 생각하고, 조용히 말하십시요. 어
떠한 대사도 강요(시청자에게)하듯하지 마십시오.
 
 
씬 1 까페 밤 전경, 밤.
 
씬 2 카페 안.
 
14부 엔딩 연결 느낌.
 
은수 (가슴이 떨려, 잡고 있는 술잔이 부르르 작게
떨린다, 눈물 그렁한 채 기 가 막혀 외면하며)
하! (잠시 그렇게 있다가, 목소리 떨리지만,
짐짓 태연 한 척) 다시, 말해 봐.
준희 (고개 숙이고 있다가 그말에 은수 본다,
눈가가 붉어지도록 맘아프지만 더이상은
도망치지 않겠다는 마음이다)
은수 (맘아픈, 눈물이 왈칵 날 것 같다, 참고) 나는,
니가, 사랑한다는 말을 모르는 줄 알았어.
(맘아프다) 할 줄 알았네. 나쁜 자식. (잔에
담긴 술을 준희 얼굴에 끼얹는다)
준희 (가만 눈을 감는다) …..
은수 (눈물그렁해 보다가, 일어서서 나가는)
준희 (턱가로 흘러내린 술을 닦아내며, 은수가 맘
아퍼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씬 3까페 밖.
 
은수, 눈물 흘리며 차로 와서는 차키로 차문을 열려한다, 손
이 부르르 떨린다.
준희, 나와 그런 은수의 팔을 잡으며.
 
준희 (맘아픈, 참고) 은수야… 이러지마.
은수 (준희손을 뿌리치며, 무섭게 보면서) 내가 뭘
어쨌게!
준희 (맘아프다은수 잡고) 저쪽 자리에 앉어. 내가
운전할게.
은수 혼자갈꺼야, 니 도움 필요없어, 저리가!
준희 (안타깝다) 은수야, 제발.. 이러지 말자.
은수 (준희를 노려보면서) 뭐, 이러지마? (가방으로
준희를 마구 때리면서 소리친다) 이러지마,
이러지말라구?! 그럼,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해,
이 나쁜 새끼야!
 
 
씬 4준희네 집 전경.
 
 
씬 5준희의 거실.
 
은수, 술 마시고 있다, 마음 아프지만, 참으려한다, 냉정해지
려 애쓴다.
준희(비굴하지 않게, 뻔뻔스럽지도 않게), 은수 앞에 마음아
 
 
 
프게 고개 숙이고 앉아있다.
 
은수 (술 잔 내려놓으며, 준희 보며, 편하게 얘기
하려 애쓰면서) 그 여자를, (힘들다) 사랑하게
된 이유가 뭐야? 내가 뭘 잘못했니? 잘못한게
있으면, 용서해주면 안돼?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준희야, 돌아오면, 안돼?
준희 (고개숙이고 있다, 잠시후 고개 들어 은수보며)
……
은수 (떨리는) 준희야…
준희 (맘다잡고) 성우 선배, 많이 상처받고 약한
사람이야. 나는 그 선배한테서 나를 봤어.
은수 (듣고 있기가 아프다)
준희 난, 지금껏 단 한 번도 내가 원한 걸 가진
적이 없어. 많은 걸 원한 것도 아니야. 어려서
부터 줄곧 내가 원한 건 판화 하나 였어. 그걸
가지지 못했으니까, 난,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거야. 선배 역시, 자기가 원하는 걸 한번도
가진 적이 없어. 내가 그 선배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선밴, 이제 정말 이 세상 아무것도
믿지 못 할거야. 그렇게 만들기 싫어. (사이)
넌 강해. 사랑을 알어. 넌 날 잊을 수 있을
거야.
은수 (서글픈 웃음지으며, 눈가 그렁해) 내가 강해?
내가 그렇게 강해 보였니? 그 여자, 상처 많은
사람이라구? 나는 상처가 없어 보여?
준희 ….
은수 난 고아야. 아이도 못나. 그 여자가 아무리
상처가 많다고 해도 나 만큼 많어? 그래, 우리
부모님 돌아가셨을때, 나 눈물 한방울
안흘렸어, 강해 서? 아니. 너무 놀라고
믿기지가 않아서. (사이) 아일 가질 수 없다고
할 때도 그래, 나 크게 울지 않았어. 니 말대로
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으니까. 울고
싶었지만 참았어, 그게 잘못이었니? 그 여잔,
너한테 동정을 살만큼 그렇게 약해 보였니?
니가 약해 보이는 사람한테 점수를 줄 줄
알았다면, 난 충분히 약해 보일 수 있었어. 난
니가 이렇게 강한 지 몰랐어, 그래서 기대지
않았던거야.
준희 (맘아퍼, 은수를 외면한다) 더 이상 얘기하지
말자.
은수 (참고) 그래, 정말 지금은, 내가 강한거 같다.
(눈물 그렁해 준희 보며) 너한테 무릎 꿇고
가지말라고 빌고 싶은데 그게 안돼. 너랑 그
여자랑 같이 돌아 다니는 내내 난,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는지 생각해 봤어. 뭘
잘못했길래 널 뺏기나. (준희 보며, 눈물
흐르는, 엉엉물지 말것, 자제하고) 내가 니 손
다치게 한게 그렇게 원망스러웠니?
준희 (눈가 그렁해지는)
은수 (복닫치는, 애원조)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어.
신호등은 파란 불이었고, 다른사람들도 건너고
있었고, 차가 문제였던거야. 너도 그렇게
얘기했 잖아.
준희 (눈물 주룩 흐른다.손으로 닦는다)
은수 너 손 다치고 삼 년 동안 매일, 니 손 볼
때마다 미안해 하면서, 나 충분히 죄값을
치르고 있다고 생각했어. 세상이 좋아져서 손
고치면 판화하라고 작업장에도 집에도 니
작업대 치우지 않았어. 준희야, 내가 잘못한게
있으면 다 용서해, 이러지 말고.
준희 그것때문이 아니야. 성우 선배를, 사랑하기
때문이야.
은수 (어이없어 울며 웃으며) 그럼, 난, 이제
어떡하니? (맘아퍼 고개 틀고)
 
 
씬 6준희의 서재.
 
스탠드 불빛만 켜있는.
준희, 책상앞 의자에 앉아, 맘아프게 있다. 눈가가 그렁하다.
어찌할바를모르겠다.
 
 
씬 7침실.
 
불꺼진 방에, 창가로 가로등 불빛만 새어들어온다.
은수, 침대에 기대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있다.
 
은수 (눈물 주룩흐르는, 넋이 나간듯하다, 어이없이
자꾸 웃음이 난다, 혼잣말) 난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어,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어.
적당히 끝날 줄 알았어. 준희야, 난 정말,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기진해 창밖 보는)
 
 
씬 8 베란다.
 
새벽이 밝아오고있다, 창가로 환한 빛이 새어들어온다.
준희, 까칠한 얼굴로 문틀에 앉아 있다, 밤새 운 얼굴이다.
준희, 한참을 그대로 앉아있다, 은수방쪽으로 시선 튼다.
 
 
씬 9 거실, 침실앞.
 
준희, 문앞에 서서 생각이 많다, 문고리 잡고 잠시 가만 있
다가, 작심하고문을 조심스레 연다.
 
 
씬 10 침실.
 
준희, 문을 열고 들어서다 순간 멈칫하며 눈가가 붉어진다.
맘이 너무 아 프다.
카메라, 이동하면, 은수, 이불도 안덮고 바닥에 쭈그리고 누
워, 지쳐 잠들 어 있다.
준희, 차마 그런 은수를 볼수가 없다. 울지 않으려 이를 앙
다물고, 침대에서 이불을 들어, 무릎을 꿇고 은수가 깨지 않
게 조심스레 덮어 준다.
떨리는 손으로 뺨으로 흘러내린 머릿카락을 넘겨주려다, 깨
어 날까,차마 하지 못하고, 은수를 물끄러미 보기만 한다.
은수가 안쓰러워 눈물이왈칵 난다. 창가로 고개를 트는데,
눈물 주룩나고, 이 앙다물어 참고.
그런 두사람 한 화면에 보이고, F. O.
 
 
씬 11 성우의 회사 전경. 낮.
 
전화벨 소리 이펙트.
 
 
씬 12 성우의 사무실.
 
미선, 전화 받고 있다.
재석, 현주 일하는.
 
미선 네, 이메집니다. (사이) 여보세요? (사이) 어머,
준희아저씨 왜 출근 안하세요?
 
성우, 일하던 손 멈추고, 미선에게로 슬며시 눈길이 간다.
 
미선 (걱정스런) 네, 네. 알았어요. 그렇게 말씀
드릴께요. 몸조리 잘하시구요. 네, 끊어요.
(전화 끊는다)
성우 (그런 미선 보다, 다시 짐짓 편하게 가장하며
일하고)
미선 (어느새 성우의 자리로 와서는) 저, 실장님.
성우 (보며) 응.
미선 준희아저씨요, 몸이 안좋으시다고, 오늘 출근
못하시겠다는데, 실장님 바꿔 드릴까하다가
목소리가 너무 안좋으셔서 말았는데…
성우 (미선 안보고) 많이 아프대?
미선 그러신 거 같아요.
성우 그, 그래 알았어, 자리에 가.
미선 (자리로 가고)
성우 (답답한, 걱정스런 생각든다)
 
그때, 성우의 자리로 전화벨 울리고 성우, 긴장해 전화기를
본다.
전화벨 계속 울리고.
 
현주 (걱정스런) 실장님, 제가 전화 받을까요?
성우 어, 아, 아니야. 내가 받을께. (심호흡하고
전화기 들고) 여보세요?
하숙 (E) 주실장?
성우 (실망(?)하는) 아, 네.
하숙 (E) 내 자리로 좀 올래.
성우 네. (하고, 전화 끊고, 서류를 무심히 챙기는)
 
재석, 일하는 현주 팔꿈치로 치며, 성우좀 보라고하고,
현주, 재석에게 가만있으라고 눈치 주고.
 
 
씬 13 하숙의 사무실.
 
성우, 서류철 앞에 놓고 자기 생각에 빠져 앉아있다.
하숙, 차 두잔 가지고 와서 그 자리에 앉으며.
 
하숙 오사카에서 온 연락 받았냐?
성우 (그제야, 정신 드는듯) 어? 응, 받았어.
옹기작품 수주건 말이지, 양수리에 연락해서
부탁해놨어.
하숙 (차마시며) 빠르다. 요즘 난 달러 만지는
재미에 산다, 왜 일찌기 외국에 내다팔 생각을
안했는지 몰라. (생각난듯) 참, 차 마셔라.
성우 (생각하다가) 응. (차마시고)
하숙 (그런 성우, 어둡게 보다가, 작심하고) 성우야.
성우 (차마시며, 무심히) 왜?
하숙 너, 서준희랑, 무슨 일 있니?
성우 ?!
하숙 (성우 못보고, 찻잔만 만지며) 둘러칠
생각마라. 나, 며칠전 은수 만났어.
성우 (답답하다, 하숙 외면하고) ….
하숙 (어렵게) 별말은 안했는데, 느낌이 불안했어.
(심호흡 한번 하고) 너랑 나랑 아무리 친해도
할말 못할 말, 있다는 거 알아. 그런데…
이번엔 해야겠다.
성우 (눈가가 붉어진다, 아무말도 할 수가 없다)
아니, 하지마.
하숙 (사실이구나 싶다, 안타깝다) 보낼 수 있을때
보내.
성우 (눈가 그렁해지며, 외면한다)
하숙 (못보고) 지금까진 아무일 없었을거라고 믿고
싶다. 조금 흔들리는 거 겠지, 그렇게 믿고
싶어. 그렇다면, 일은 쉬워. 너하나 참으면
되는 거야. 보내. 떨쳐버려.
성우 (이 앙다물고, 서운한 눈빛으로 하숙보며) 왜,
그래야 되는데.
하숙 (단호한) 불륜이니까.
성우 (언니까지 그렇게 말하나 싶어, 어이없는 웃음
나는, 서글픈, 눈물 그렁 해, 외면하고, 그래도
속상하고)
 
 
씬 14 화랑 계단.
 
현주, 재석 자판기 커피 마시며 얘기 하고 있다.
 
재석 (조심스럽고 조용하게) 너 내가 비밀 하나
말해줄까? 남한테 안 옮기면 말해줄께.
현주 ?
재석 (주위를 탐색하고) 소리지르지 말고 놀래지
말고 들어라. 너, 서준희랑 주실장이랑 (엄지,
검지 손가락 맞부닺히며) 너, 이렇고 이런
관계다, 놀랬지? 몰랐지?
현주 (어이가 없다) 그래, 몰랐어. 내가 아는거는
당신이랑 나랑 (재석 흉내내며) 그런
사이라는거 밖에 몰라.
재석 (웃으며) 그럼 그렇지. (심각하게) 절대
말하지마.
현주 (걱정스런) 도대체 몇 명한테 손가락가지고
장난쳤어?
재석 (이상하다) 처음이야. 근데 너 왜 안놀래냐?
현주 자기는 누가 자기랑 나랑 잘 때 침실 엿보면
좋니, 안좋니?
재석 안좋아.
현주 그 사람들도 똑같은거야. 남 말 하지말어.
재석 (버버대며) 그게, 그게, 내가 남말하는게
아니구,
현주 (말꼬리 끊으며) 둘이 사귄다고 말한것도
아니고, 막말로 여관에서 나온걸 본것도
아니면서, 남의 가정 파탄지길 일 있냐?
김재석, 입좀 가만둬. 자긴 입만 쉬게해두, 복
받을거야.
재석 그게.
 
하는데, 순간 현주, 재석의 입을 틀어막았다 놓으며, 비상구
쪽 보라고 눈길준다.
재석, 왜 그러나 싶어, 계단 위쪽 보는데, 성우(손에 핸드폰
든), 두사람 아랑곳 않고 그 곁을 스쳐 계단을 걸어내려간
다.
재석, 이크 싶어, 자기 입을 자기가 틀어막고, 성우를 피한
다.
 
현주 (성우, 내려가는 것 보다가, 재석을 한심스럽게
보며) 지 입 막을 짓을 왜하냐, 증말 미워.
그런 얘기, 뱃속에 넣놓고 다니면 어디가
탈나니? 정말 밉다. (하고 나간다)
재석 (입맛 쓰고)
 
 
씬 15 전시실.
 
성우, 핸드폰 앞에 놓고, 보고 있다. 전화를 기다리는 듯하
다.
성우, 답답하다, 생각 많고.
 
 
씬 16 준희의 거실(혹은 작업대 있는 곳)
 
준희, 떨리는 손으로 판화를 파고 있다, 그 앞에 뉴욕의 전
원도시 풍경사 진이 있다(은수와 살던 곳임). 그때, 은수 오
는 느낌나고, 준희, 사진을 판화 밑에 넣고는, 머리를 쓸어
올린다.
은수, 그옆에 와, 준희 건조하게 보며, 서글픈 웃음짓고는,
힘없는.
 
은수 그 여자 전화번호 좀 줘. 사무실 전화거니까
여사원이, 없다더라. 핸드폰있지. 번호좀 줘.
준희 (안보고) 얼굴이 안좋아. 자라.
은수 전화번호 달라 그랬지.
준희 (외면하면)
은수 너 참 고단수다. 사람 괴롭히는게 프로급이야.
준희 ?
은수 생전 거들떠도 안보던 작업대는 왜 들여다
보니? 그거 보면서, 손 안다쳤으면 할텐데,
은수가 밉다, 은수가 밉다, 그러고 있니?
준희 싸우기 싫어.
은수 난 싸우고 싶어. 적어도 싸운다는건 미련이
남았다는거 아니겠어? 싸우 자, 우리.
준희 (가만히 있다)
은수 (가만히 있다가 생각난 듯이) 아,아. 싸울 일
생겼다. 나한테 그 여자 명함이 있어. 거기에
그 여자 전화번호가 있겠네. (방으로 가고)
준희 (가는 은수 보고, 안스럽고) …
 
 
씬 17 침실.
 
은수, 백을 무심히 뒤지고 있다. 밖에서 준희, 문 두드리며
은수를 부르고있다.
 
준희 (E, 문 두드리는 소리 들리며, 무거운) 은수야!
은수야!
은수 (문쪽 보며, 성우를 저렇듯 생각하나 싶어
서운하다, 눈가 그렁하다, 서글프게 웃으며,
백을 다시 뒤진다, 짐짓 편안하게)
 
 
씬 18 성우의 전시실.
 
성우, 작품을 보고 있는데, 탁자에 있던 핸드폰이 울린다.
성우, 서둘러 탁 자로 와서는 전화를 받는다.
 
성우 (긴장한) 여보, 세요? (사이) 여보세요?
준희 (E, 가라앉은) 준희예요.
성우 (눈가가 그렁해지며) 그래.
 
 
씬 19 서재.
 
준희, 전화하고 있다.
 
준희 (맘아프게, 작게) 은수 전화가 갈거예요. 받지
말아요.
성우 (E, 걱정스러운) 너, 괜찮아?
준희 네.
 
 
씬 20 전시실.
 
성우, 테이블 의자에 앉아 핸드폰 받고 있다.
 
성우 (눈가 그렁해) 괜찮으면 됐어. 그럼 됐어.
준희 (E) 다시, 전화할게요.
성우 전화, 할거니?
준희 (E) 네. (사이) 끊어요.
성우 응, 끊자.
 
성우, 전화 끊고, 핸드폰 탁자에 놓고, 맘아픈데, 전화벨이
울린다.
성우, 핸드폰 보며 받지 않는다. 답답하다. 작심하고, 파워버
튼 눌러 버린 다. 그리고는 다시 내려놓고, 답답한, 맘아픈.
 
 
씬 21 침실.
 
은수, 전화기 들고 있다, 신호음은 가는데 받지 않는다. 그
러다, 메시지가흘러 나온다.
메시지: 지금은 연결이 안되고 있습니다. 잠시 후에 다시 걸
어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은수, 입가에 쓴 웃음이 돈다, 전화 끄고 시선 방문쪽으로
튼다.
 
 
씬 22 서재.
 
준희, 책상에 답답하게 앉아있고, 은수, 벽에 기대 서있다.
 
은수 그 여자한테 내 전화 받지 말라고 말했니?
내가 전화해서 욕이라도 할까봐?
준희 …
은수 그 여자 엄마한테 전화하면 어쩔래? 거기다두
전화해서, 내 와이프가 전화하면 받지 마세요,
할래?
준희 (맘아프게 눈감고, 이를 앙다물었다)
은수 (그런 준희 보며, 서글픈 웃음이 난다) 넌 날
참 몰라. 난, (울음이 날 것 같다) 그렇게 못해.
오늘도 만약, 내가 전화해서 그 여자가
받았다면, 난 아마 아무말도 못하고 내가 먼저
전활 끊었을거야.
준희 (보고) ..
은수 (쪼그리고 앉아, 눈가 그렁해 쓴 웃음
지으면서 준희 보며) 넌 날 참 믿지 않아.
하숙선배 만났을때도 날 못 믿고, 닥달하고
지금도 그여자한테, 그여자 엄마한테 전화
한다는 말에, 어쩔줄몰라, 이를 물고…(어이없는
웃음) 하! (다시 준희 보며) 내가 내 자존심에,
너 아닌 누구한테 가서 날 좀 어떻게
해달라고, 빌 것 처럼 보여, 정은수가?
준희 (은수 맘아퍼, 외면하고)
은수 니 말대로 난 참 강한가 봐. 그렇게 하고
싶은데 되질않아. 우리, 참 나빠지고 있어.
생전 안하던 오해를 하고, 뺨을 치고, 소리도
지르고.
준희 미안, 하다.
은수 (눈물 주룩 흐른다. 눈 감는다) 준희야.. 이제
다 온고니, 정말 다 온거니.
(허탈한 웃음 번지는)
 
 
씬 23 까페 전경.
 
동진, 들어가는 모습 보인다.
 
 
씬 24 까페 안.
 
세미, 장어, 동진 앉아있다. 세미, 장어는 여행 준비를 해왔
다.
 
동진 (미안한) 미안해
세미,장어 (동진 보며) ?
동진 회사에 안좋은 일이 생겨서 출장이 취소됐어.
세미 (실망하는 빛이 역력하다)
장어 (세미 눈치보고)
동진 (세미 다독이는) 다음에는 약속할 수 있는데…
휴가 받으면 가자.
세미 (동진 안보고) 언제 받는데요?
동진 여름에.
세미 (동진 보다가, 어렵게) 우리 여름까지 만나요?
동진 (세미 보며, 진지하게) 니가 도망가지 않으면.
세미 (기분 좋다, 차 마시고, 동진 보고) 난 상대가
먼저 떠나길 바라기 전엔 안가요.
동진 (마음이 놓인다. 기분 좋게 차 마신다)
장어 (두 사람에게 사이좋은게 눈치가 보인다,
머뭇대다) 형.
동진 (장어 본다) 왜?
장어 나 만원만 주면 안돼요?
세미 (그런 장어보고 짜증이 난다)
장어 나, 오락하고싶은데, 만원만 주면 안돼요?
세미 내가 어제 오천원 줬잖아.
장어 어제 다 했어.
동진 (돈 꺼내 주며) 여깃어.
장어 (좋아하며) 형, 나 오락하고 올게요. 둘이
얘기해요. 차 다 마실때까지 올게요.
(하고 나간다)
세미 (짜증난 ) 장어야!
동진 놔 둬. (미소지으며) 자리 비켜주는거야.
세미 (가만히 있다가 동진 보며) 하나, 물어봐도
돼요?
동진 ?
세미 사랑한다는 말 누구한테나 해요?
동진 (세미 보면)
세미 (고개 숙이고) 난 사랑한다는 말 들은 거
처음이거든요. (다시 동진 보며)몇번 했어요.
동진 솔직하게 말해야 되는거니, 거짓말해야
되는거니?
세미 솔직하게요.
동진 한 열번쯤 한거 같애.
세미 (기분 나쁜 듯 차 마시고)
동진 (세미를 이쁜 듯 본다)
 
이 때 탁자에 있는 전화가 울린다. 동진, 세미 놀란다. 두
사람 자리 지나가던 종업원,
 
종업원 (동진에게) 받으세요. 그쪽으로 온 전환거
같애요.
동진 (세미 보고) ?
 
 
씬 24 공중전화.
 
장어, 전화하고 있다.
 
장어 형, 난데, 길 가다가 친구를 만났거든요. 밤에
세미랑 나랑 묵는 여관으로 올래요? 나 친구랑
놀러 갔다가 거기 가있을게요. 형 보고싶으니
까 꼭 와요.
동진 (E) 장어야! 장어야!
장어 (전화 끊고, 서글픈 웃음 짓는다)
 
 
씬 25 작은 가게.
 
장어, 포도주 한 병과 플라스틱 잔 두 개를 사고 십원 짜리
까지 모두 꺼내 돈을 낸다.
 
 
씬 26 가게 앞.
 
장어, 술병을 들고, 기분 좋아 뛰다시피 걸어간다.
 
 
씬 27 까페 앞.
 
동진, 세미 나와 있다.
 
동진 일하러 들어가야 돼. 먼저 가.
세미 아저씨 먼저 가세요.
동진 너 먼저 가.
세미 밤에 우리. 또 봐요?
동진 응.
 
그때, 누군가 뒤에서 동진을 부른다.
 
남자 동진아!
 
동진, 세미 뒤쪽 돌아보면.
동료로 보이는(지금까지 나왔던 동료 아님) 남자 서 있다.
 
동진 명우구나?
남자 그래, 차마시려 왔냐?
동진 응. 넌.
남자 (손으로 카페 가리키며) 취재원 만나기로 했어.
같이 들어가자. 너두 아는 사람이야?
동진 아니, 난 일있어.
남자 (세미 보며) 누구냐?
세미 (어색하게 서 있고)
동진 (세미 보고, 남자 보며, 자신있게) 애인.
세미 ?!
남자 (이상하다는듯 웃으며) 그래. 그럼 가봐라.
(세미보며) 다음에 만나서 같이 술 한잔해요.
난, 같은 신문사 다니는 박명우라고 합니다. 또
뵙겠습니다. (하고 가고)
동진 (남자 들어가는 거 보고, 고개 돌려 세미,
본다)
세미 (떨떠름한) 왜, 그렇게 말해요?
동진 뭘?
세미 그냥, 아는 애라고 말하지. 아저씨
챙피하잖아요.
동진 (세미맘 알겠다, 미소 띠고) 니가 왜 챙피해,
이쁜데, 챙피하긴커녕 자랑스럽다, 임마.
세미 정말요?
동진 (고개 끄덕인다)
세미 밤에 봐요. (하고, 뒤돌아, 입가에 행복한 웃음
띄우며 가고)
동진 (가는 세미 보며, 따뜻한 웃음 짓고)
 
 
씬 28 여관방 전경.
 
장어 (E)고맙습니다,아저씨 고맙습니다.
 
 
씬 29 여관 계산대 앞, 복도.
 
장어, 작은 상 하나, 주인엑게 받아서 들고, 웃으며 방으로
걸어간다.
 
 
씬 30 여관방안.
 
장어, 가게에서 사온 물건들로 상을 차리고 있다. 잔을 이리
놀까, 저리놀까 움직여보다가, 바로 놓고, 술병을 옷에 잘문
질러 닦아 놓는다, 그리고는한쪽에
주었던 들꽃 한송이를 상에 놓아, 장식한다. 자기가 하고도
기분이좋은 얼굴이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쪽지를 꺼내 상
위에 펴놓고, 일어나상을 한번 보고는 기분좋아서, 나간다.
인써트 – 쪽지 내용.
 
장어 (E) 나 급한, 볼 일 있어서 나가. 얘기 많이
해. 아침에 올게.
 
 
씬 31 오락실 안.
 
장어, 주인과 얘기하고 있다.
 
장어 아저씨, 여기 밤에 몇 시까지 해요?
주인 (시큰둥) 한 시까지 해.
장어 (기분 좋은) 그럼, 한 시까지 여기있어도 되죠?
주인 (짜증스런 눈초리로) 돈 있어?
장어 그럼요. 있어요. (하면서, 돈을 주머니에서 꺼내
보여준다, 구깃구깃한 천원권과 동전 보여준다)
주인 (짜증스럽고)
장어 (웃으며) 많죠?
 
 
씬 32 준희집의 주방.
 
준희, 스프를 끓여 접시에 담고 있다.
 
 
씬 33 침실.
 
은수, 침대에 앉아,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그때, 노크 소리나고, 준희 문 연다.
은수, 아무런 미동도 않고 그대로 앉아있다.
준희, 은수 앞에 무릎 꿇고 앉아, 걱정스런.
 
준희 스프 끓였어, 먹자.
은수 (외면하며) 나가.
준희 (맘아프다) 물 갖다줄까..
은수 생각하는 중이야. 어떡하면 좋을지, 어떡해야
좋은지, 생각하는 중이야. 나가.
준희 (안타깝게 은수 보다가, 일어나 나간다)
은수 (골똘히 생각하는) …..
 
 
씬 34 거실.
 
준희, 쇼파에 앉아 답답하게 한숨 쉬다가, 문득, 문옆에 있
는 강아지에게눈길이 간다, 마음이 아프다.
 
준희 (서글픈 웃음, 손내밀며, 아이한테 하듯) 개야,
이리 와.
 
강아지, 꿈쩍도 않는다.
 
준희 이리 와. 어서…이리와봐.
 
강아지, 꿈쩍도 않는다.
 
준희 (마음이 아프다, 서글픈 웃음지으며, 은수의
방으로 시선 틀고)
 
 
씬 35 침실.
 
은수 (넋나간듯, 혼잣말) 생각해야 돼, 생각해야 돼.
정은수, 정신 차려. 생각해야 돼.
 
 
씬 36 성우의 사무실 전경. 저녁무렵.
 
재석, 현주, 퇴근하기 위해 나오고 있다.
 
재석 라면 먹고 가자.
현주,미선 좋죠.
 
하고, 가고.
 
 
씬 37 성우의 사무실 안.
 
성우, 자리에 앉아, 준희 책상을 보고 있다.
인써트 – 성우의 착각.
준희 일하다 느낌이 이상해 고개 들어, 성우 보며.
 
준희 (웃음띤) 뭘 그렇게 봐요?
 
현실.
성우, 준희 텅빈 자리보며 서글프게 웃는다.
몽타쥬성.
 
1, 성우, 준희의 자리에 앉아, 전원 꺼진 컴퓨터 자판을 두
드려 본다.
2, 준희가 썼을 만한 연필을 들어, 손가락 사이에 끼고 굴려
본다.
3, 준희의 서랍을 하나 하나 뒤져본다.
그러다, 9부에서 사줬던 스카프를발견한다.
성우, 서글프게 웃으며 스카프를 만져본다.
 
 
회상1. 9부, 36씬.
 
준희 (잠시 생각하다, 편하게) 신촌에 아는
사람있어요?
성우 (무심히) 응, 친구가 거기서 카펠해.
준희 종로에 아는 사람있어요?
성우 특별히 그런 건 아닌데, 고등학굘 거기서
다녀서 그런지, 동창들을 자주 만나, 왜?
준희 돈암동은요?
성우 돈암동? (생각하다) 있겠지, 뭐. 근데 왜 자꾸
그런 걸 물어?
준희 (편하게) 성우 선배도, 나도 아는 사람이
전혀없는데가 어딘가. 그런 곳 이 있다면 거기
갈려구요.
성우 ! (그랬구나 싶어, 서글픈 한숨 나고, 운전대
잡고 앞을 보다가, 고개 돌려 다시 준희보며)
일산에 아는 사람있어? 난 없는데.
준희 (성우 편하게 보며, 슬몃 웃음밴) 나두 없어요.
성우 좋아. 거기 가자. (하고, 시동 걸고, 차
출발하고)
 
회상2. 9부 41씬.
 
성우 (준희 안보고, 스카프만 보며, 안웃고, 짐짓
무심하게) 내가 너 스카프 하나 사줘두 되니?
준희 …..
성우 (스카프만 고르며) 못하고 다닐 것 같으면
말고. 강요하는 거 아니야.
준희 (성우 안된, 편하게) 사줄래요?
성우 (준희 보는) ?
준희 (스카프 하나 꺼내며) 난 아까부터 이게 맘에
드네.
성우 ! (준희가 고맙다, 작은 웃음)
 
회상3. 8부, 34씬.
 
성우 (준희 안보고) 이런거 물어도 되나 모르겠는데,
(보고) 내가 어디가 좋았니?
준희 (입가에 웃음 머금고, 생각하다가) 성우선밸
보면, 늘 화난 사람처럼 보였어요. 세상
누구에게나. 그 화를 풀어주고 싶었어요.
자신은 없지만, 사는 거, 화낼 일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고 보내기엔 이세상이
아까우리만치 아름다워요. (성우 보며) 모르죠?
성우 (생각하며, 걷는)
준희 (성우 편하게 보며, 앞 보고 걸어가다) 난
어디가 좋았어요.
성우 (편하게, 준희 안보고) 안 좋았어.
준희 (웃고)
성우 니가 좋은 이유? (착찹하다)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래, 적어도 거짓말은 안할
것 같아서….
 
현실.
 
성우, 스카프를 이쁘게 개는 성우의 손.
성우, 다접은 스카프를 다시 서랍에 넣고 닫는다. (그런 성
우의 손)
 
 
씬 38 달리는 성우의 차.
 
 
씬 39 차안.
 
성우, 눈가 붉어져 운전해 가고 있다.
 
성우 (N)그에게서 전화가 올까.. 아니, 그가 올까.
지나간 사람들처럼 오지않으면 어떡하나. 그땐,
정말 어떡하나. 난, 어떡하나.
 
 
씬 40 현철의 오피스텔 전경.
 
 
씬 41 현철의 집안.
 
영희, 방을 걸레질해 닦고 있다.
현철, 까칠한 몰골에 후줄근한 런닝, 츄리닝 바지 입고, 재
떨이와 담배를양손에 들고 엉거주춤하게 서 있다.
 
영희 (현철 있는 쪽을 닦으며) 이리 나와.
현철 (영희가 하라는대로 엉거주춤 자리를 옮긴다)
영희 (현철이 비킨 자리 닦고) 나와.
현철 (또 옮긴다)
영희 (짜증난다, 현철보며) 오빠, 오빠 그 과자
어디다 좀 놔두고 나 좀 도와주면 안돼?
꼭두새벽부터 와서 허리가 휘게 일하는데,
가엽지도 않니?
현철 (어쩔 줄 몰라하며) 그, 그럴까? 난, 니가 되려
성가실까봐, 도, 도와줄께. (손에 든 물건 보며,
버버대는) 이걸 어따논다, 이걸 어따노나.
(하고는 주방쪽으로 간다)
영희 (그런 현철을 귀엽다는 듯이 보다가 방을
닦는다)
 
시간 경과.
영희, 현철 앉아있다.
 
영희 나 언제 데려갈거냐 묻는데 왜 말을 안해?
현철 (영희를 외면하고 괜히 발만 만지고 있다)
영희 (답답한) 하라는 말은 안하고, 드러운 발은 왜
그렇게 조무락거려.
현철 (발 만지던 손 놓으며) 드럽긴, 아까, 씻었는데.
영희 아까 언제, 어제 저녁에? 수염도 안 깎고,
세순했어? 정말 왜 저런지 몰라, 홀애비티
팍팍내면서, 보기 싫어 죽겠어, 증말.
현철 (손으로 얼굴을 부비며) 세순뭐한다고하고,
수염은 뭐한다고 깎냐? 보여 줄 사람도
없는데, 괜한 면도날이나 닳고, 비누나 쓰지.
영희 (속상한 마음든다, 한숨 쉬고 고개 돌리고)
현철 (영희 보지않고, 담배 피워물고) 우리 살지
말자.
영희 (순간 고개 돌려 현철을 본다) ?!
현철 (답답한) 다 늙어서 얼굴 마주보고 손가락만
빨고 살 수도 없고, 너 데려다 고생시킬거
생각하니까, 맘두 아프구..
영희 (눈가 붉어진다, 서운한) 난 오빠, 이렇게까지
안 봤는데, 참 못났다, 증 말. 어우, 등치가
아깝다, 등치가 아까워. 그 등치로 길거리
휴지를 주워서 고물장수를 해도 둘이
먹고쳐지겠네.
현철 (답답한) 나, 고물장수 할 마음 없다.
영희 (더욱 서운한) 언제는, 내가 사는데 용기가
될거 같다며? 그거 내가 한말 아니지, 오빠가
한말이지?
현철 (맘아프다)
영희 오빠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에, 어떻게 좀
살아보려고 애쓰면 안돼, 용기갖고, 사내 답게
그럼 안돼? 나한테 꼭 이런 모습 보여야겠어?
현철 (외면하며) 너 보기 싫다. 가라.
영희 (눈물 그렁해) 정말 이 말은 하는게 아닌줄은
아는데, 오빠 이럼 고태골 간 내 남편보다 더
나쁜 놈이야.
현철 (미안한) ….
영희 (갈 채비하면서) 나도 두 말하기 싫은
사람이야. 나랑 살지말지, 24시간만 생각하고
결론내 줘. 나랑 안 살고 친구처럼 얼굴만
보자, 그런 소린 귀등에도 안차니까, 하지말어.
딸 놔두고 바람난 암고양이 모양 남자집에
드나드는 그런 짓 난 못해. 밥 챙겨 먹어, 국
가져다 놨어. (하고 일어서서는, 현철보고,
속상한) 란닝구 좀 딸어 입구!
 
 
씬 42 속옷가게 있는 길거리.
 
영희, 생각 많은 얼굴로 터덜터덜 걸어가다가, 속옷가게를
지나친다, 그러 다 멈춰서서 현철생각나는지, 속옷가게로 다
시 들어가고.
 
 
씬 43 속옷가게 안.
 
영희, 주인에게 얘기하고 있다.
 
영희 (주인 안보고, 어색한) 남자 런닝 대자로 두
장하구, 팬티 대 자로 섯 장 주세요.
주인 싼 걸로 드릴까요, 비싼 걸로 드릴까요?
영희 (외면하며) 비싼 걸로 주세요.
주인 네. (하며, 속옷 찾고)
영희 (심란하게 한숨 쉬고)
 
 
씬 44 성우의 집 전경. 밤.
 
수돗물 소리 나는.
 
 
씬 45 주방.
 
성우, 무표정하게 설거지를 하고 있다.
영희, 식탁에 앉아 성우 눈치 보듯 물마시다가, 용기내어 말
거는.
 
영희 성우야.
성우 (돌아보고)
영희 (어렵게) 엄마, 할 얘기 있어.
성우 (다시 고개 돌려 설거지하며, 너그러운 웃음
짓고는) 하세요, 일하면서 들을께.
영희 우리, 화투칠래?
성우 (돌아보고) ?
 
 
씬 45 거실.
 
성우, 영희 화투치고 있다. 서로 화투를 치는 것이 아닌 듯
다른 생각이많다.
두 사람 모두 화투판만 보며,
 
영희 성우야.
성우 네.
영희 (말을 꺼내기가 힘이 든다) 엄마…
성우 네.
영희 아저씨랑 살까 해.
성우 (순간 눈가 그렁해진다, 화투내려놓고, 고개
작게 끄덕인다)
영희 (화투내려놓고, 맘아프게 성우 보며) 아저씨,
좋은 사람이야.
성우 (끄덕인다)
영희 (눈물 날 것 같지만, 참고) 엄마가 너 두고
가는게 아니라, 아저씨가, 니 옆에 온다,
그렇게 생각해 줬으면, 엄만, 좋겠어.
성우 (말 못하고 끄덕인다)
영희 (눈물 왈칵나는) 엄마가 너한테 못 할 짓
하는거 알어.
성우 (고개 돌리고 눈물 닦는다)
영희 (눈물 나려는 것 참고) 엄마 생각 많이 했어.
널 두고 어떻게….(가슴이 아프다) 그런데
나중에, 나중에 내가 너한테 혹시라도 짐 되면
… 너 시집가면 시부모 모시고 살수도 있는데…
사람일 모르는거니까, 엄마 망령나거나
중풍이라도 오면, 내 의지도 없이 내가
망가지면 우리 딸 힘들어 어떡하나…(참고)
나이 오 십 넘으면서 그런 생각 때문에 엄마
하루도 안편했어. 너 홀어머니에 외동딸이라고
정민이한테 채였을 때, 말은 안해도 엄마,
그 집 부모 멱살이라도 잡을만큼 화났었어.
내가 어떻게 키운 딸인데…(우는)
성우 (가만히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영희 너 짐 덜어 줄려고, 엄마 시집가는거야. 누가,
아저씨 물으면 친 아버지라고 그래. 아저씨가
주씨가 아니라 김씨만 돼도 엄마 갈 마음
안냈어. 다 널 위해서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성우 (울며) 알아요, 알어.
영희 성우야, 미안해.
성우 (외면하고 울면서) 엄마, 정말 잘 살어야 돼.
못 살기만해 봐, 내가 가만 안 둘거야, 아주.
영희 (성우 보며, 안쓰러워 손으로 가슴 쓸어내리며,
눈물 닦고)
 
그런 두 모녀 한 화면에 잡히고.
 
 
씬 46 여관 전경
 
 
씬 47 여관 방 안.
 
세미 벽에 기대 앉아 심란하게 동진 전화거는 거 보고 있
고, 동진은 전화받고 있다.
 
동진 (걱정스런) 장어야.
장어 (E) 정말이예요, 형. 친구가 왔어요. 동두천
친군데, 나쁜 친구 아니예요.
동진 들어와.
장어 (E) 형, 나 못들어 가.
 
 
씬 48 공중전화부스 안.
 
장어, 전화하고 있다.
 
장어 (맘아픈) 형, (사이) 사실은, 나 들어갈 수
있는데… 안 들어갈래.
동진 (걱정) 왜?
장어 (눈가 붉어져) 형, 사랑은 둘이서 하는거지,
셋이서 하는게 아니잖아.
 
 
씬 49 여관 방 안.
 
전화들고 있는 동진, 난감하고.
 
 
씬 50 공중전화부스 안.
 
장어 세미랑 얘기 많이 해요. 난 내일 아침에 갈게.
끊어요. 형. (하고 전화 끊고, 밖으로 나간다)
 
 
씬 51 공중전화부스 앞.
 
장어, 눈가 그렁해 터덜터덜 걸어간다.
 
씬 52 여관 앞.
 
장어, 한 쪽에 서서 여관 방을 올려다 본다.
방에 불이 꺼진다.
불꺼지는방을 본 장어, 눈가 그렁하다.
 
 
씬 53 여관 방 안.
 
불 꺼져있고 창 가에서 불빛이 들어온다.
세미, 동진 벽에 기대 앉아 있다.
동진은 생각이 많고 세미, 그런 동진을 보고 있다. 둘다, 옷
입은.
 
세미 아저씨 옛날에 사랑하던 여자 있댔죠. 그
여자랑 왜 결혼 안했어요?
동진 (서글픈, 가만히 있다) ….
세미 말하기, 싫어요?
동진 아니. (잠시 있다가) 너한텐 그래, 너한텐
말해야 될 것 같다.
세미 (동진을 보면)
동진 (눈가 그렁해, 세미 보지않고) 난 참, 사랑을
할 줄 모르나 봐. 지금 너한테 말하는게
어색하고 쑥스럽고. (세미 보며) 세미야.
세미 네. (동진을 보면)
동진 (세미 보지않고) 아저씬 남자가 아니야.
세미 (동진을 보고 있다)
동진 어렸을 때 교회를 나갔었어. 그 때 성경에서
이런 구절을 읽은 기억이 있어. 모든 사람들은
아이를 낳아야하는 배태의 의무가 있다. (사이)
그때부터, 내 꿈은 아주 이쁜 여자랑 아이
서넛쯤 낳아서 행복하게 사는 거였어.
주님말씀 지키면서. 젊어서는 일하고 늙어서는
밭 갈고… (맘아프다) 24살 때 22살짜리
여자친구랑 결혼을 약속하고 군대를 갔었어.
거기서 사고를 당했어. 허리를 다쳤지. 치료를
받고 허리는 괜찮아졌지만 아이를 낳을 수도
여자를 안을 수도 없게 됐어. (눈가 붉어지는,
진정하려 애쓰며)
세미 (눈가 그렁해 보는)….
동진 여자 친구한테는, 그 사실을 말 할 수가
없었어. 그래서, 무턱대고 니가 싫어졌으니까
가라, 그렇게만 얘기했어. 걘 그말만 믿고
떠났지. 그리고 그 이후로 난, 아무도 사랑하지
않은거 같애. (아프다) 널 사랑하지만, 널 안아
줄 수는 없어. (하고, 세미 보는데, 웃으려해도
되지 않고 눈물만 그렁하다)
세미 (맘아픈) 난, 아저씨를 안아 줄 수 있어요.
동진 (눈가 그렁해 외면하며 고개를 흔든다)
세미 (동진의 얼굴을 돌려 마주보며) 나 사랑하죠?
동진 (세미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눈물 나는)
세미 내가 못 배워서, 가진 게 없어서, 천해서 싫지
않죠?
동진 (고개를 끄덕인다)
세미 나두 아저씨가 날, 안아줄 수 없다해도 싫지
않아요.
동진 (눈물을 주룩 흘린다)
세미 (동진에게 입맞춘다)
동진 (세미를 안는데, 눈물이 흐른다)
세미 (동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저씨 여자
친구는 아저씨가 안아줄 수 없어서 간게
아닐거예요. 아저씨가 솔직하지 못했기 때문에
갔을거예요. 고마워요,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줘서.
동진 (세미얼굴 한 번 보고 입맞춘다)
 
시간 경과.
동진, 윗 옷 벗고 벽에 기대 앉아있고, 속 옷만 입은 세미,
동진의 어깨에기대 잠이 든 듯하다.
동진 슬프게 웃으며 세미 보며 세미의 머리를 넘겨 준다.
 
동진 (마음속의 말, E) 여자야, 나는 너한테만은,
남자였구나. 그래, 남자였구 나.
 
동진, 눈가 그렁해 세미 이마에 입맞추고.
 
 
씬 54 여관 앞.
 
장어, 벽에 기대 앉아, 씁쓸한 웃음 지으며 눈물 흘린다.
그런 장어의 모습에서, 희뿌연 새벽 오는(밝지 않은 어두
운).
 
 
씬 55 영희의 방. 새벽녘.
 
영희, 자고 있고, 성우 영희의 머리를 만져 준다.
그리고는, 이불 잘 여며 주고 일어나 나간다.
 
 
씬 56 거실 + 베란다.
 
화투장, 거실 바닥에 그대로 널려있다.
성우, 방에서 나와, 베란다로 가서 문을 열고, 문틀에 기대,
베란다에 놓여 있는 준희가 준 선인장을 본다. 눈가가 그렁
해진다.
 
성우 (아프게) 준희야, 나 혼자 살 자신 없다. 자신,
없어. (눈가 그렁해지는)
 
 
씬 57 준희네 거실, 준희의 작업대.
 
준희, 스탠드 불만 켠 채 떨리는 손으로 판화를 하고 있다.
판화대 옆쪽으로 보면 사진이 한 장(16씬에 보였던) 보인다.
그때, 문소리 난다.
카메라 돌면 은수, 방에서 나온다.
준희, 천을 끌어다가 작업대를 덮는다.
카메라 은수쪽 으로 가면 은수, 그 런 준희를 물끄러미 본
다.
 
 
씬 58 준희의 거실.
 
준희, 의자에 고개 숙이고 앉아 있다.
은수, 준희보며, 서글픈.
 
은수 그 여자가 너한테 많은 걸 주고 있나 보다.
나를 버릴 수 있는 용기, 다시 판화를 할 수
있는 용기. 그 여자 줄려고, 판화하고 있었니?
준희 (가만히 있다)
은수 (준희 보며, 눈가 그렁해, 서글픈 웃음을
지으며) 내가, 28시간 꼬박 생각을 했는데,
아주, 아주 좋은 결론을 내렸다.
준희 (아프게 은수를 보면)
은수 나도 좋고, 너도 좋고, 그 여자도 좋고.
준희 …..
은수 (눈물 그렁한 채 입가에 서글픈 미소 띠우며)
우리, 셋이 같이 살자.
 
그런 은수의 표정에서 엔딩.
 
끝 (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