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부
| 거짓말 9회 대본(98. 4. 27. 방송분) 씬 1 성당 전경, 오후 (8부 엔딩씬 이어지는, 초여름임으로 밝은) 그림 같은 성당 전경 보이면서, 음악 흐르는. 씬 2 고백실. 준희, 성우(고개 숙인) 눈가가 그렁해 서로 안보고 앞만 보 고 앉아있다. 작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두사람을 비춘 다. 성우, 천천히 고개 돌려 보면, 준희 고개 숙인채있다. 준희 (성우의 시선 느끼고, 안 보고) 잠시만, 조금만 더, 있다 가요. 성우 (성우 안타깝게 본다, 눈물이 날 것만 같아, 다시 고개 돌려 창을 본다) 씬 3 성당 앞. 성우, 준희, 성당안에서 나와 각자 차문을 연다. 성우, 조수석에 문열고 준희 보면. 준희, 운전석 차문을 열다, 성우 본다. 성우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래. 어떤 것도 잊을 수 있대. 우린 잊을 수 있을 거야. 준희 (아프게 보며) 성우 (서글픈 웃음) 너보다, 내가 먼저, 잊었으면 좋겠다. (차 타고) 준희 (성우 보고) 씬 4 달려가는 차. 씬 5 준희의 거실. (밤) 은수, 거실에 앉아 강아지를 쓰다듬고 있다. 아무 생각도 없 는 얼굴이다. 천천히 고개들어 벽시계 보면, 9시가 다 되가고 있다. 은수, 다시 주방 쪽을 보면, 식탁에 음식들이 놓여있고, 그 위에 보자기가 덮어져있다. 은수, 답답한데. 그때, 초인종 소리 딩동 하고 나고. 은수, 그 소리에 문쪽 보고. 씬 6 주방. 은수, 렌지에 가스불 붙이고, 준희, 화장실에서 세수한 얼굴로 나와서는 식탁에 앉는다. 은수 (밥통에서 밥 푸며, 힘없이) 낮에 회사에 전화 했더니 없더라, 어디갔었어? 준희 (물 마시며, 은수 못보고) 양수리 외근 나갔었어. 은수 (슬몃, 편한 웃음이 난다. 쟁반에 밥그릇 놓고, 국 떠서는 식탁으로 와 앉으며) 멀리 갔었구나. 난 가까운데 갔는데 데이트하느라 안 오는 줄 알았지. 나랑 같이 먹을려고 안 먹었어? 준희 (은수 못보고) 응. (하고는 밥 먹고) 은수 가끔 오늘처럼 일찍 들어올꺼지? 어쩌다가는 7시쯤, 나 보다 먼저, 전처럼? 준희 (따뜻하게, 안타까운 마음 숨기고) 먹어, 국 식는다. 은수 (콩나물 앞에 놓으며, 준희 안보고, 짐짓 밝게) 이거 맛있다. 청주 어머니가 보내준 콩기름 으로 무쳤어 (반찬 둘러보며) 또 뭐가 맛있더라, (다른 반찬 집으며) 이건 별로고, (접시 도로 놓고, 다른 반찬 보며) 이게 맛있나. 맛 봤는데, 기억이 안나네… (하고 다시 먹어보고) 준희 (그런 은수 맘 짠해져서는 보고) 은수 (느낌이 이상해 준희 보고) 준희 (밥 국에 말아, 먹고) 은수 (그러나 서글픈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은수 얼굴에서 화면 어두워지면서, DIS. 씬 7 성우의 집, 전경. 아침. 씬 8 성우의 집, 거실. 성우, 출근준비를 하고 방에서 나와 영희 방으로 가 문 연 다. 씬 9 영희의 방. 영희, 잠옷차림으로 이불 덮고, 벽에 기대 있다. 성우, 방문 열고 고개 디밀고, 성우 엄마? 영희 (잠 못 깨고) 성우 (영희 옆으로 걱정스레 와서 부른다) 엄마? 영희 (간신히 눈 떠서는, 성우 보며) 출근하니? 어쩌니.. 아침두 못 먹구. 성우 어떻게 아퍼? 밤새 앓더라. 영희 몸살인지, 전신에 안 쑤신데가 없고… (하다가) 걱정마. 늦겠다, 가. 성우 (걱정스런) 오늘 센터 가지 말고 푹 쉬세요. 영희 출근 늦어, 어서 빨리가. 성우 다녀올께요. 무리하지말구요. (마지 못해 일어서며) 가요. 영희 잘다녀와, 운전 조심하구. 성우 네. (하며, 나가고) 영희 (이불 끌어 덮으며) 늙나. 내몸이 내몸이 아니네. 아흐….. 하고, 누우려는데. 전화벨 울린다. 또 누구야.하며 힘들 게 전화기 있는 곳으로 가서는 전화 받는다. 영희 (힘든) 여보세요? 씬 10 현철의 집. 현철, 출근준비한 차림으로 전화하고 있다. 현철 잘잤냐? 영희 (E, 머리 아픈지, 이마 만지며) 못잤어. 현철 (걱정) 왜-애? 영희 (E) 뼈마디 마디가 쑤신게, 밤새 한데서 자는 것처럼..(귀찮다) 그랬어. 현철 늙으면 골다공증 같은게 온다던데, 너 늙나보다. 늙어서 그런거니까, 그러려니해. 영희 (E, 짜증난다) 젊은 오빤 안 늙어서 좋겠수. 목소리에 힘이 번쩍번쩍 나네. 현철 (떠보듯) 아프면, 센타 못나오겠다. 영희 (E) 나갈꺼야. 현철 왜? 나 보고 싶어서? 씬 11 영희의 방 영희 (짜증나는) 장난 좀 그만 쳐. 짜증나게 증말. 한번만 더 그러면 전화 확 끊어버린다. 현철 (E, 따뜻한) 알았어. 화내지말고 푹 한숨자고, 천천히 나와라. 강의실에서 보자. 영희 그래. (하고 전화 끊고는 자기 자리로 가려다가, 다시 고개 돌려 전화기 보고 작게 미소지으며) 전엔 내 걱정할 사람, 성우 밖엔 없더니…이젠 한 사람 더 생겼네, 말년에 이게 왠 복이냐. (하다가, 아픈 얼굴 짓고, 자리로 가 누워서는, 눈감고, 약간은 엄살처럼) 아우, 등짝까지. 아이고, 아이고…. 어머니, 엄마딸 영희 죽네. 늙어선 연애도 못할짓이네, 이거…. 씬 12 빌라계단. 준희, 앞서 가고 있고, 은수 뒤쳐져서 준희등을 보며 걸어가 고 있다, 작심하고 부르는. 은수 준희야. 준희 (돌아보면) 은수 (탐색하듯) 오늘 무슨 날이야? 준희 ? 은수 (모르는 것 같아 실망스런) 아무 날 아니지? 그래, 아무날도 아닌거 같다. (하며, 준희 스쳐지나간다) 준희 ? 씬 13 주차장. 은수, 차문을 연다. 준희, 그 옆에서 말하는. 준희 조심해 가. 은수 (타려다, 준희 보며) 넌 차 안타고 가? 준희 걷고 싶어. 은수 요즘 그 여자 차 타고 다니니? 준희 (어둡게 보는) 은수 (건조하게 차에 타고) 씬 14 은수의 차안 + 주차장 은수, 담담하게 준희 안보고, 시동 걸다가 차안에 둔 달력에 눈이 간다. 숫자에 동그라미 쳐져 있고, 그 밑에 결혼기념일 이라고 써있다. 은수, 답답하게 차 몰아 가고. 준희, 그런 은수 보고 서 있고. 씬 15 사무실. 하숙, 성우, 준희, 현주, 재석, 미선 빙둘러 앉아 차 앞에 두 고 회의하고 있다, 회의 거의 끝날 무렵이다. 하숙 (서류 덮으며) 이번 달은 실적이 아주 좋아. 이대로만 나가면 이번달은 6개월만에 흑자경영 소리 듣겠어. (웃으며) 이 달 인사고과는 모두 에게 준다, 고맙지들? 재석 (서류 덮으며) 북치고, 장구치고 혼자하시느라 바쁘시겠습니다. 성우, 준희 웃고 하숙 (재석 꼬나보듯 보며) 그렇게 말할 처지가 아니지…..(턱으로 현주 가리키며) 두사람 어제 어디갔었어? 미선, 준희, 성우 왜 그런가 싶다. 재석 가긴 어딜가요. 윤호 들렀다가 시간이 늦어서 바로 갔지… 하숙 (이것봐라 하는 얼굴로) 윤호엔 3시에 들렀다던데, 그때가 직퇴시간이야? (성우에게) 주실장 사무실 비우지마. 자기만 없으면 살판들이 난다, 살판들이 나. 성우 (웃고) 현주 (눈치 보며) 죄송해요. 연극 보러 갔었어요. 예술가 얘기라 거래 작가들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재석 보며) 그지, 재석씨? 재석 암만. 준희 (웃고) 하숙 (기막힌) 뭐, 재석씨? 심현주, 회사에선 김대리라고 불러, 재석씨가 뭐냐? 성우 (눈치 보는 현주에게, 편하게 해주려고 하는 말) 연극 재밌었어? 현주 (하숙 눈치 보면서도) 너무너무 재밋었어요. 하숙 (성우에게) 주실장, 너두 연극 좀 보고 다니고 그래라. 그런데도 안다니고 맨날 집구석에 쳐박혀, 뭐하냐? 성우 (커피 마시며) 뭐하긴 밥 먹고 자지. (그러다가, 하숙 보며) 오랜 만에 연극도 보고 싶긴하네. 사장님 같이 갈래요? 하숙 (장난) 내가 왜 자기랑 가, 남편 놔두고. (커피 마시고) 성우 (그런 하숙 보며, 피식 웃으며 커피마시고) 준희 (그런 성우 놓치지 않고 보고) 씬 16 비상구. 준희, 창가 보며, 담배 피우고 있는데 비상구 문쪽에서 똑똑 하는 노크 소리난다. 준희 돌아보면, 문 열리고 성우 서류 들고 웃으며 밝게 서준희씨!하며 두리번 거리고, 준희 밝게 웃으면, 성우 여깃는 줄 알았지하며, 준희에게로 온다. 준희 (성우가 들고 있는 서류철에 눈이 가며) 무슨 일 있어요? 성우 왜? (하다가, 자기 손에 든 서류보고, 서류 흔들며) 이거? (서글픈 웃음) 이거 안들고 너 찾아다녀봐. 연애한다고 광고하는 거랑 다름 없지. 서류 들고, 일하는 거 같잖아. 준희 (웃으며, 담배 피우고, 성우 보며) 연극 같이 갈래요? 성우 ? 준희 아까 콘트라베이스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던데…. 성우 (어색하게 웃으며, 외면하며) 아냐, 안보고 싶어. 준희 토요일에 같이 가요. 성우 (서글픈 웃음 지으며, 준희 보며) 바람을 필려면 제대로 좀 펴. 준희 ….. 성우 바람 피는 남자가 젤 먼저 지켜야할 게 뭔지 알어? 가정이야. 그래야 의심을 안 받거든. 연극 보고 싶으면, 부인하고 같이가. 준희 가고 싶지 않아요? 성우 (서글프지만, 짐짓 밝게 웃으며) 하고 싶은대로 다하면서 살 수만은 없잖아. (작게 한숨 쉬고) 들키겠다. 들어가. 난 전시실 내려가야 돼. (하고, 돌아서서 계단 내려가는데, 얼굴빛이 안좋다, 착찹하다) 성우, 계단 내려가는 모습, 준희 그 위에서 지켜보는데, 성 우가 많이 안타깝다. 성우, 답답한 얼굴로 계단 내려가고. 씬 17 경찰서 복도. 씬 18 문서자료실. 한쪽 의자에, 세미(가발 벗은), 답답한 얼굴로 앉아있고, 장 어 과자 먹으며 둘레를 호기심 많은 얼굴로 구경하고 있다. 세미, 동진쪽으로 시선 주면. 컴퓨터있는 곳에 경찰(의자에 앉아 기록하는)과 화면보며 서 있는 동진 보인다. 경찰 (자판치며) 이름이, 장옥자, 주민등록번호가… 동진 510, 111, 2046, 717. 경찰 (자판치며) 510, 111, 204, 뭐라구요? 동진 2046, 717입니다. 경철 (자판치고) 동진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경찰 (화면만 보며) 곧 될겁니다. 잠깐만 앉아 계세요. 동진 부탁합니다. (하며, 세미 쪽으로 가서는 그 옆에 앉는다, 세미에게(세미 긴머리가 맘에 든다, 눈빛주기) 잠깐이면 된대. 세미 (상관없단 얼굴로 머리나 쓸어올리고) 장어 (세미에게, 과자 먹으며, 아이처럼 아무 생각없이) 세미야, 경찰서에 안 잡혀오고, 수갑도 안차고, 놀러오니까 이상하지? 세미 (챙피하다, 눈치켜뜨고 장어보며 작게) 가만 안 있어? 동진 (장어 보고 웃고) 장어 (세미 눈치 보며, 동진 보며) 형, 세미 엄마 정말 찾을 수 있어요? 세미 엄마 만날 줄 알고 가발도 안썼는데. 동진 (세미 눈여겨 보며) 기다려봐야지. 장어 (별로 안 좋다, 세미 보고) 세미야, 엄마.. 찾으면 나 버릴꺼니? 동진 ? 세미 (장어 보고) 쓸데 없는 소리마. 엄마 찾으러 여기 온거 아니야. 죽었나 살았나 그것만 알려고 온거야. 장어 (눈치 보고, 과자 먹으며) 그래두, 엄마가 같이 살자 그러면…모르잖아. 세미 (장어보며) 과자나 먹어. 그때, 경찰 소리친다. 경찰 이기자님, 자료나왔어요! 동진, 세미, 장어 경찰에게로 눈길 가고 씬 19 경찰서 앞. 세미, 화난 얼굴로 식씩대며 걸어나가고, 장어, 생각없이 과 자 먹으며 걸어 가고, 동진 답답한 얼굴로 뒤쳐져 걸어나온 다. 세사람 걸어가는 모습 위로, 이펙트. 경찰 (E) 지난 1월까지 청주감호소에 있었네요. 이후로는 기록이 없습니다. 주소이전도 안했구요. 동두천에서 문산기지촌으로 주소가 한번 바뀐적은 있지만, 92년 일이예요. 찾을 수 없겠는데요. 동진, 답답해서 세미보는. 씬 20 전시실. 하숙, 성우 도면 보며 얘기하고 있다. 하숙은 성우를 툭툭 치며, 현주와 재석을 보라하고, 성우 왜하면서도 고개 돌려, 현주와 재석 본다. 현주와 재석, 전시실에 놓인 것들 보고 있는데, 재석은 현주 어깨에 팔 두르고 마치 사적인 얘기하듯 소근대고 있다. 성우, 그런 두사람 보며 입가에 미 소 띠고 도면 보면서. 성우 그만 봐. 하숙 (성우에게 작게) 쟤들 연앨 하는건지, 일을 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지 않냐? 성우 (웃으며, 도면 보고) 놔 둬. 자랑하고 싶은가 보지. 하숙 남들 다하는 사랑하면서 누구한테 자랑을 해? 하여간 요즘애들, 눈꼴셔 못 보겠어. 챙피도 모르나봐. 근래 길가다 보며, 여기저기서 쪽쪽거리며 입을 맞춰대는데, 서양도 아니고, 동방예의지국에서… 성우 (장난처럼) 난 그렇게 한번 해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하숙 ? 성우 (서글프게 웃으면서) 팔짱끼고 싶을 때 팔짱끼고, 가고 싶은 데 어디든 가고, 흉보고 싶을 땐 흉보고, (준희 생각에, 서글퍼지는) 사람을 좋아하면 유치해지나봐. 남들한테 떠들고 싶어지고 그러나봐. 하숙 (안스럽게, 성우 보며) 성우야, 너 선 안 볼래? 성우 (씁쓸히 웃으며) 결혼 포기 했어. 하숙 포기할게 따로 있지, 걸 포기해? 성우 하도 포기하고 사니까 이젠 포기 안할 것도 포기가 돼. 하숙 (안된 맘 든다) 성우 (웃으며, 하숙에게) 올라갈께. (하고 돌아서려는데) 하숙 앗차! 성우 (돌아보면) 하숙 좀전에 양수리 김사장 한테 전화 온거 깜박 했다야. 은수 작품 도쿄랑 연결해주기로 했다면서… 니가 전화 좀 넣라, 급하대. 성우 (얼굴 어두워지는) 알았어. (하고 돌아서는데, 난감한 얼굴이다) 씬 21 사무실. 성우 전화기를 쳐다보다 생각이 많은 얼굴이다. 사무실안엔 미선과 인부들이 각각 업무 보고 있다. 성우 (전화기 들었다놓으며, 미선에게) 미선아. 미선 네. 성우 서준희씨 현장 갔다 언제 들어온댔니? 미선 5시예요. 성우 그래. 그럼 니가 착한 생각에 전화 좀 (고개 흔들며) 아니다, 아니다. 일해. (하고는, 심호흡 하고 전화 건다, 신호음 떨어지면) 안녕하세요, 저, 이메지 주성우예요. 씬 22 갤러리. 은수 (달갑지 않은) 네…. 성우 (E) 은수씨 작품을 소개해 달라는데가 있어서, 거래처는 도?데, 운반비는 그쪽에서 지불 한대요, 저희가 다리를 놨으면 하는데… 은수 아, 네…주실장님 잠시만요. (인정에게) 손님들 작품 구경 좀 시켜줄래? (손님에게) 죄송해요, 전화가 길어질 것 같으네요. 여기 아가씨한테 안내 받으시면서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손님 그러죠. (하며, 일어나고) 인정 따라 오세요. (손님들 데리고 가고) 은수 (심호흡하고, 수화기에 대고) 미안해요. 씬 23 성우의 사무실. 성우 아니예요. 고맙긴, 저희가 고맙지. 은수 (E) 별말씀을요, 제 작품땜에 폐만 끼치면 어쩌나 했는데, 아는 사람끼리 일하기가 더 힘들잖아요. 싫어두 말 못하고. 성우 (어색한 웃음) 네에… 은수 (E) 그런데…주실장님? 성우 ? 씬 24 갤러리. 은수 (어렵게 말하는, 전혀 부탁하는 느낌 아니다) 이런 말하기, 영 그런데, 저랑 관계된 일요, 죄송한데, 주실장님보다 준희씨가 저한테 전해줬으면 좋겠어요. 저희 부부 요즘 사이가 영 그런데, 일때문이라도 전화 자주 했으면 해서요. 그래 주실 수 있으시죠? 성우 (E) 무, 물론이죠. 그렇게 하죠. 은수 고맙습니다. 이만 전화 끊을께요. 제가 일이 있어서 통화하기가 그러네요. (하고, 전화 끊는다, 답답하다) 씬 25 성우의 사무실. 성우 그럼 안녕히….. (하는데, 삐하는 부저음 들린다, 모멸감 느껴지는 천천히 전화기 내려놓고, 답답하다) 씬 26 은수의 갤러리. 은수, 창가보며, 생각하고 있다. 창가로 꽃배달 청년 지나쳐, 가게로 들어 온다. 청년 정은수씨 계세요? 은수 …전대요. 청년 (꽃바구니 책상위에 놓고, 영수증 보이며) 사인 좀 해주세요. 은수 (준흰가 싶다) 누가 보낸 거예요? 청년 (수첩 꺼내보며) 결혼기념일 선물이라고, 어제 접수 된 건데.. 은수 (긴장하는) 청년 이동진씨네요. 은수 (실망하는) 아..네. 시간경과. 은수, 탁자에 앉아 멍하니 앉아있다. 인정, 그 옆에 앉아 꽃바구니 보며. 인정 이 꽃 너무 이쁘다. 은수 (제 생각에만 빠져있는) 인정 선생님, 이거 너무 이쁘죠? 그죠? 은수 (고개 돌려, 인정보며, 힘없이) 이뻐? 그럼 너 가져. (하고, 작업실로 들어 가는) 인정 ? 씬 27 신문사 센타 전경. 씬 28 강의실. 현철, 칠판에 판서(왕권과 법치에 대해)를 하고 있고, 카메 라 돌아가서, 영희와 선주, 유란 있는 곳으로 간다. 영희, 열 심히 필기를 하고 있고, 선주 판서하는 현철에게 들키지 않 으려 눈치보며 팔꿈치로 영희를 툭툭치며 말을 걸고 있다. 선주 (영희 팔꿈치로 치며, 작게) 뭐라 그랬다구? 영희 (필기만 하며) 조용히해. 선주 (현철 눈치 보며, 팔꿈치로 다시 영희치며) 다시말해보라니까, 결혼하재? 영희 (칠판 보고, 필기만 하며) 그런 말한 적 없어. 선주 좀전엔 했다며? 영희 (선주 보며, 작게) 애가 사람잡네. 같이 살면 어떨까 그랬댔지, 언제 결혼 얘길 했어? 선주 같이 사는 거하고 결혼하는 거하고 뭐가 달라. 설마 이 나이에 동거 하잔 것도 아닐테고. 영희 (말 같지 않다는 듯 보고는, 다시 필기하고) 선주 (다시 팔꿈치로 영희 치며) 어떡할거야? 영희 (짜증스레 선주보며) 아줌마 제발 필기 좀하셔, 난중에 노트 빌려달란 말 말구. 유란 (필기하는 현철 눈치 보며, 작게) 제발 조용히들 좀 해, 정신 헷갈려. 선주 (아랑곳 않고, 영희에게) 야, 나는 친구니까 그 같잖은 짓 이해한다치자. 하지만 니 딸은 이해못해. 내가 만약 그런다면, 우리딸내미 나 엄마로도 안여길거다, 암만. 포기해. 자식들, 엄마 그런거 절대, 이해못한다. 절대 못해. 영희 (짜증난다, 작게 한숨 쉬고, 성질 죽이고) 너, 우리 딸이 이해하면 어쩔래? 니 손가락 장지질래? 갓잖게 남 걱정은.(하고는 다시 필기한다) 선주 (다시 팔꿈치로 영희치며) 너, 맘에 있구나? 그때, 현철 분필로 쾅쾅 칠판치고, 뒤돌아 무섭게. 현철 도대체, 누가 수업시간에 이렇게 시끄러요, 누굽니까, 도대체! 영희, 손 번쩍든다. 선주, 유란 놀라 영희 보고. 영희 (태연하게) 난 안그랬어요. (고개짓으로 선주 가리키며) 얘가 떠들었지. 그지, 유란아. 유란 (황당하고) 선주 (챙피해, 거의 울상이다) 씬 29 신문사내 공원, 벤치. 현철, 의자에 앉아 담배 피우고 있다.그 때, 영희 걸어와서 는 그 옆자리에 펄썩 주저앉으며 에이하며 짜증난 표정 이다. 현철 (웃음 띤) 왜 짜증이 났어? 영희 내가 하는 짓거리가 하두 유치해서 짜증 낫다, 어쩔래? 현철 (귀엽다는듯 웃으며) 영희 숨바꼭질도 아니고, 친구 따돌리고 남자 만난다고 허둥지둥…. (문득 생각 하더니) 장보러 나간다고선 간신히 빠져나왔네. 현철 나랑 데이트 하는게 챙피하냐? 그걸 왜 말을 못하고 연극을 해? 영희 속두 좋아요. 오빠 친구한테나 그렇게 말해. 난 못하겠으니까. (사이) 말해봐라, 선주 시기, 질투에 나 강의실도 못나와. 의자에 엉덩이 찔리라고 못 박을 애라고, 걔가. 현철 허허 (웃다가, 불쑥, 작심한) 곰곰 생각해봤냐? 영희 (현철 보고) 뭘? 현철 살자 그런거. 영희 (현철 얼굴 보고 있다가 주저하며) 장난, 아니었어? 현철 프로포즈도 장난으로 하는 놈 있냐? 영희 (기막힌 표정) 어머..(어이없게 웃으며) 웃겨. (현철보며) 이 나이에? 내가 오빠랑, 사, 살어? 현철 (진지한) …… 영희 (웃음기 밴) 얼굴까지 굳히고? 이봐요, 주현철씨, 나 윤영희, 싫어. (혼잣 말처럼) 남자랑 살림? 말도 안돼. 이 나이에 내 한몸두 버겨워 죽겠는데, 누구 위해서, 아침저녁 밥해서 바치고, 빨래 빨아 바치고, 상상만해도 허리 아프네. (현철보며) 분명히 말하는데, 사양합니다, 주현철씨. (말하다가도 어이없다는 하!하고 웃고는 현철보며, 편하게) 난 중늙은이고, 오빤 상늙은이야. 아무리 심심하고 할 짓이 없다고 해도, 우리 주변에 결혼은 무슨… 기두 안차요. 현철 (진지한) 중늙은이 상늙은이래도 결혼하면 하는거지, 그게 왜 안돼냐? 영희 (웃는 낯) 오빠, 그래, 이 나이에도 결혼 된다치자구, 하지만, 사랑이 없는데, 무조건 만나서 과연 살아질까? 나 오빠 사랑안해. 오빠 설마 날 사랑해? 현철 니 말마따나 나두 불붙는 사랑은 없다. 그런다고 못살 건 없다고 봐. 난 너 보고 싶고, 넌 나 보고 싶고, 만나면 재밋고, 아이엠어 보이, 유아러 걸. 그러면 사는 거 아니냐? 영희 (시큰둥한) 같잖은 소리 열심히도 해댄다. 몸도 안좋고, 귀찮아서 그만 가겠습니다, 저는. 하며, 가방 들고 일어나는데, 현철 앉은 자세로 영희의 가방 든 손을 덥썩 잡는다. 영희 조금 놀란, 그러나 쉽게 들키지 는 않는. 영희, 현철 본다. 현철 (영희 보며, 편하게) 니가 여자라 아니라고? 내가 남자가 아니라고? 영희 (엉거주춤 서서 짐짓 태연하려하지만, 버버대며) 그, 그래. 현철 그런데, 손은 왜 떠냐? 영희 (그말에 순간, 잡힌 손 보면, 심하게 떨고 있다, 다시 현철 보고) 현철 속이지마라. 너 나 좋아해. 물론 나두 너 좋아하구. (자기 손 안에서 떠는 영희손 들어올려보이며) 이게 그 증표다. 영희 (맘에 없는, 부러 큰소리) 웃기지마, 하나두 안좋아해. 이거 놔. (하며, 손을 빼려한다) 현철 (안놓고, 더욱 세게 잡는다, 웃음진) 영희 (난감하고, 손 빼려하고) 그런 두사람 모습. 씬 30 달리는 동진의 취재, 차 안. 뒷좌석에 장어, 눈치 보며 앉아있고, 세미 창가 보며 무표정 하게 앉아있다. 동진 차몰아 가며. 동진 도움이 안돼 미안하다. (백미러로 세미 본다, 무표정하다) 어디서 내려줄까? 취재 때문에 가봐야 하는데. 세미 (가만 있고) 장어 (세미 귀에 바짝 입가져다대고, 작게) 세미야, 어디다 내려달라그래? 세미 (창밖만 보며, 기분 상한) 길거리 아무데나, 아저씨 맘내키는데 내려주세요. 서울이 전부 내 집인데요, 뭐. 동진 (백밀러로 보며) 강남역에 내려줄까? 세미 (창밖만 보며) 그러시든가.. 동진 (세미 걱정스럽고) 씬 31 강남역 앞. 동진의 차 멈추고, 세미, 차에서 문 쾅소리나게 닫고, 화 잔 뜩나 내린다. 장어, 서둘러 옆문으로 내려 세미야 부르며 따라가고. 차안, 동진, 그렇게 가는 세미 답답한 얼굴로 보다가 차에서 내린다. 동진 (가는 세미에게) 세미야. 세미, 장어 돌아보면 동진 (답답한 얼굴로) 너 도대체 왜 화를 내는 거야? 같은 일이라도 좀 좋게 받아들면 안돼? 돌아가시진 않았으니 그것도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안돼니? 세미 (꼬나보며) 알았어요. 알았다구요, 그러니까 아저씬 아저씨 갈 길 가세요. 그럼 되는 거 아니예요? 동진 (말 안통한다 싶다, 작게 한숨 쉬고) 어디 갈거냐? 세미 나 데리고 놀아요? 동진 ? 세미 집두 절두 없는 애한테 어디로 갈거냐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요? 장어 (세미, 눈치 보고, 동진에게) 형 우리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 위, 전번에 세미 찾았던데, 그 노래방에 있을거야. 요즘 거기서 자. 우리 찾을 찾을라면 거리로 와. 만약에 거기 없으면… 세미 (동진 뚫어져라 보며) 서울역, 청량리, 강남역 그런데 찾아다녀봐요, 거기서 그지처럼 자고 있을 테니까. 동진 (세미 맘에 안드는, 답답한) ….. 세미 (장어에게) 장어야, 꺼져주자, 우리가 몹시 챙피한 모양이다. (동진 보며) 우거지상을 해 가지곤, 밥맛 되게 없네. (하고 돌아서는데) 동진 (그런 세미 보다가, 화나 가는 세미 어깨 잡아 돌려세우고) 너 차에 타! 씬 32 작은 구멍가게 앞, 파라솔. 장어, 가게 앞에서 빵과 우유 우작스레 먹다가, 문득 파라솔 에 앉아있는 동진과 세미를 본다. 두사람이 부럽다. 얼굴에 문득 서글픔이 배어있는, 두사람 눈치 보며 빵과 우 유 맛없게 먹는. 카메라, 파라솔앞으로 이동하면. 캔맥주 한병에, 땅콩 놓여 있다. 세미, 맥주 마시며, 동진을 보는 눈빛이 젖어있다. 그러다 이 앙다물고 자기 감정 숨기려한다. 동진, 고개 숙이고 앉아 답답한, 천천히 말 꺼내는. 동진 (가만 있다가, 세미 보고, 설명하는) 서엔 업무상 신원조회할 일이 있어서 간거지만, 너희한테 나름대로 도움이 될까 싶어 데려간 거였어.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호의까지 무시당하는 건, 기분 나뻐. 세미 (동진 안보고) 호의 무시한 적 없어요. 동진 ? 세미 난 거기서 엄마를 찾을거란 기대 없었어요. 울 엄마 같은 사람이, 이사할 때마다 주소이전 하고, 컴퓨터에 자료 남겨가면서 살거라고 생각치 않았다구요. 그 정돈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 가리키며) 이 짱구로도 충분히 돌아가요. 그런데 왜 따라나섰냐구요? 아저씨 성의 때문이예요. 동진 (보는) …. 세미 앞으로 나하고 장어 찾지 말아주세요. 자꾸 이유없이 술사주고 용돈주고 괜히 의지하는 버릇만 생기고. 비참해져서, 안좋아요. 동진 왜 비참한데, 사줄만해서 사주는거야. 기대고 싶어? 의지하고 싶니? 그럼 기대고 의지하면 되잖아, 단순하게 받아들여. 세미 (동진 보며) 난 태생이 복잡해서 단순하게 안되요. 내가 왜 아저씨한테 기대요? 그럴 이유가 없잖아요? 우리 도와주고 착한일해서 표창장 받고 싶으세요? 동진 (세미 보는, 조금 화난) …. 세미 (작게 한숨 쉬고, 동진 안보고) 아저씨가 점점 더… 아주 많이 좋아져요. (동진 보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동정 받는 거, 기분 드러워요. 나랑 사귀기 싫죠? 구질스러워서 싫죠? 동진 (세미 보는) ? 세미 (서글프게 웃고) 하긴 나도 내가 주제 넘는 줄은 알아요. 감히 대학나온 기자를, 가진 거라곤 몸 밖에 없는 게… 동진 (걱정스레 본다) 세미 (눈가 그렁해, 짐짓 대수롭지 않게) 우리 같은 애들 원래 정이 헤퍼요, 천박하죠. 신경쓰지 마요. (흐르는 눈물 동진 외면하며 왜 우나 싶어, 짜증스레 눈물 닦고) 동진 (세미 보며 안타까운 맘 든다, 어렵게) 니가 믿을 진 모르겠지만… 세미 (보면) 동진 (세미 안보고) 나도 너희들이 좋아, 진짜야. 세미 ! 세미, 동진 보고, 동진, 고개 숙이고 있고, 장어, 두사람 보 며 빵 봉지 핥는 모습 한 화면에 잡히고. 씬 33 강남역. 세미, 고개 숙이고 심통난 아이처럼 괜히 발끝으로 땅을 톡 톡차고 있고, 장어, 고개 숙이고 곁눈질로 그런 세미 보고 있다. 동진, 그런 두사람, 안타깝게 보다가 차문 열고. 동진 (세미 보며) 그만 가. (어렵게) 너 가발 안쓰니까 이쁘다. 세미 (보면) ? 동진 다음에 보자. (차 타려는데) 길가에서 천박한 차림의 미성년으로 보이는 여자, 수세미! 수세미!하며 뛰어오는게 보인다. 동진, 세미, 장어 하던 행동 멈추고 돌아보면. 여자, 세미 앞으로 와서는 숨을 학학 몰아쉰다. 세미 (동진이 여자를 보는게 챙피한, 짜증스레) 왜 호들갑이야? 여자 (헉헉대며) 찾았어, 찾았어. 증말 찾았어. 세미 (짜증) 뭘? 동진, 장어 여자 보는 여자 (숨이 차다) 니네, 엄마 (숨 크게 쉬고) 어딨는 지 찾았어. 동진, 장어 ! 세미 (놀라 가슴 떨리는) 어딨어?! 씬 34 찻집전경+찻집. 재석은 맥주마시고 있고, 준희, 성우, 현주는 차 마시고. 현주 (맥주 벌컥벌컥 마시는 재석 보며, 눈흘기며, 영어로) 월급날이면 꼭 이렇게 돈을 써야 직성이 풀리지. 작전 피는 거 봐라. 술마시고 전철 못 타니까 내 차로 집까지 바래다 달라 이거지. 재석 (술마시다, 현주보며) ? 현주 (밉게 보며) 잔머리 쓰지말라고, 나한테 술취한 척해선 엉길라고. 재석 (잔 내려놓고, 트름하고, 현주 보며) 어떻게 알았냐? 성우, 준희 그런 두사람 보고 웃고 현주 맘에 안들어, 정말 맘에 안들어. 성우 (차마시고, 잔내려놓으며) 복에 겨운 소리 하지마. 재석, 현주 성우 보면 성우 (편하게) 두사람 노처녀 앞에서 너무 티내는 거, 그거 예의아니야. 부럽게 만들지말라고. 준희 (작게 웃는) 재석 우리가 뭘요? 천하에 능력있는 주실장님이 부러울게 없어, 우릴 부러워하 다니 뭔 말이야. 맨날 싸우고 지지고 볶고, 성질 같아선 한대 콱 패주고 싶은 사람이 (현주가리키며) 얜데, 맞고 싶단 말이예요? 성우 (편하게 웃음밴) 김대리. 세상엔 남들앞에서 우리 사랑한다 그렇게 말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많어. 떳떳하게 사랑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줄 알어. 난 두사람처럼만 사랑하면 세상 부러울게 없겠다. (하고, 문득 서글픈 기분 드는데, 차 마시고) 준희 (차시며, 그런 성우 보는) 씬 35 주차장. 성우, 담담한 얼굴로 차 있는대로 간다. 준희, 그런 성우 보며, 성우에게로 가는. 성우, 키로 차문 열고, 돌아본다. 준희, 입가에 편안한 웃음 짓고 서 있다. 성우 (편안한 웃음 밴) 자기차로 가야지, 왜 따라와? 준희 기름값 아까워 안가져왔어요, 태워주세요. (성우 보고, 작게 웃으며 조수석에 타는) 성우 ? 씬 36 차안. 준희, 안전밸트 하는, 성우 안전밸트 하는데. 준희 (성우 보며) 데이트하러 갈래요? 성우 (고개 돌려 보고, 짐짓 편히 웃으며) 보는게 데이튼데, 무슨 데이틀 따로 해? 준희 그래두요. 성우 (짐짓 장난처럼) 우리가 갈데나 있고? 날두 훤한데 아는 사람한테 들키 기라도 하면, 책임질래? 준희 (잠시 생각하다, 편하게) 신촌에 아는 사람있어요? 성우 (무심히) 응, 친구가 거기서 카펠해. 준희 종로에 아는 사람있어요? 성우 고등학굘 거기서 다녀서 그런지, 동창들을 자주 만나, 왜? 준희 돈암동은요? 성우 돈암동? (생각하다) 있겠지, 뭐. (준희 보며) 왜 자꾸 그런 걸 물어? 준희 성우 선배도, 나도 아는 사람이 전혀없는데가 어딘가. 그런 곳이 있다면 거기 갈려구요. 성우 ! (그랬구나 싶어, 서글픈 한숨 나고, 운전대 잡고 앞을 보다가, 고개 돌려 다시 준희보며) 일산에 아는 사람있어? 난 없는데. 준희 (성우 편하게 보며, 슬몃 웃음밴) 없어요. 성우 거기 가자. (하고, 시동 걸고, 차 출발하고) 씬 37 주차장 나가는 성우의 차. 도로 달리는 성우의 차. 씬 38 일산 호수 공원. 저녁무렵. 행복한 일가족 소풍 나온 모습 보이는. 젊은 남녀, 끌어안고 호수 보는 모습 보이는. 호수 주변 걷는 사람들. 일련의 호수 풍경 보이고. 카메라, 돌아가면, 성우, 준희 벤치에 앉아 호수 보는. 성우 (호수 안보고,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준희 (성우 따라, 주변을 한번 보고, 성우 보며) 누구 찾아요? 성우 (그 소리에 준희 보고, 잠시 있다가 웃으며) 아니…. 준희 근데 왜 두리번 거려요? 성우 어? (서글픈 웃음) 버릇이야. 준희 ? 성우 (준희 안보고, 서글픈 웃음지으며) 이교수 만날 때, 그 사람이.. 언제나 그러더라구. 그땐 그게 참 많이 싫었는데. 배웠나봐. 혹여 아는 사람이 우릴 볼까… 준희 (성우 안된) ….. 성우 (준희 보며) 니가 동료라고만 생각할 땐, 둘이 아무리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엘 가도 당당 했는데. 이젠 이렇게 한적한 곳엘 와도 (외면하며) 불안해. 눈치가 보여. 준희 (성우의 맘 알겠다, 손으로, 성우 얼굴 돌려, 본다) 성우 (답답한, 왠지 초라해지는 기분드는, 고개 못드는) ….. 준희 (손내리고, 고개 작게 저으며) 눈치 보지 말아요. 안 어울려요. 성우 (눈빛 피하고) ……. 준희 일산에 쇼핑몰 있다는데 구경 갈래요? (일어나, 성우 손 잡고) 가요. 성우 (보면) ? 준희 사람들 많은데서 팔짱끼고 걸어보자구요. 어서 가요. (하며, 끌고 가고) 성우 (당황한) 서준희야. 잠깐만 …. (하면서도 끌려가고) 씬 39 쇼핑몰 입구. 사람들 많은 부산한. 준희, 성우 손 잡아 끌고 들어가려하고 있고, 성우 버티는. 성우 손목 아퍼. 놔. 집에 가자. 그냥 가. 준희 (따뜻하게) 들어가요. 성우 (고개 저으며, 작게 타이르듯) 싫어. 가자. 준희 안돼요. 들어가서 구경 하고 가요. 우리나라 인구가 몇인줄 알아요? 사천 오백만이예요. 곧 오천만이 된대요. 그 많은 사람들중에 내가 아는 사람은 불과 백명도 안되요. 성우 선배 몇명 알아요? 성우 (난감한) 준희 이 안에 우리 알아볼 사람 아무도 없어요. 들어가요. (하고, 끌고 들어가고) 성우 (난감한) 준희야. (하며, 들어가고) 씬 40 쇼핑몰 풍경. 성우, 준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고 있다. 성우, 굳은 얼굴로 발끝이나, 준희 외면하고 서 있고. 준희, 그런 성우 따뜻하게 보며, 손을 잡는다. 성우, 보면. 준희 (앞만 보며) 웃어요. 안 웃으면 미워요. 성우 (그런 준희 보고, 다시 앞보고 준희에게 졌다는듯 작게 웃는) 그렇게 에스컬레이터 오르는 두사람. 몽타쥬. 1. 즐비한 옷매장. 성우, 준희 팔짱끼고 편하게 옷구경하고 있다. 성우, 저 옷은 안 이쁘다그러면, 준희는 이쁜데하고 성우, 눈이 별로네하며 웃으며 가고. 2. 그릇가게. 준희, 찻잔 들어보며 이쁘다 그러면, 성우 안 이쁜 데하면, 준희 찻잔 내려놓으며 성우 흉내내며 눈이 별 로네하고 하고 가고. 성우, 기가 찬듯 웃고. 3, 속옷가게 앞. 준희, 멋적어 한쪽에 서 있는. 성우, 그런 준희 보고 웃으며, 속옷 포장하는. 점원, 포장된 속옷 성우에게 주면, 성우 고맙습니다하며 받아가지고 나와, 준희 팔짱끼며 어서 가자하며 웃는다. 준희 왜 그런가 싶어, 보면, 성우, 준희 끌고 가고. 준희 왜 그래요? 성우 (웃음 머금고 가며, 턱으로 속옷매장 가리키며) 야, 저 여자 장사 잘한다. 준희 ? 성우 나보고 니 부인이녜. 준희 (웃음짓고) 그렇게 볼 수도 있죠. 성우 (밉지 않게 눈흘기며) 설마, 누나면 몰라도… (하고 웃으며 가고) 준희 (웃으며 가고) 씬 41 잡화점. 성우, 장식대에 스카프 걸어놓은 것 이것저것 보고 있다. 준희, 성우와 스카프 구경하다, 하나 빼서 보이며. 준희 성우 선배한텐 이 색이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성우 내꺼 고르는 거 아냐. 엄마꺼 고르는 거야. (하며, 스카프 구경하고) 준희 (멋적어, 스카프 도로 걸어놓는데) 성우 (문득, 다시 준희 보며) 서준희. 준희 ? 성우 (준희 안보고, 스카프만 보며, 안웃고, 짐짓 무심하게) 내가 너 스카프 하나 사줘두 되니? 준희 ….. 성우 (스카프만 고르며) 못하고 다닐 것 같으면 말고. 강요하는 거 아니야. 준희 (성우 안된, 편하게) 사줄래요? 성우 (준희 보는) ? 준희 (스카프 하나 꺼내며) 난 아까부터 이게 맘에 드네. 성우 ! (준희가 고맙다, 작은 웃음) 씬 42 계산대. 준희, 여자 점원이, 포장지 찾는 거 보고 있다가, 성우, 왜 안오나 싶어 보면, 성우 여자용 스카프 들고와서는 계산대 앞에 놓는다. 그리곤, 계산대에 놓인 준희 스카프 집어 준희 주머니에 넣는다. 준희 이상하다. 성우 (점원에게, 들고온 스카프 보며) 이건 선물할 거니까, 포장 이쁘게 해주시고, 아까 건 그냥 가져갈께요. 점원 네. (하며, 다시 포장지 고르고) 준희 ? 성우 (준희 보고, 편하게 웃으며) 니껀 굳이 포장할 필요 없잖아. 부인꺼 샀어. 준희 ! 성우 왜 늦었냐고 물으면 저거 사느라 늦었다 그래. (포장하는 점원 보고) 준희 (성우맘 알겠다, 맘 짠해지고) 씬 43 준희의 집 전경. 씬 44 준희의 집, 거실. 준희, 탁자에 신문 펴놓고 팔짱 끼고 앉아 신문을 보고 있 다. 씬 45 침실. 은수, 외출복차림으로 거울보며 스카프 하고 있다. 기분좋 다. 은수 스카프 다 하고는 이리저리 보고는 방문 열고 나 간다. 씬 46 거실. 은수, 방문 앞에 기대고 서서 웃음 가득한 얼굴로 어흠 하고 짐짓 큰 기침 한다. 준희, 고개 들어 은수 보고. 은수 (밝게) 잘 어울리지? 준희 (미안한, 고개 끄덕이는) 은수 고마워. (하고 웃으며, 탁자 위에 놓인 가방 들고) 잠시만 기다려, 금방갔다올께. (하고, 현관으로 나간다) 준희 (은수 보고) 어디 가? 은수 (준희 보고, 미안한, 눈치 보며) 사실은 결혼 기념일 선물, 니꺼 안샀어. 준희 ! 은수 (눈치 보며) 화 났어? 준희 (답답해진다, 담배 피워물고) 아니야. 은수 (밝게 웃으며) 포도주 사올께, 화내지마. 준희 (은수 안보고, 고개 끄덕이고) 은수 (기분 좋고, 신발 신고 나가고) 준희, 답답하다. 한대 깊게 빨고, 내뿜고, 답답한 마음에 머리 넘기며, 한숨 쉬는데, 전화벨 울린다. 준희, 전화기에 시선가고. 씬 47 계단. 은수, 기분 좋은 얼굴로빠르게 계단을 내려간다. 씬 48 슈퍼, 전경. 유리문 안으로 은수, 포도주를 사는게 보인다. 씬 49 성우의 방. 스탠드만 켜져 있는. 성우, 책상앞에서 책 뒤적거리며 전화하고 있다. 성우 (편하게, 웃음 띤) 놀랬어? 괜히 전화했나보다. 부인 공장갔데서 한건데, (사이, 걱정) 옆에, 있어? 준희 (E) 가게 나갔어요. 성우 (안도에 숨 쉬고, 미안한, 편하게) 그랬구나. 전화하다 부인 들어오면 암 말 말고 전화끊어, 그래도 괜찮으니까, 알았지? 준희 (E) 네. 성우 (편하게) 전화건 용건 빨리 말해야 겠다. 저녁에 고마웠어. 준희 (E) 밥 먹었어요? 식사도 못하고 헤어져서….. 성우 (웃으며, 편하게) 나두 너랑만 밥 먹을 순 없어. 울엄마 서운해 한다고. 걱정마. 엄마랑 맛나게 밥 한공기 다 먹었으니까. 씬 50 준희네 거실. 준희, 마음 짠한 웃음지으며, 전화하고 있는. 준희 반찬 맛있었어요? 하는데, 현관 철커덕하고 열리는 소리난다. 씬 51 성우의 방. 성우 (편하게, 웃음머금은) 삼치를 구웠는데 맛이 괜찮(그 순간 찰카닥하며, 전화 끊기는 소리 난다, 왜 그런가싶다) 서준희…..(부저음 들리는, 성우 왜 그런지 알겠다, 씁쓸한 웃음 짓는, 천천히 수화기 내려놓고, 한숨 쉬고, 머리 쓸어올리고, 전화기 보는 그러다 실없는 웃음 피식 나는, 성우 책 보는데,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언짢아진다, 애써 괜찮은 표정지으며 책 읽고) 씬 52 준희의 거실. 준희(편하게 은수보는, 따뜻한 웃음 감돈), 은수(강아지 안 고) 잠옷차림으로 마주 앉아있다. 책상에 화집 펴있다. 은수, 준희에게 보이려는듯 강아지에게 말하고 있다. 은수 잘해야 된다, 아빠한테 보여줘야 하니까, 자 시작한다, (강조) 노래해. 강아지, 컹컹 대고. 준희 하하 (웃고) 은수 (준희 웃는게 기분 좋아, 다시, 강아지에게) 노래해. 강아지, 짖고. 준희 (고개 절레절레 저으며, 웃으며) 증말이네, 노래하네. 은수 (웃으며) 진짜라니까. 자기 없을 때 얘랑 놀면 하나도 안 심심하다. (강아지 보며) 우리 귀염둥이 잘했어요. (하며, 강아지 안아, 볼에 부빈다) 준희 은수 편하게 보고, 다시 화집 보려 고개 숙이는데 은수 (강아지 머리 쓰다듬으며 준희 보며, 어렵게, 웃음 가신, 부탁하는 투) 준희야. 준희 (은수 보고) ? 은수 책 안보면 안돼? 준희 (무표정한, 외면하려 고개 옆으로 돌리는데) 은수 (강아지 머리만 쓰다듬으며) 나, 외롭다. (속 많이 상한, 꾹 참고) 준희 (은수 보며, 안타까운) 은수 (그렁해, 준희보는) 너, 오늘 나 안아, 줄 수 있니? 씬 53 침실. 어두운. 스탠드불빛만 켜있는. 카메라, 천천히 움직이는, 화장대에 있는 은수와 준희 밝은 모습의 사진, 방바닥에 준희(웃옷)와 은수 벗은 잠옷 보이 고, 스탠드 불빛 보이고, 침대 아무도 누워있지 않은 한쪽 보이고, 옆으로 움직이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은수 침대 시트 어깨까지 덮고 있는게 보인다. 은수 무표정하게 눈 뜨고 있는데, 눈가가 그렁해있다. 씬 54 거실+베란다. 카메라, 천천히 돌아가면 텅빈 거실의 정물들 하나 하나 보 이고, 베란다로 옮겨가면 아무도 없다. 카메라 천천히 아래 로 내려오면, 파자마 차림에 런닝만 입은 준희, 오른쪽으로 기대서서 한쪽 손으로 베란다 난간을 잡고 눈가 그렁해 맘 아프게 담배 피우고 있다. 씬 55 은수의 침실. 카메라, 52씬처럼 주변 둘러 은수쪽으로 가면, 은수 52씬의 모습그대로 누워있다. 은수 잠시 그대로 무표정하게 있다가 눈물이 뺨위로 주룩 흐른다. 은수 얼굴에서 이펙트. 은수 (E, 담담한) 정은수, 서준희는 변했어. (눈감는) 인정해….. 엔딩.(03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