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 거짓말 3회 대본(98. 4. 6. 방송분) 씬 1 성우의 아파트 앞. 밤. 준희의 차 와서는, 멈춰선다. 씬 2 차안. 준희, 엔진을 끄고 성우를 본다. 성우, 고단한 얼굴로 잠들어 있다. 준희, 성우 어깨 흔들어 깨우려다가 어깨 잡기가 뭐한 기분 이 들어, 머뭇대다 클락숀을 울린다. 성우, 그 소리에 피곤하게 눈뜬다. 성우 (손으로 얼굴 한번 부비고) 다 왔니? 준희 네. 피곤하신가 봐요? 성우 (건성으로 대답하며, 안전띠 풀고) 그래, 그래. 차, 주차 시키고 가라. 준희 제 찬데요. 성우 (어이없게 웃으며, 자기 입에 손가락 갖다대며) 맞아, 맞아. 나 취했다, 취 했어. 옴팡, 취했다. (손가락 내려놓고, 웃으며) 잘가. 준희 (웃음밴, 성우 안됐다) 네. 성우 (안전밸트 풀고, 내리려다가, 준희 보며) 너, 남자지? 준희 ? 성우 오늘 내 취한 모습, 잊을 수 있지? 준희 (웃음 띤) 네. 성우 낼 보자. (하고, 문 열고) 준희 낼 못봐요. 일요일이예요. 성우 (웃음) 정말 취했네. (준희 보고, 농담조) 야, 그냥 좀 넘어가면 안되냐? 치사하게 꼭 확인 을 시켜야겠어? 준희 (웃고, 다시 재시동 걸고) 성우 (문 열고 나가고) 씬 3 아파트 앞. 성우, 한쪽에 서서 준희를 배웅하고 있다. 준희, 차창 열고, 성우 보며, 준희 쉬세요. 성우 그래. 오늘 고마웠다. 준희, 가고. 성우, 가는 준희 조금은 서운하게 보고. 인써트 – 영희, 베란다에서 빨래 널다가 성우 내려다 보며, 혼잣말. 영희 누구야….. 씬 4 도로. 달리는 준희의 차. 씬 5 차안. 준희, 운전하며 생각하는. 회상1. 레스토랑에서 눈물 그렁해 술마시며, 창밖보는 성우. 회상2. 1부에서 인부들과 웃으며 술마시던 성우. 회상3. (2부, 엔딩씬) 성우, 조수석에 앉아있고, 준희 차몰아 가고 있다. 성우 (천천히 머리 쓸어올려 손 머리위에 두고, 그 자세 그대로, 눈물 그렁해 지며) 서준희, 내 생각인데, 내, 생각인데. (눈물이 날 것 같아, 입술이 다 떨린다, 모질게 참고, 강하게) 사랑은, 없어. 현실. 준희, 담배 피우며 운전해 가고 있다, 성우 생각한다. 영희 (E) 성우야, 성우야… 씬 6 거실. 테이블에 칵테일잔에 흰 술 담아져 있고, 비스킷접시 놓여 있다. 영희, 비스킷을 하나 넋놓고 집어 먹고 있다가, 영희 (화장실쪽 보며) 성우야. 그때, 성우 화장실에서 수건으로 얼굴 닦으며 나오며. 성우 뭐하는 거야? 영희 술 한잔 하자구. 성우 (영희 옆에 앉으며) 왠 양주야? 영희 (테이블 옆에 놓여있던 소주병 들어보이며) 소주야. 성우 ? 영희 (소줏병 내려놓으며) 소줏병 앞에 놓고, 분위기 잡기 그렇잖아. 그래서, 칵테일잔에 따랐다. (잔 들어보이며) 분위기 살지 않니? 성우 (웃으며) 가지가지예요. (장난) 근데 어쩌지? 난 벌써 한잔 했는데… 영희 (술잔 입에 갖다대며) 어디서, 무슨 술 마셨는데? 성우 (자랑하듯) 분위기 좋은데서, 와인. 난 짬뽕은 안해. 와인없지? 영희 잘난 척은. 야, 어차피 뱃속에 들어가면 그거나, 이거나야. 너, 음주측정기 불어봤어? 성우 아니. 영희 그거 불어봐. 그거 불어보면, 술은 모두 알콜 농도로 잡혀. 거기에 와인이 다, 맥주다, 양주다, 그렇게 기록안돼. 뱃속에 넣봐, 취하긴 마찬가지니까. (하며, 술잔 입안에 홀짝 털어 넣고, 다시 잔에 술 따른다) 성우 (영희, 걱정스레 보며) 무슨 일이예요? 엄마, 오늘 이상하다? 영희 이상하긴 뭐가. (빼꼼히 보며) 마실래, 안마실래? 성우 (눈치 보며) 울엄마 딸내미가 안놀아줘서 기분 상하셨나 보구나. 화내지 마요, 마시께. (하고, 술잔 들어 마시다, 캬-하고, 소리내고, 쓴 얼굴로, 입가 닦으며) 어우, 칵테일잔에 따라도, 소준 소주네. 캬-, 소린 못 속이겠 다, 김치라도 갖다놓자. 시간경과-인써트, 김치종지. 성우, 고개 숙이고, 영희의 얘기 듣고 있다. 영희 (쓴 웃음) 성우야, 엄마 젊어서 소원이 뭐였는 줄 아니? 성우 (시무룩하게, 고개 흔든다) 영희 니가 빨리 어른이 되는 거였어. 그래서, 너랑 이렇게 마주앉아 술두 마시 고, 인생이 이렇더라저렇더라 그렇게 얘기하고…한데, 지금은 니가 이렇게 훌쩍 큰게 싫다. 성우 (영희, 따뜻하게 보며) 왜요? 난 좋은데 엄말 이해할 수 있어서… 영희 (성우 보며) 내가 할일이 없잖아. 너혼자 다 알아서 하고… 심심해. 성우 (그 마음 알겠다) 죄송해요, 일찍 다닐께요. 영희 (쓴 웃음) 그런 말 아니고…. 오늘 나, 현철 오빠 봤다. 차두 한잔 마셨어. 근데 반갑기는 커녕 왜 그렇게 서글퍼만 지는지. 우리둘다 참 너무 많이 늙었더라. 사람이 늙는다는거, 참 불쾌하고도 서글픈 일이다. 성우 (안됐다) …. 영희 얼굴에 진 주름이 서글픈게 아니라, 이왕 늙을거면 몸따라 마음도 같이 늙지… 마음은 청춘인데, 몸만 늙는게 서글퍼. 엄마 나이, 쉰둘이다. 그런 데, 오늘 그 오빨 보는 순간, 내가 꼭 열몇살 같더라. 그때, 그 나이에 내 가 가졌던 꿈들, 그 생기발랄했던 모습들, 호기심, 설렘, 작지만 내깐엔 아팠던 기억들… 왜 그리 또렷한지. 그러다 문득 (성우 보며) 그런 생각이 들더라. 우리 딸은 어땠을까? 성우 (고개 숙이고, 가만 술만 마신다) ….. 영희 너, 정민이 결혼식이 간다고 했을때, 난 지난 일이니까, 괜찮겠지 했었 어. 아니었지? 성우 (잔내려놓는다) 영희 엄마가… 혼자가 아니었음, 니 아버지 잡아먹지 않았음. 너, 정민이랑 결 혼했을 텐데…그지? 성우 (차마 영희 못보고, 얘기하는) 그런 말이 어딧어. 엄마가 아버질, 뭘 잡아 먹어. 그냥… 우리가…..(외면하며, 눈물 그렁한) 덜 사랑했던 거예요. 영희 (술 마시며, 성우 안됐게 보고) 씬 7 영희의 방. 영희, 성우 나란히 천장 보고 누워 있다. 성우 엄마랑 오랜만에 잔다, 그지? 영희 그런가. (성우 보며) 참, 아까 그 남자 누구니? 너 태워다 준 사람? 성우 (천장 보며) 그냥, 회사 친구예요. 신경 안써두 되요. 유부남이야. 영희 (장난끼) 사랑은 교통사고와 같은 거야. 길가다 교통사고처럼 아무랑이나 부딪칠 수 있는게, 사랑이야. 사고나는데, 유부남이, 할아버지가, 홀아비 가 무슨 상관이돼. 나면 나는 거지. 성우 (웃음) 영희 그래도 유부남은 안돼. 유부남은 가정을 버리지 않는다. 연애만 한다. 그 게 유부남들 이야. 니, 아버질 봐라, 그렇게 바람을 펴도, 가정은 안버렸잖 니. (농담) 현철 오빠도 유부남이니까, 잊어야 겠지? 성우 (웃음기) 정말, 그 아저씨, 맘에 있으신가 보네? 영희 걱정마라. 나이들면 머리로 다해. 몸으로 과감히 옮기게 되질 않는다구. 머릿속으로 상상속으론, 나 벌써 심각한 상태까지 갔다. 하지만, 현실은, 니 옆에서 괜한 소리 지껄이는 보통 엄마지. 성우 (쓴 웃음 밴, 천장 보며, 딴 생각) 영희 난 성우 니가 현실에서 가능한 사랑했으면 해. 보고 싶을 때 보고, 만지 고 싶을 때 만지고, 그렇게 맘껏 욕심 내는 사랑 했으면 해. 성우 (딴 생각하며) 엄마… 오늘… 나… 조금, 불안하다. 영희 (고개만 돌려, 성우 보는) 성우 (천천히) 나, 이대로 사는게 뭔지, 기쁜게 뭔지 도 모르고, 늙어버리는 건, 아닐까. 얼굴도 마음도 윤기없이 버석버석, 그냥 이대로 늙어버리면 어쩌 지. 나 정말 늙었나봐, 이렇게 재미없는 생각이다 들구…그지, 엄마? 영희 에미 앞에서 별소릴 다하네. 성우 (일어나, 앉아, 영희 안보고, 물기밴 눈빛과 목소리로, 짐짓 가볍게) 눈물 이 머리 끝까지 차 있는거 같애. 엄마 내가 정말 슬픈게 뭔줄 알어? 영희 (앉는다) … 성우 내가,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야. 정민이는 물론, (눈물 그렁해지며) 나 자신 조차도. 배신이라면 배신인데, 노엽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고, 사실, 나 걔 별로 그립지도 않았어. (눈물 주룩 나고, 짐짓 밝게 웃으려 애 쓰며, 눈물 닦고) 엄마, 나 정말 왜 이러니… 취했나봐. 영희 (성우 머리 만져주며) 그래, 취했어. 울지마. 간 놈은 간놈인 거야. 울지 마, 그럴 수 있지? 성우 (눈 감고, 손으로 눈물 닦고, 영희 보고 애써 웃으려 하며) 자신 없어. 엄마, 자신 없다. (하고, 고개 돌려 울지 않으려 이 앙다물고) 영희 (한쪽에 둔 물잔 들어, 마시고) 성우 (눈물 닦으며, 영희 보고 애써 웃으며) 미안해. 엄마. 그러니까, 술마시지 말쟀잖아. 미안해. 영희 (성우 안보고) 울고 싶으면 울어. 나, 니 에미야. (물 마신다) 성우 (눈물 다시 그렁해져, 영희 안으며, 웃으며) 엄마가 있어서, 성우는 너무 좋다. (행복하게 눈 감는데도, 눈물은 나고) 씬 8 준희네 주방. 준희, 속옷차림에 에이프런하고, 라볶기를 하면서, 가끔 은 수 보고 흐뭇하다. 은수, 평상복차림으로 멍하니, 식탁의자에 앉아있다. 준희, 일하면서 무심히. 준희 (은수 안보고) 언제 왔어? 은수 (준희, 놓치지 않고 보며) 너 오기 십분 전에.. 준희 공장 안 갔구나. 은수 갔었어. 그 여자랑 무슨 얘길 그렇게 했어? 준희 (무심히) 음, 그냥. 별 얘기 안했어. 은수 넌 나 없이도 살겠다. 준희 (돌아보면) ? 은수 (외면하며) 나 없이도 잘 놀잖아. 재미있었나 보다, 이렇게 늦게까지. 난 오늘 하나두 안 재미있었는데… 준희, 은수 미안하게 보고, 접시에 음식 담아 테이블에 놓고 앉는다. 은수 (포크 집어 건성으로 한점 집어먹고, 포크 내려놓고) 너무 짜. 준희 물넣서 다시 볶을까? 은수 됐어. (하고는 일어나 주방을 나간다) 준희 (은수 안된 맘으로 보고) 씬 9 욕실. 은수, 무표정한 얼굴로 양치하고 있다. 그 옆에, 준희 안타까운 얼굴로 서 있다. 준희 (주저하며, 말하는) 병원에 전화했는데, 너 근종수술 하는 거 말이야. 그 렇게 급하게 하지 않아도 된대. 너 편한 시간에 오래. 은수 ….. 준희 (안타까운) 은수야, 너 아직 화, 안 풀렸니? 은수 (양치 헹구고, 수건으로 입 닦으며, 준희 쏘아 보듯 보며) 내가 언제 화났 어? (나가려한다) 준희 (팔을 잡는다) 은수야, 이러지마. 은수 (눈가 붉어져, 준희 보며) 이러지 않으면, 돌 것 같은데, 어떡하니? 준희 (안타깝다, 웃으려하며) 은수야.. 은수 오늘 나, 혼자 잘래. 서재에서 자. (하고, 나가버린다) 준희 (한숨 난다). 씬 10 안방, 침실. 은수, 침대맡에 멍하니 앉아 있다. 문밖에서 노크 소리난다. 씬 11 침실, 밖. 준희, 노크 하지만 아무 대답없다. 준희 은수….(다시 노크하고, 부르려다가, 하지 않고, 문에 손대고 한숨 쉬고, 따뜻하게) 은수야, 나 서재에서 잘께. 자다가, 보고 싶으면, 깨워. 아침엔 웃으면서 보자. 씬 12 침실. 은수, 침대에 누워 눈물 그렁해 주먹 물어뜯으며 있다가, 눈 감고. 씬 13 도로를 급하게 싸이렌 올리고 달려가는 동진의 차+차안. 동진, 초초한 얼굴이다. 씬 14 건물 사잇 골목. 경찰 사이렌 요란하고, 근처에 순경과 기자들, 뭇사람들 북 적북적하다. 접근금지선 보이고, 금지선 안에 변사채, 거적에 덮혀있고, 기자들, 사진 찍으려 아우성하고 순경들 그들을 저지하고 있다. 동진, 사람들 틈에 접근금지선 너머 변사체를 보려 고개를 길게 뺐다. 긴장한얼굴이다. 그때, 동료기자 동진을 툭친다, 동진 돌아보고. 동료, 따라오 라는 시늉한다. 동진 왜 그런가 싶고. 씬 15 한적한 다른 골목. 동진과 기자, 조바, 담배를 피우며 다른 사람 의식해 가며 얘기하고있다. 기자 (조바에게, 묻고 있다) 그러니까, 니가 분명 봤단 얘기지? 조바 (눈 동그랗게 뜨며) 그럼! 동진 (의심쩍게 기자 보면) 기자 (동진 보며) 여관 조바야. 동진 (조바 보고) 조바 정말, 분명 봤어요. 보면, 단박에 알 수 있어요. 동진 (조바를 눈여겨 본다) 조바 4시에 관에 들어와서요, 한시간인가 있었나… 여자는 키가 보통에 머리가 길었구요. 남잔 등치가 컸어요. 전문적으로 손님 받는 애들은 아닌것 같구… 뜨내기들 같더라구요. 요즘 골빈 애들 많거든요. 동진 ?! 조바 둘이 한존 거 같더라구요. 남자가 손님을 뒤에서 잡고 여자가 찔렀어요. 동진 (뭔가 짚히는, 불안한) ! 인써트-세미와 장어, 어깨 동무하고 웃으며 걸어가는 모습 동진 (기자에게) 형, 먼저 들어가. 나 들를데가 있어. (뛰어가고) 기자 동진아, 너 어디가! 씬 15 지하도 입구 + 안 + 다른쪽 입구. 동진, 빠르게 지하철 입구를 뛰어들어가 사방을 두리번 거 리고, 다시 지하철 다른 계단을 뛰어올라간다(1부에서 세미 장어있던), 그리고 다시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세미, 장어를 찾는다. 어디에도 없다, 허탈하게 뒤도는데, 그런 동진의 모 습 위로. 세미 (E) 택시! 동진, 순간 뒤돌면. (동진의 시선으로) 길 건너편에서 세미, 장어, 남자 한명과 택시를 잡고 있다. 동진 (긴장한 얼굴로, 소리치는) 야! 길건너편, 세미, 장어, 그 소리에 동진 보고. 동진, 불안하게 오가며, 세미, 장어에게 소리치는. 동진 (소리치는) 니들 거기 서! (도로를 뛰어건너가려, 불안한 눈으로 사방 살피는) 길건너편, 세미, 장어 함박 웃으며, 손 흔들고. 동진, 어찌할 줄 몰라하며, 거깃어!하며 다시 지하도 안 으로 뛰어 들어간다. 씬 16 지하도 안. 동진, 헉헉대며 뛰어가고. 씬 17 길건너편의 지하도 입구. 동진, 헉헉대며 지하도 안에서 뛰어나오는데, 카메라, 세미와 장어, 남자있는대로 가면, 남자, 택시안에 타고, 세미, 장어 타고. 동진, 그 모습 보고, 놀라, 택시 세우려 소리치는. 동진 (뛰어가며) 서! 택시, 가고. 동진, 뛰다 지쳐 멈춰서서, 보면. 택시 뒤, 유리문에 장어, 세미 모습보이고, 세미, 장어 함박 웃으며 손을 흔들며 가고 있다. 동진, 허탈하게 한숨 쉬고. 씬 18 준희의 집, 전경. 아침. 우유배달 자전거, 가는. 씬 19 서재. 준희, 푸석한 얼굴로 옷을 입고 있다. 씬 20 주방. 준희, 소세지를 볶고, 렌지 위에서 끓는 국을 간보고, 파 썰 어 넣고, 김치 써는 등등 일련의 모습을 보인다. 시간경과, 준희, 음식들을 그릇에 담아 상을 차리다가, 문득, 고개 돌려보면, 은수 주방벽쪽에 기대 준희 물끄러미 보고 있다. 준희 (웃으며) 잘잤어? 은수 (외면하며) 못잤어. 준희 (걱정스런) 왜? 은수 (준희 보며) 니가 옆에 없으니까. 준희 ? 은수 (준희 못보고) 인제부턴 화 안내기로 했어. 화내면 나만 손해란 것도 알 았고. 준희 ? 은수 (멋적어, 바닥을 발로 긁으며) 보고 싶은 얼굴 못보잖아. 세보니까 꼬박 8시간 손해 봤더라구. (서운한, 장난끼) 야, 서준희. 서재에서 자란다고, 진짜 가서 자냐? 준희 (맘이 놓인다, 밝게 웃으며) 정말, 화 풀렸구나? 은수 (식탁에 앉으며, 기분 풀린) 풀렸음, 어쩔건데? 준희 (에이프런 풀어 주며, 장난) 니가 밥해. 은수 못해. (하며, 손으로 반찬 집어먹고, 편하게) 맛있다, 너무 맛있어. 난 이 렇게 맛 있는 반찬할 자신, 죽어도 없어. (엄지손가락 들어 보이며) 미치게 맛있다. (다시, 음식 집어먹고) 자기야, 내가 신랑할께, 자기가 신부할래? 준희 (편하게 웃고) 씬 21 시장풍경, 몽타쥬. 1, 나물 파는 행상아줌마 앞에서, 나물 사는 은수, 돈 내는 준희. 2, 생선 행상앞에서 이거 살까, 저거 살까 고르는 은수, 준 희. 3, 오뎅 파는 아저씨한테서 오뎅 사서 하나씩 먹으며 걸어 가는 은수, 준희. 4, 준희, 손에 이것저것 들고, 기분 좋아 가고 있고, 은수 준 희의 팔짱 끼고 기분 좋게 구경하며 걸어가고 있다, 그 화 면에서 이어지는. 준희 (입가에 환한 웃음) 재밋다. (은수 보며) 재밋지? 은수 별루. 준희 안 재밋어? 난 재밋는데? 은수 넌 전생에 아무래두, 여자 였던 거 같애. 무슨 남자가 무, 배추만 보면 입이 헤 벌어지니? 준희 (웃으며, 보며) 내가 그랬니? 은수 그랬어. 지금도 기껏 파 한단에 나물 두가지, 꽁치 한마리 들고 서서, 너 기분 너무 좋잖아. 김장 끝낸 아줌마처럼. 준희 (웃으며) 재밋잖아. 은수 퍽도 재미 있다. 이제부터 너 별명, 서주부로 해라. 살림 잘하는 주부, 서주부. 준희 (웃으며) 그래. 준희, 웃으며, 은수 팔짱 끼고 가려는데, 성우 그 옆을 스쳐 간다. 준희, 멈춰서서 돌아보면. 은수, 의아해 왜 그래?하고. 준희, 잠깐하고는 성우(?) 쪽으로 걸어간다. 은수, 이상하고. 준희, 성우 쪽으로 가서, 등 뒤에 대고, 준희 저기요. 여자 (돌아보면, 성우 아니다) …… 준희 (멋적다, 인사하며) 죄송합니다. 여자, 이상한 사람다 있네 하는 얼굴로 가고. 은수, 준희 옆에 와서는. 은수 왜 그래? 준희 (어색하게 웃으며) 어, 성우 선밴 줄 알았어. 가자. (어깨에 손 올리고 가․ 고) 은수 ? (뒤돌아, 가는 여자 보고) 씬 22 시장 다른 일각. 준희, 뭔가를 두리번 거리며 찾고 있다. 은수, 왜 그런지 모르겠다. 은수 뭘 찾아? 준희 (계속 찾으며) 그냥.. 은수 성우 선배란 여자 찾니? 준희 (은수 보며) 아니. 은수 그럼 뭘 그렇게 찾아? 준희 (두리번 거리다) 찾았다! (하고, 먼저 가고) 은수 ? 씬 23 강아지 파는 행상 앞. 준희, 강아지 한마리를 들고, 기분 좋아서는 은수에게 보인다. 준희 이 놈 이쁘다, 그지? 은수 (그런 준희 보며, 얼굴 굳은) …… 준희 (웃으며) 애기 대신 키우자. 은수 (참담한 기분으로 돌아선다) 준희 (잡으며, 영문 몰라) 왜 그래? 안 이뻐? 은수 (차가운) 안 이뻐. (눈가 그렁한) 너, 사람을 왜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 씬 24 준희 집, 거실. 저녁. 은수, 쇼파에 다리 올리고 앉아있다. 준희 원망스레(?) 보고 있다. 준희, 은수 옆에 앉아 은수의 두 뺨을 두손으로 잡고 달래 고 있다. 준희 (달래는) 사람 힘으로도 어쩔 수 없는 게 있어. 그런 일은 마음에 담아두 는게 아니야. 그게 현명해. 너 똑똑하잖아. 그럴 수 있지? 은수 (쏘아보는) 그럴 수 없어. (외면하고) 그리고 난 똑똑하지 않아. 준희 (은수 보며) 나봐, 내 눈 봐봐. 이건 억지야. 너 답지 않어. 은수 (화난) 뭐가 나 다운 건데? 맨날 너 보고 벨 없이 실실거리는 게 나 다운 거야? 애기 대신 강아지 안고, 그것도 좋아서 펄쩍펄쩍 뛰어야 나 다운 거니? 준희 (차분하게, 따뜻하게, 설명하는) 은수야. 난 니가 애기야. 다른 앤 필요없 어. 넌 니가 나한테 한말 잊었는지 모르지만, 난 기억해. 너, 내가 니 남 편이고, 아버지고, 애인이고, 애기 랬잖아. 은수 (눈가 붉어져, 준희 못보고) 준희 (은수 안타깝게 보다가) 너 이러는 거, 나 마음 아프다. 낯설어, 첨 보는 것 같애. 어쩔 수 없는 일때문에, 서로 등돌리고 안보고… 니말 대로 이러 면 손해야. 못보고.. 손해야…너무 손해잖아. 은수 (준희 손 뺨에서 떼내고, 눈물 그렁한) 넌 내마음 몰라. 준희 (안타깝게 보는)…. 은수 (울먹이는) 내 뱃속에, 내 뱃속에 (주먹을 들어보이며) 이만한, 이만한 너를 꼭 닮은 작은 준희. 나, 정말 넣어두고 싶었다. 넌 너무 커서 넣어둘 수 없으니까. 준희 (맘 아퍼, 고개 숙이는) 은수 (고개 숙인, 준희 보며) 난 너랑 잠자리한 거. 그냥 한 거 아니었어. 단 한번도, 하늘에 맹세 하고, 욕심때문에, 아니었어. 넌 내가 밝히는 앤줄 알 지? 그래서 맨날 자자 그런 줄 알지? 아냐. (복 받치는) 난 너랑 누우면 서, 그 자리가, 그 시간이, 얼마나 성스러웠는데-, 얼마나 기도했는데-, 너랑 있는걸, 얼마나 감사해했는데…. 넌 지금도, 나 사랑하지 않지? 준희 (은수 보며, 맘아프게) 아니. 은수 (못보고) 아니, 아니. 니 인생에서는 언제나 그림이 우선이야. (준희 보며, 물기밴, 원망 섞인) 너, 아직도 빨리 죽고 싶지? 나 두고, 어서 빨리 죽어. 다시 태어나, 그림 그리고 싶지? 준희 (은수 두손, 제 손안에 쥐고, 눈물나려는 것 참고, 애써 웃으며, 은수 못 보고) 아니, 아니. 정말 아니. 난 정말 니가 편해. 너랑 있는게 즐거워. 아 마 지금, 내가 혼자있었다면, 난 이렇게 즐겁지 못했을거야. 니가 얼마나, 이쁜데… 너 못봐서, 병두 났을거야. (하며, 은수의 한 손, 자기 머리위에 얹어놓는다) 은수? 준희 (고개 숙인 상태로) 내 머리, 아기 쓰다듬듯 쓰다듬어봐. 그리고 내가, 애 기려니.. 그렇게 생각해. 내가 아기 해줄께. 은수 (다시 눈가 그렁하게 차 오른다, 맘 아프게 머리 쓰다듬어주며) 준희야, 나봐. 준희 (보면) 은수 나….떠나지마……애기 못 낳는다고 버리면 안돼. 준희 (눈 떠, 은수 보고, 은수 안고, 등 다독여주며) 애기 안그런다. 애기 안그 런다. 은수 (눈물나고) 준희 (다독이며, 어른스레) 우리 애기자꾸 울면 미운데…안되겠다. (품에서 떼 내, 은수 보며) 내다 버린다. 은수 (눈물 닦으며, 그래도 눈물나고, 아이처럼 꺽꺽 대며) 맘대로 해라, 뭐. 준희 (일어나, 은수를 달싹(아이들듯) 들어 창가로 가며) 버리자, 버리자. 은수 (놀라) 어어, 내려놔. 씬 25 거실. 한쪽에 강아지집 보인다. 은수, 그 앞에 무릎 양손으로 싸안고 쪼그려 앉아, 강아집을 보려 고개 숙이고, 손 넣어, 강아지를 집에서 꺼내 한번 이 리저리 보고는, 다시 바닥에 내려놓는다. 그리고는 옆에 있 는 개밥을 손바닥에 집어 강아지 앞에 내놓고. 은수 먹어. 먹어봐. 강아지가 먹지 않고. 은수 (개밥 바닥에 놓고, 다시 무릎 싸안고) 넌, 그냥 개야. 작은 준희 아니 야…..(하다가, 다시 강아지 툭 건드려보고) 넌, 모르지. 내가 얼마나 얼마 나, 우리 준희를 사랑하는지……… (자기 무릎에 얼굴 기대고, 눈가 그렁해 지며) 아무도 몰라. 아무도 몰라. (그 모습에서 F. O) 씬 26 성우의 회사 전경. 아침. 씬 27 사무실. 성우 서글서글하게 전화 받고 있다. 성우 (웃음 밴) 알죠, 알죠… 그러게…. (사양하는, 설명조) 나두, 물론 아는데… 요즘 우리 형편이 외국자재 쓸 형편이 아니예요. (웃으며, 사이) 김국장님, 나두….. 말 좀 해요. (사이, 웃음) 그럼 쓰죠. 국내제품 들어오면, 다시 한번 연락 주세요. 물론 만나 드리죠. 네. 끊습니다. (하고, 전화 끊고, 머 리 흔들며) 아주 난리구나, 난리. (하다가, 서류 보려다가, 고개 든다) 카메라, 사무실 안 비추면, 인부복 입은 사원 하나와, 사환(이제부터, 미선)만 자리에 앉아있고, 현주와 재석자리는 어지럽게 서류 펼쳐져있고, 준 희 자리는 비어있다. 성우 미선아. 미선 (고개 들어, 성우 보며) 네? 성우 오늘, 일요일이니? 왜 이렇게 자리가 썰렁해? 모두 어디간 거야? 미선 김대리님하고, 현주 언니, 모닝커피 마시러 가셨는데, 데려올까요? 성우 (서류보며, 무심히) 서준희씬? 미선 출근 안하셨는데, 집에 전화 드려볼까요? 성우 (잠시 생각해 보더니, 다시 서류보며) 아니…됐어. 씬 28 사무실 앞. 재석, 현주를 벽에 몰아놓고 취조하듯 다투고 있다. 재석 말해, 어디 갔었어? 현주 (만만치 않게 보며) 갈데 갔었다. 재석 (비아냥) 갈데 가? 그말은 갈데까지 갔다의 준말이냐? 현주 이봐, 김재석씨…너, 인간이 왜 그렇게 꼬였니? 재석 (대답않고) 언 놈 만났냐? 어디 갔었어? 현주 때 배끼러 목욕 갔었다. 이제 됐니? 재석 너, 나랑 입맞춘 거 첨 아니지? 현주 (답답하다) 첨이야. 재석 (비웃음) 첨하는 입맞춤이, 그렇게 세련됐냐? 남자 목을 다 조르고, 웃기 지마라. 첫키쓰를 그렇게 진하게 하는 여자가 어딨냐? .. 그렇고 그런게.. 현주 (기분 상하지만, 참고) 너, 자격지심있니? 재석 ? 현주 널 만나는 여잔, 다 그렇고 그런 여자야? 괜찮은 여잔 널 만날 수 없는 거야? 김재석, (또박또박) 니가 처음이 아니라고, 막간다고, 이 심현주도 막 갈거라는 생각하지마. 재석 (비웃음) 그래서? 그래서 내가 니 첫사랑 이라고? 현주 니가 첫사랑이란 얘긴 안했어. 짝사랑은 열번도 더 했으니까. 근데, 몸이 란게 그렇게 중요한 거니? 넌 안그러면서, 니 상대는…. 그렇게 중요해? 재석 (듣기 싫다, 답답한) 나, 이런 말..하는 거 우스운 줄 아는데, 내 프로포즈, 잊어라. 나 종가집 칠대독자야. 칠대독자 며느리감으로 넌 (손가락으로 가위표 그리며) 아니야. 왜? 너무 발랑까졌으니까. 현주 (꼬나보며) 내가 너한테 순순히 입맞춰준게 문제였단 얘기네. 그러니깐 니 여자될 사람은, 너 같은 바람둥이가 입맞출때, 아이고 부끄 러워라 내 숭 떨며, 이렇게 (발로 정강이 까며) 해야 된단 얘기네. 재석 아! 아-(맞은 다리 문지르며, 현주 보면) 현주 미안하다, 니가 좋아하는 내숭과가 아니라서. 그런데 난 이해가 안돼. 사 랑하는 사람한테, 내숭을 떨어야 돼. 내숭 떠는 기집애 골라, (다시, 정강이 까며) 키쓰할 때마다, 쳐 맞구 다녀라. (하고는 사무실로 들어가 버 린다) 재석 (아파, 죽을 지경이다, 그러다 고개 들어 복도 오는 준희 보고는) 야, 서준희! 준희 (고개 들고) ? 재석 (괜한 짜증) 일찍 다녀! 준희 (머리 긁으며, 눈치 보며) 네. 씬 29 사무실. 성우, 서서 무심히 이것저것 서류를 챙기고 있다. 준희, 성우 책상 앞에 서서 미안한 얼굴로. 준희 죄송합니다. 늦었어요. 성우 (보지 않고, 서류챙기며) 미건화랑 계약서류 서준희씨한테 있지? 준희 네. 성우 (안보고) 가지고, 전시실로 내려와. (나가고) 준희 … 씬 30 전시실. 성우 (서류 보며, 차 한모금 마시고, 무심히) 너, 왜 이렇게 늦었어? 밤일 했 어? 준희 (차 마시다, 놀라, 성우 보고, 편히 웃으며, 잔 내려놓으며) 아뇨. 성우 (준희, 빼꼼히 보고 안웃으려하며) 왜 웃어? 웃으면 다돼? 얘 웃기네, 갈 수록 능청이야. 준희 (웃으며, 차 마시고) 성우 (서류 뒤적이며) 경기도 안좋은데, 출근은 제때 해줘야지. 왜 늦었는지 물어도 돼? 공적인 건 아니고, 사적으로 묻는 건데? 준희 늦잠, 잤어요. 성우 (걱정스레) 어디 아퍼? 준희 아뇨. (하며, 주머니에서 이쁜 사탕 몇알 탁자 위에 놓으며) 이거 드세요? 성우 뭐야? 준희 (수줍게, 외면하고) 은수가 혼난다고, 이거로, 뇌물 드리라고. (성우 보고) 성우 (사탕 집어 보며, 편하게 웃으며) 니 부인, 참 재밋다. (준희 보며) 이거 아까워 먹겠니, 이뻐서? 니 부인 이쁘니? 준희 (웃으며) 네. 성우 몇살이야? 준희 스물 일곱이요. 성우 좋은 나이다. 나도 그땐 이뻤는데. 준희 지금도 괜찮아요. 성우 (어이없는 웃음) 괜찮아? 고맙다, 괜찮게 봐줘서. (약간 멋적은, 진심) 그 리고, 지난 토요일, 고마웠다. 준희 속 괜찮아요? 성우 응. (하며, 사탕보고) 그때, 하숙 작업복 차림으로 들어오며, 하숙 (밝은) 야야, 거기 분위기가 왜 그러니? 위험 하다, 위험해. 준희,성우 (하숙 있는 쪽 보고) 하숙 (목장갑 손에서 빼고 앉으며, 준희에게 악수 청하며) 서준희씨, 오랜만이 야. 한 직장에 있어도 보기 힘드네. 준희 (일어나, 악수하고, 다시 앉으며) 네. 성우 (차 마시며, 하숙에게) 공장 찾아간 일, 잘 됐어요? 하숙 (차 마시며) 정인가마라는 곳을 찾았는데, 5대나 내려왔데. (테이블에 놓인 사탕 먹으며) 맨날 냄비뚜껑같은 사람들이 만드는 얇팍한 작품만 보다가, 그거 보니까, 시쳇말로 뻑가드라. 칠백장만 우선 가져왔다. 성우 꽤 맘에 들었나보네. 하숙 (준희 보며) 준희씨, 요즘 김작가건 맡고 있죠? 잘돼요? 준희 네. 하숙 언제 우리 임과장님이 식사 한번 하자시는데? 성우 언니, 임과장님이라고 좀 부르지마라. 남편한테 임과장님이 뭐냐? 하숙 어때서? 우린 잠자리에서도 임과장님이라고 부른다. (장난) 임과장님, 옷 으세요. 임과장님 저, 이불 속에 들어가도 될까요. 성우 (밝게, 웃으며) 정말? 준희 (성우 보고) 하숙 그래. (사탕 까 먹으며) 말마라. 너 그 사람 말단으로 7년 있은 거 알지? 말단으로 7년 있다, 과장발령 받던 날, 그 감격스런 모습 이라니….너 봤으 면 울었을거야. 난 그 이후로, 다짐했다. 부하가 상관모시듯, 이 남잘 모셔야지. 해서, 복종하는 맘으로 잠자리에서도 난 최선을 다한다. 준희,성우 (깔깔깔 거리며, 웃고) 그때, 인부(앞과 다른) 문 열고 소리친다. 인부1 김사장님, 물건 좀 같이 내려놓자니까, 사람 불러온다드니 뭐해요? 하숙 저 아저씨가…..(뒤돌아보며) 아저씨 내가 잡부야, (준희 가리키며) 여기 이 남자나 데려가요. 준희 (일어나며) 그렇잖아도 일어났습니다. (하고, 하숙의 장갑 들고) 이거 껴두 되죠? 씬 31 전시실 밖. 트럭 세워져있고, 성우, 성우, 사람들 들어가게 문열어주고 있고, 인부 서넛, 물건박스 안으로 옮기고 있다. 준희, 등에 박스 여러개 지고, 성우앞 지나쳐, 들어가는. 성우, 그런 준희 보고. 하숙 (성우에게) 야, 쟤 힘쎄다. 힘이 장난아니네. 사내다, 야. 성우 (웃으며) 술한잔 해보니까, 사내드라고. 하숙 지들만 먹고. 성우 다 됐는데, 들어가자. 하숙 먼저 들어가. 착한 사장소리 듣게 앞마당 좀 쓸고 갈테니까. 성우 같이 쓸까? 하숙 그 차림으루? 난, 노동복 입었잖아. 들어가. 성우 (웃으며, 들어가고) 하숙, 주차장쪽으로 돌아서는데. 고급승용차(외제차 불허), 전시실 앞에 멈춰서고, 이교수, 부 인 내린다. 하숙, 그 사람들 보고, 반갑게. 하숙 어디 오세요? (전시실 가리키며) 여기죠? 이교수,부인 ? 하숙 (손바닥, 옷에 문지르고 다가서며) 반갑습니다. 씬 32 전시실. 준희, 부인에게 전시실을 구경시켜주고 있다, 스쳐지나가듯. 준희 장오인씨 작품이예요. 거실에 놓으면, 아주 좋을 겁니다. 부인 (어색하게 웃으며) 저희가 쓸게 아니라, 선물 할건데…그리고 이건 너무 크네요. 준희 그래요. 작음 소품들만 카달록 만들어논게 있는데 보실래요? 카메라, 테이블 쪽으로 옮겨가면. 하숙, 이교수 편안한 웃음지으며 얘기하고 있다. 하숙 생각 잘하셨습니다. 갈비짝 들여다줘봤자예요. 먹으면 그뿐인데, 정년퇴임 선물로 이보다 작품보다 더 좋은 선물 없습니다. 이교 아내가 워낙, 알뜰해요. 이번에도 큰 결심한 겁니다. 하숙 그래요. (하다가, 준희 보며) 서준희씨! 준희, 부인 모시고 이층으로 가려다가 고개 돌려보면. 하숙 주실장님 좀 모셔와요. 준희 네. (하고, 가려는데) 성우, 서류철 들고 내려온다. 준희 사장님이 찾으세요. 성우 (부인에게 목인사하고, 준희에게)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위까지 들려. (준희만 듣게, 살짝) 위에 가서 현주한테 일넘겨. 말 잘 못하잖아. 준희 (수줍게 웃으며) 네. 성우 (하고, 가려다 하숙 쪽 보고는 얼굴 굳어진다, 이교수와 하숙은 서로 얘 기하느라 성우 못본다) 준희 (가려다가, 성우 보며) 왜 그래요? 성우 (어색하게) 아, 아니. (하고, 한숨 쉬고 내려간다) 준희 (성우 보고, 시선 이교수쪽으로 주고) 씬 33 전시실 테이블. 성우, 조금은 굳은 얼굴로 서류를 보고 메모하고 있다. 이교수, 어색한 얼굴로 차마시고 있다. 하숙 (이교수 보며) 우리 주실장님한테 설명 들으 세요. 전 원래 노가다, 아니 막일하던 사람 이라 말을 잘 못해요. (일어나며) 좋은 쪽으로 일이 마무리 져 졌으면 좋겠네요. 돈 좀 벌게. (성우 툭치며) 갈께. (하고, 나가고) 이교 (하숙, 어색하게 웃고 보내고, 굳은 얼굴로 성우에게로 시선 둔다) …. 성우 (서류만 보며, 사무적으로) 작품 어디다 놓실 거에요. 거실에 놀거면, 조명 이 필요한데, 조명이 없으시면, 저희가 업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교 (답답한) 여깃는 줄, 몰랐다. 성우 (서류만 보며, 무관심한) 물론 아셨으면, 피해 가셨겠죠. 이교 정말이야. 성우 (서류만 보며) 저도 이교수님이, 여기 오실 줄 몰랐어요. 이교 (주머니에서 명함 꺼내 성우 앞에 밀며) 연락해라. 성우 (눈만 들어, 이교수 본다. 어이없고, 황당하다) ….. 이교 만나서 얘기하자. 다시, 만나고 싶다. 성우 (조소 섞인 웃음 입가에 슬몃 내비치고) 왜요? 왜 날 만나고 싶어요? 이교 (달래는) 성우야.. 성우 (눈가에 분노스러움 일지만, 간신히 참고) 만나서, 왜요? 또, 찰려구? 이교 (성우, 답답하게 보고) 성우 (웃으려하지만, 잘되지 않아, 입가가 파르르 떨린다) 씬 34 성우 사무실 앞. 준희, 부인과 사무실에서 웃는 얼굴로 나온다. 다음에 연락 드릴께요, 그러세요 등등의 인사 오가는 중이다. 성우, 복도 저 끝에서 성큼성큼 화난 얼굴로 걸어온다. 준희, 부인(성우 못보는)을 엘리베이터에 태우고, 성우를 본 다. 엘리베이터 닫히고 있고. 성우, 사무실로 들어가려다가 엘리베이터에 시선 둔다. 굳은 얼굴. 준희, 사무실로 들어가려다 성우 보고 멈춰선다. 성우, 준희 외면하고 사무실로 들어가고. 씬 35 사무실 안. 성우, 한숨 쉬고, 머리 쓸어올리며 간신히 화 참고 컴퓨터 치고 있다. 준희, 서류에 뭔가 적으면서도 성우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씬 36 문화센터 강의실 복도. 강의실에서 들려오는 왁자한 분위기. 씬 37 강의실 안. 영희, 가운데 두고 친구1 (이제부터 선주), 친구2 (이제부터 유란) 앉아있다. 강의시작 전이다. 군데군데 모여앉은 주부들 작게 소란피우고 있다. 선주 (호들갑스럽게, 손뼉을 치며) 어머머머, 어머머머, 이게 무슨 일이니? 이 게 웬일이니? 동네, 동네, 오빠! 어머머머나. 왠 동네 오빠! (하며, 손뼉을 치며, 혼자 신났다) 영희 (선주를 맘안들게 보며, 궁시렁) 원숭이가 따로 없네. 손뼉치고, 입 벌리 고…..(노트보고) 유란 (웃음 띤, 선주에게) 그만해. 남들봐. 선주 (아랑곳않고, 영희에게, 흥분된 목소리로) 그 선생님, 아니아니, 너한테 오 빠니까, 나한테두 오빠지, 그 오빠……혼자래? 영희 (선주 맘 안들게 보며) 혼자면, 뭐할려구? 유란 (웃고) 선주 묻는 말에만 대답해, 혼자래? 영희 (말하기 싫다) 둘이래. 선주 (실망하지 않고) 그 오빠, 고등학교 때 공부 잘했니? 반장했어? 유란 별걸 다 묻네. 영희 (선주 보며, 떨떠름하게) 몰라…..그 오빤 남자 학교 다니고, 난 여자학교 다녀서….몰라. 그건 안다. 그 오빠 아버지가 동네 통반장하셨어. 됐니? 선주 아버지도 멋지시네. 근데, 내가 보기엔 그 오빤 분명 반장 했을거야. 얼굴 봐라, 완전 반장감 이지. 멋있다, 얘. 영희 (한심스럽다) 이제 니 궁금증 다 풀렸지? 야, 송선주 너 내가 너 묻는 말 에 모두 답해주면, 비밀지킨다고 했지, 그거 잊지마. 그거 안 지키면 너 나 한테 (주먹들어보이며) 죽어. 유란 (너그러운 웃음기) 잘 논다. 선주 (영희, 떠보듯) 영희야, 너 그 오빤한테 왜 과분 거 숨겨? 챙피해? 영희 (말하기 싫지만) 챙피해. (쏘아보며) 들통 안나게 해. 선주 (잘난척) 글쎄, 난 이렇게 생각해. 거짓은 오래 못간다. 반드시 뽀록난다. 영희 난 그렇게 생각안해. 니 입만 잠재우면, 이건 완전범죄 될 수 있어. (떠보 듯) ….너, 그 오빠 좋아하지? 유란 (영희에게 말리며) 민망두 하다. 그만들 해. 영희 (유란 가만 있으라고 툭치며, 선주에게) 그 오빠…환심사고 싶지? 선주 (잘난 척) 솔직히….쪼금. 영희 환심살 방법…. 갈쳐줄까? 선주 ?! 영희 나, 남편있다고 하면, 그 오빠가 혹여 나한테 맘이 있다고해도 설마 감히 유부녀를…..? 선주 (솔깃하는) 근데? 영희 니가 그 오빠한테 이러는 거야. 영희는 유부녀 다, 그러나 나 송선주는 임 자 없는 과부다, 나랑 연애하자. 유란 (어이없다) 아이고, 아이고, 갈수록…….태산이다. 선주 (영희에게 눈 반짝이며) 과부라면…. 좋아할까? 그때, 벨 울리고 현철 들어서며, 영희에게 슬몃 눈길을 준 다. 영희, 고개 숙이고 있고, 선주 현철 보고 영희 보며. 선주 (작게) 야, 저 오빠가 너 봤어. 영희 (짜증나고) 씬 38 신문사내 커피숍. 영희, 유란에게 이끌려 커피숍 들어서고 있다. 영희, 가방들고 가려하고, 유란 자리에 앉히려 하고 있다. 영희 (뿌리치며) 유란아, 너 까지 왜 이래, 정말? 유란 (영희 앉히려하며) 앉아. 우리가 그냥 간 줄 알면, 선주 걔가 또 얼마나 우릴 씹을거야. 잠시 앉았다가, 차한잔 마시고 가자. 영희 이불 빨래해야 돼, 싫어, 갈꺼야. 유란 (억지로 앉히며) 앉어. 그래도 선생님인데, 오시래 놓고 가면 예의니? 영희 난, 그 오빠 오라 그런 적 없어. 유란 그래도 있어. 그게 예의야. (농담) 그리고 나도 덕분에 외간 남자랑 차 한 번 마셔보자. 맨날 보기싫은 남편 얼굴만 보자니, 나도 질린다, 얘. 영희 어쨌든 난 싫어, 갈거야. (하고, 일어나 돌아서는데) 문 열리고, 선주 현철을 끌다시피해 들어온다. 영희, 굳은 듯 그 자리에 서고. 선주 오래 안잡을께요, 차 한잔만 차 한잔만 하고 가세요, 선생님. 현철 (팔 빼려하며) 알겠습니다, 알겠으니까, 이거 놓으시고…. 하다, 남감한 얼굴로 고개 드는데, 영희 보고. 영희 무표정 하게 현철보고. 시간경과 선주, 유란, 사이에 현철 앉아있고, 영희 현철과 마주보고 앉았다. 영희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차 마시고, 유란은 재밋 단 표정으로 차 마시고, 선주는 현철에게 질문 공세하고, 현 철은 선주의 말에 억지로 답하면서 영희 간간히 보고 있다. 모두들 찻잔 앞에 놓고 있다. 선주 (현철에게 바싹 다가앉아) 어머머머, 지금, 지금 공덕동, 공덕동 사신다고 하셨어요? 현철 (억지 웃음에 영희 눈치 보면서) 네…네. 선주 (신났다) 어머머머..우리 친정이 그쪽이예요. (영희 보며) 야, 야 너두 알 지, 너두 알지, 울 엄마 공덕동 왕발인거, 잘하면, 울엄마, 오빠 알겠다. 현철 (오빠란 소리에 놀라) ? 영희 (황당하다) ! 선주 (아랑곳 않고) 공덕동로타리에서 아현동쪽 이세요, 아님 용마루쪽이세요? 현철 용, 용마루 쪽입니다. 선주 어머나! 우리 엄마두 용마루쪽인데 어떻게 이런 인연이 다 있니? 유란 (웃다가, 차를 흘리고, 입 닦으며, 현철 보고) 죄송합니다. 좀 웃겨서… 죄송합니다. 영희 (떨떠름한) 좀 웃기긴. 많이 웃긴데. 현철 (영희 보고) 선주 (영희 보며, 아무것도 모르겠단 얼굴로) 무슨 소리야? 뭐가 많이 웃겨? 영희 (선주 똑바로 보며) 너 말이야. 너 많이 웃긴다고. 여기 이 오빠, 아니 주 선생님이 니네 엄마랑 한동네 사는게 뭐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호들갑을 떠니, 너? 옛날에 우리 동네에, 조용필, 나훈아 다 살다 갔어. 그렇다고, 그 사람들하고 나하고 그렇고 그런사이라고 말할 순 없지. 이 좁은 나라 에 여기 아니면, 저기 살겠지. 그게 뭐 별난 일이 라고 방정을 떨어, 떨긴. (가방 들고, 일어나며) 나 일어날래. (하고, 나가려한다) 현철,유란 (난감한 얼굴로 영희 보고) 선주 (싫은) 쟤가…..야, 8번 너 거기서! 영희 (돌아보면) 선주 (새침 떨며) 반장 명령이야, 앉아. (현철에게) 쟤 학교 다닐때 8번이었어 요. 키가 좀 작잖아요. 유란 (선주 눈치주며) 얘가, 얘가 또 시작이네. 우리들끼리 하는 짓을…..남앞에 서….왜, 이름 나두고, 번홀 불러, 죄수처럼. 영희 (선주 꼬나보며, 성질 참고) 줄반장, 8번 간다. 잘있어. (하고, 가버린다) 현철 (서운하고, 답답하고) 유란 (난감하다, 가방 들며) 얘, 영희야, 같이 가. (하고, 현철에게 인사하고) 저 두 가볼께요. 차 드시고, 가세요. 하고, 일어서려는데, 선주 잡으며. 선주 앉아. (유란 손 안풀고, 현철에게) 영희가요, 왜 저렇게 과민하게 된 줄 아세요? 유란,현철 ? 선주 (속삭이듯) 쟤요, 과부예요, 과부. 원래두 별나긴 했지만, 남편 죽고, 더 별나졌어요. 현철 (차 마시려다가) ?! 유란 (선주 황당해 보고는, 벌떡 일어나) 야….너…. 너…(더는 말을 못잇고) 나 갈래. (하고 나가고) 선주 (유란에게) 야, 유란아, 어디 가! 현철 (골똘히 뭔가 생각하다, 영희 간 쪽 보는) 씬 39 신문사 앞. 영희, 씩씩대며 가며. 영희 (궁시렁) 주책, 주책, 주책 바가지…. 유란, 뒤쫓아 뛰어오며. 유란 영희야….. 영희야…. 영희 (아랑곳 않고, 가고) 유란 (영희 잡으며, 헉헉댄다) 여, 영희야…… 영희 (짜증스레 보며) 왜 그래? 유란 선주가…..선주가… 영희 선주 얘기 내 앞에서 꺼내지도 마. 나, 그 기집애랑 다신 말두 하기 싫으니까. 유란 그게 문제가 아니야. 그게 문제가 아니야. 영희 그럼, 뭐가 문제야? (돌아서고) 유란 (불안한) 있잖아. 선주가… 영희 (돌아보고) ? 유란 선주가, 그 푼수가….. 그 선생한테…불었어. 영희 ! 유란 (걱정스레) 너 혼잔 거, 과분…거…. 영희 (정신이 나갈 지경이다, 가라앉은) 뭐, 라구? 유란 어, 어쩌니? 여, 영희야…. 영희 하! (너무 황당해, 어이가다 없다, 한숨 쉬고, 돌아서 가는데 눈물이 다 그렁하다) 씬 40 은수 갤러리 문앞 (실내) 은수, 손님1, 배웅하고 있다. 은수 (문 열어주고) 고맙습니다. 그럼, 낼 오전중에 배달해 드릴께요. 남자 결재는 그때 합시다. 은수 (인사하며) 네, 안녕히 가세요. 하고, 문닫고 테이블로 돌아와 널려져 있는 포트폴리오 챙 기는데, 인정 작업실에서 작업복차림으로 나와 은수 앞에 와 말한다. 인정 (눈치 보며) 이기자님, 안오셨어요? 은수 (보며) ? 인정 문소리 나는 것 같던데? 은수 (웃으며, 챙기며) 넌 작업하면서도 문소리가 들리니, 그러니 작업이 제대 로 될리가 있어? 인정 (눈치보며) 오늘 안오세요? 은수 (보며) 걔가 허구헌날 여길 왜 와? 여기가 걔 직장이니, 집이니? 인정 싸우셨어요? 지난번에 두 분 만나셨을 때, 기분 별루로 보이던데… 은수 (장난기) 그래, 싸웠다, 어쩔래? 인정 (밝게) 제가 두분 화해시켜 드릴까요? 은수 니가 어떻게? (놀리듯) 너, 동진이한테 전화하고 싶어서 그러지? 인정 할까요? (전화기 들고) 메모리 2번이죠? (전화기 버튼 2번 누르고) 은수 (그런 인정 밉지 않게 보고 웃고) 씬 41 신문사 사무실. 부산한 신문사 실내. 동진, 컴퓨터로 기사 쓰고 있는데, 책상앞 전화벨 울린다. 동진, 전화 받고. 동진 네, 이동진 입니다. (사이) 여보세요? 은수 (E) 인정아, 너 어디가? 동진 은수니? 은수 (E) 그래 나야. 동진 왜 전화 걸고 말을 안해. 씬 42 은수 갤러리. 은수, 전화 받으며 작업실 쪽 보고 있고, 작업실 문안쪽에서 인정 빼꼼히 은수쪽을 보고 있다. 은수 내가 건게, 아니라 인정이가 건거야. 오해 하지마. 뭐가 수줍은지, 니 목소 리 듣자 마자 전화기 놓고 도망쳤다야. 인정, 웃으며 문 닫고, 작업실 안으로 들어가 안보이고. 은수 (편하게 장난스레) 그때 얘긴 그만하자. 솔직히 다신 너 안볼라 그랬어. 사람 맘 안좋은 줄 뻔히…… 너 너무 잔인한 거 아니니? (웃음기) 아이고…아이고…뭐? 니가 나 좋다그럼, 내가 너 보고 연앨 하잘까봐 그랬다고? 뻥두 잘쳐, 암튼. (하면서도 웃고) 씬 43 동진의 사무실. 동진 (편히 웃으며) 이제 너 답다. 고맙다. 빨리 제자리로 돌아와 줘서, 오늘? 오늘은 기사 쓰는 날이야…별 사건두 없구…. 그때, 동진 옆자리에 사진기자 앉으며, 동진에게. 기자 술사라? 동진 ? (송화기에 대고) 은수야, 잠깐만. (기자 보며) 뭐야, 형? 기자 (은밀하게) 세미라는 튀기여자애 찾았다며? 걔 금수장에 있대, 확실한 정보통이야. 동진 ! 기자 빨리?! 영국선배도 걔 찾는다드라, 유력한 용의자라구. 동진 (수화기에 대고, 급하게) 은수야, 낼 다시 전화 하자. 그래, 그래. 끊는다. (끊고, 가방 들고 총알처럼 뛰쳐나가고) 씬 43 신문사 복도. 동진, 급하게 뛰어나간다. 씬 44 성우의 사무실앞. 현주(무표정), 재석(현주 의식하는), 미선 퇴근하기 위해 사 무실 문 열고 나와 걸어간다. 재석, 현주 괜히 툭친다. 현주 모른척한다. 재석, 다시 현주 를 툭친다. 현주, 꼬나보며. 현주 김대리님, 저한테 할말 있으세요? 왜 사람을 툭툭치고 그래요? 재석 (장난치는) 그냥.. 미선 (눈흘기며) 두분 또 싸우시네. 으이그, 싸우는 거 보기싫어, 나 먼저 갈래 요. (가고) 재석 (현주를 또 툭친다) 현주 자꾸 왜 그러세요? 재석 (놀린) 왜 그러긴, 못 먹는 감 찔러나보는 거지? 현주 그러세요, 전 감이 아니라, 고슴도친데, 잘못 찌르시면 다치실 수도 있는 데.. 경고예요, 조심하세요. 재석, 또 툭치려는데, 현주, 이때다 싶게 치는 재석의 팔을 있는 힘껏 꼬집는다. 재석 악! 현주 (손바닥 벌려, 재석 오지 못하게 하며) 우리 따로 가죠, 남들이 붙어다니 는 거 보면, 오해해요. 따로 다녀요. 재석 (아픈 얼굴로) 싫어. 현주 그럼 맞는데. (하며, 발로 정강이 걷어차고) 재석 악! 씬 45 사무실. 밤. 성우 (O. L 무섭게 가라앉은) 지금 뭐라는 거예요? 이교 (E) 만나자. 만나서 얘기하자. 성우야, 난 아직 안 끝났어. 준희 (성우 안색 살피는) ? 성우 (한숨 몰아쉬고, 가라앉은) 난 끝났어요. (사이) 이교수님? 나, 서른셋이 야. 내가 교수님 만났던게 스물 둘이었던거, 기억해요? 그 땐, 무슨 잘못 을 해도, 용서될 수 있었던 나이 예요. 근데, 지금은, 아니야. (비웃음띤) 오늘 교수님 부인이, 집 전화번호를 남기고 가셨어요. (또박또박) 이제는, 당신이 전화하면… 부인한테 전화해….(강조) 당신 남편, 바람났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을 만큼, 나 독해졌어. 거래 안해도 좋아. 전화하지마. (하고, 끊는다) 준희 (걱정스레 성우를 본다) 성우 (컴퓨터 치려다, 한숨 쉬고, 전화선 뽑아버리고, 다시 컴퓨터 치며, 준희 시선 느끼고, 안보고) 뭘 자꾸 봐. 보지마. 어서, 가. 준희 낮에, 왔던 분 누구예요? 성우 (웃지 않고, 담담한) 가라. 넌, 뭐가 그렇게 나에 대해 알고 싶은게 많아. (일하는) 준희 (고개 숙이고, 한숨 쉬고, 멋적게 작게 미소 띄고) 그러게요. 성우 (고개 들고, 보는) ? 준희 (고개 못들고) 저, 좀, 이상해요. 성우 (무슨 말하는지 모르겠다) ….. 준희 (작게 미소 지으며, 성우 못보고) 그냥, 자다가 아니면, 길을 걷다가…. 운 전하다가…자꾸…. 성우 ? 준희 (고개 들고, 성우 보고, 담담하게) 자꾸, 선배가 보여요. 성우 (준희 보는) ?! 준희 (성우 보는) …… 그런 두사람 한 화면에 잡히고. 씬 46 번화한 거리. 밤. 동진, 출구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그러나 세미, 장어 어디 에도 없다. 동진, 한숨 몰아쉬고, 이번에도 놓쳤다 싶은데… 세미 (E) 내놔! 동진 (뒤돌아) ? 씬 47 강남역 부근, 디스코텍 앞. 사람들, 더럽다듯 슬쩍슬쩍 피해가고, 세미(얼굴에 매맞은 상처, 옷 찢겨지고, 맨발), 뛰어와, 신사복 입은 젊은 남자의 넥타이를 잡고 채 싸우고 있다. 장어, 세미의 웃옷들고, 울 며 디스코텍에서 뛰쳐와, 가슴 아픈지 헉헉대며, 세미의 발 한쪽을 안고 쓰러지듯 주저 앉아 세미야, 세미야하며 울고 있다. 세미 (무섭게 가라앉은) 내놔. 남자 뭘 내놔? 쌍! 세미 치료비 내놔! 남자 치료비? (칠기세) 이걸 그냥, (참고) 야, 니가 맞을 짓 안했는데 내가 쳤냐? 너, 쓰리꾼이지? 세미 (고개 흔들며) 아니야. 남자 웃기지마. 니들 같은 애들, 열이면 열이 다 쓰리꾼이야. 너 같은 기집애 한두번 상대해본 줄 알어? 내가 화장실 들어갔을 때, 내 주머니 슬쩍 하고 토낄라 그랬지? 세미 (무섭게 가라앉은) 그런적 없어. 남자 근데, 어떻게 내 지갑이 테이블위에 뒹굴어?! 세미 지갑이 지발로 걸어나왔나보지. 난, 쓰리 안쳤어. 장어 (울면서) 우린 정말….정말….쓰리꾼…..아니야….형…. 세미 (장어 보고, 화나는 것 참고, 눈가 그렁해지고, 이 앙다물고, 남자 보며) 좋아, 치료비 필요 없어, 거래 하던 거, 마저해. 놀던 거 마저 놀아. 남자 (장어 보고, 세미 보며 야비하게) 놀자구? 좋지? 단, (장어 보며) 저 자식 여기서 보내. 홀엔 물론,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못하게 해. 장어 (세미 발목 잡고, 울며) 세미야…나 버리지마……..버리지 마라…. 세미 (장어 보고 맘 아픈 것 참고, 넥타이 놓고 눈물 그렁해, 남자 보며) 좋아, 좋아. 남자 (야비하게, 웃으며) 그럼 가자. 하고, 가려는데 누군가 남자의 팔을 붙든다. 남자 돌아보면, 동진이다. 남자 넌 뭐야? 동진 (무섭게 보며, 조용한) 꺼져. 세미 (동진 보고, 입술 파르르 떨리고) 거기가 무슨 상관이야…. 동진 (남자 보고, 무섭게, 가라앉은, 세미 보고, 남자 보며) 쟤 진단 5주짜리야. 5주면, 너 구류 족히 4주는 살어. 남자 뭐? 동진 쟤 감방 갈 애야. 너까지 쳐 넣기 전에 (큰소리) 꺼져! (넥타이 잡아, 당 기며) 가, 더런 자식아! 남자 (무섭다) 뭐, 뭐야, 너…(뒷걸음치며) 이것들, 전부 한팬가 보네….에이…재 수 없어… (하고, 가고) 세미 (남자에게 따라가려하며) 거기 서! 동진 (세미, 팔 잡으며) 너, 나 따라와. 세미 (몸부림치며) 이거, 놔! 동진 (거칠게 뺨치고) 세미(분노스런), 장어 놀라 동진 보면. 동진 (세미, 잡아 제 얼굴 앞에 바짝 잡아당기며, 무섭게, 큰소리) 내가, 이 렇게 살지 말랬지?! 동생 같아서, 충고한다그랬지?! 니들 무슨 짓을 저지 른거야. (버럭) 무슨 일을 저지른거야! 세미와 동진, 팽팽한 눈빛 주고받는데서, 엔딩! 끝(022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