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18회 대본 (98. 5. 26. 방송분)
 

씬 1 여관방 전경 (밤)
 
 
씬 2 여관방안(어두운)+욕실 (밝은)
 
카메라, 여관방문 열고 들어가면, 열려진 욕실문쪽에서 물소
리나고, 그리고 이동하면, 세미, 세수한 모습으로 눈가 그렁
해 변기에 앉아, 발을 닦아주는 동진(세수한 모습, 런닝 차
림에 맨발로 무릎꿇고 앉아)을 보고 있다.
 
동진 (세미의 발을 닦아주며) 너한텐 아무일도
없었던거야. 나한테도 아무일 없었어. 지난일은
생각하지 말자.
세미 (발을 닦아주고 있는 동진을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보다가 동진의 얼굴에 손을 댄다)
동진 (고개 들어 세미를 보면)..
세미 (울지 않으려 애써 웃으며) 사랑해요.
동진 (눈가 붉어, 애써 웃으며) 내가 누구야?
세미 남자요.
 
동진 (희미하게 웃으며, 세미를 따뜻하게 보고는)
여기서 못살지도 몰라. 이 나라에서 사랑할 수
없다면 다른곳으로 가자. 사랑할 수 있는 곳에,
편견도 없고 선입견도 없는, 그런 곳. 거기서
너는 여자일뿐이고 나는 남자일 뿐이야.
가서는 죽을때까지, 사랑만 하자.
세미 (고마운, 동진의 머리를 싸안는다, 눈감고)
 
 
씬 3 여관방 (어두운)
 
누워있는 세미에게 동진, 이불을 덮어준다.
 
동진 눈 감어.
세미 (눈 감는다)
동진 눈 뜨지 말고 아침까지 자라.
세미 네.
동진 (세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나간다)
세미 (고개돌려 나가는 동전을 보고)
 
 
씬 4 여관+복도
 
동진, 조심스럽게 문 닫다가 뭔가 이상해 옆 방을 보면 장
어, 어깨에 배낭을 메고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장어는 동
진을 보지 못했다. 장어, 몸을 돌리다 동진과 마주친다.
 
장어 (동진 보고 흠칫하는)..
동진 (가라앉은) 어디가?
 
 
씬 5 문닫힌 길거리 상가 앞
 
동진, 장어 소주병(반쯤 찬)을 하나씩 손에 들고 있다.
 
동진 (장어 보며) 어디 갈려, 그랬어?
장어 (동진을 보지 못하고 말을 더듬는다)
친, 친구가요, 이, 이태원에서 나무를 심어요.
같이 심자고 해서..
동진 (장어보며) 이태원에 나무심는데가 있어? 거기
들이 있어, 밭이 있어, 산이 있어? 어디다가
나무를 심어?
장어 (버버대는) 그, 그게.. 그게..
동진 장어야.
장어 (고개 숙이고 작게) 네.. 네..
동진 (장어보며) 같이 가자.
장어 (동진을 보지 않고, 외면하는데 눈가 그렁한,
맘에 없는 말) 아, 아니요. 난 형, 싫어요.
세미도 싫고.. 같이 다니면 맨날 맞기만 하고,
밥도 잘 못 얻어먹고, 세미 신경질부리는것도
이젠 듣기 싫어요. (눈물 닦고)
동진 (그런 장어 보고있다가, 한숨 쉬고, 장어
보지않고) 난 야비하고 간사한 놈이야. 겁도
많지.
장어 (고개돌려, 동진을 보며)?
동진 (장어를 보지않고) 내가 만약 용기있는
놈이었다면 너흴 여기까지 오게하진 않았을
거야. (장어를 보며) 니가 도와줘야 돼. 내가
흔들릴 때, 또 다시 세미가 버겨워 버리고
싶을 때, 사랑은 그런게 아니라고 가르쳐 줄
사람이 필요해. 난 너만큼 세미를 사랑하지
않아. 감시자가 필요해.
장어 (고개 숙이고 동진의 말을 듣다가 눈물을
닦으며) 난 거추장스럽기만 할거예요. 귀찮기만
할거예요.
동진 (장어를 보며) 나쁜놈이 아니라면 처남을
거추장스럽게 생각하는 놈은 세상에 없어.
장어 (동진을 보면)?!
동진 넌 내 하나밖에 없는 처남이야.
장어 (눈가가 그렁해 작게 웃는) 정, 말요?
동진 (어렵게) 부모님께, 너희가 형제가 아니라고,
동두천 텍사촌이 고향이고, 배우지도 못하고,
부모님도 없다고 사실대로 말하지 못할지도
몰라. 잘나가는 집안이다. 친인척은 모두
외국나가 산다. 꾸며댈지도 몰라.
장어 ?
동진 이해해주겠니?
장어 (그 마음 알겠다, 고개 끄덕인다)
동진 (이해해주는게 고맙다, 술한모금 마시고)
세미를 선택한게 옳았다고 말해줄래?
장어 (작은 웃음짓고) 옳아요.
동진 고맙다. 난 그 말만 믿을거야. 건배하자. 울
모두를 위해서.
 
동진, 장어, 술병을 서로 부딪히고 한모금 마시고, 서로를
보고 씩 웃는다.
 
 
씬 6 성우의 집 전경
 
 
씬 7 성우의 방
 
성우, 영희의 팔을 베고 누워 있다.
 
영희 (천정만 보며, 손으로 성우 머릿결 만져주며)
오늘이 우리 모녀 마지막 밤이네.
성우 (눈가 그렁한채, 가만 있다)
영희 성우야, 너 지난번 엄마가 한말 서운했지?
성우 …
영희 엄마가 꽉 막힌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니가
사랑하는 사람 보지도 않고 무조건 안된다
그러니까 뭇사람들하고 똑같이 유부남이니까
무턱대고 안된다고 그러는줄 알지?
성우 (가만히 있다)
영희 그건 아니야. 총각을 만나면, 유부남을 만나는
것 보단 훨씬 좋은 이유가 많아서야. 그 많은
이유 중에서, 엄마가 세가지만 말해 줄까?
성우 (영희를 본다)
영희 첫번째, 엄마한테 당당히 보여줄 수 있다.
성우 (마음 아프다)
영희 두번째,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 남자의 아니,
아내 신경쓰지 않고 마냥 행복할 수 있다.
세번째, 세상앞에 당당할 수 있다.
성우 (눈물 나는)
영희 (성우를 안아준다)
성우 (영희에게 고개 묻고 더는 못참고 흐느껴
운다)
영희 (성우를 다독거리며) 넌, 잘 할거야,
누구딸인데, 잘할거야.
 
 
씬 8 성우의 집 전경 (낮)
 
 
씬 9 성우의 방
 
성우, 결혼식에 참석하기위해 화사한 옷을 입고, 책상앞에
앉아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고있다.
신호음가는.
초조한, 울고 싶은 마음이다.
 
성우 전화받어, 제발.. 제발..
 
 
씬 10 준희의 거실
 
텅 비어 있다.
전화벨만 요란히 울린다.
 
 
씬 11 성우의 방
 
책상에 앉아 전화를 들고 있다.
 
성우 (다급한 마음에, 괜히부르는) 준희야.. (하는데
신호음이 끊기고 털컥하는 소리 들리면 성우
급히) 여보세요. (하는데 응답기 돌아가는 소리
들린다. 준희, 은수의 밝은 목소리 들린다.
성우, 소리 다 듣고는 속상하고 난감하다.
가만히 핸드폰 들고있다가 파워 누르고,
심란하게 앉아있다)
영희 (E 거실쪽에서) 셩우야. 엄마 준비 다 했어.
성우 (영희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고) 어, 어, 엄마
나갈게, 잠깐만. (하고 심호흡한뒤 가방에
핸드폰을 넣고 잠그며, 왈칵 울어버릴것 같다,
참고, 짐짓 아무렇지 않게) 엄마, 가자. (하고
일어나고 문열고 나간다)
 
 
씬 12 성우의 거실
 
성우, 문닫고 돌아서는데 순간 놀란 얼굴이다.
카메라 돌면 영희, 너무나 화사하게 한복을 입고 부끄러운
듯이 고개 숙이고 서있다.
 
영희 (성우, 못보고)이상하지,
성우 (너무 놀라 감동한 얼굴로 손으로 입막고 울음
참으며, 웃음기 있는) 엄마..너무 이뻐다.
영희 (그제야 성우를 보며)괜찮어?
성우 (눈물 그렁한 얼굴로 고개만 끄덕인다. 울음을
참으려 입을 손으로 막고 있다. 그래도 애써
웃으려하는)
 
 
씬 13 아담한 호텔 전경
 
 
씬 14 결혼식장(작은 홀 안)
 
음악이 흐르는 성우의 시각으로 홀안을 본다.
성우, 기쁘지만 눈가는 그렁하다.
 
1. 영희,현철 케익의 불을 끄고 케익을 자른다. 성우와
현철의아들 내외 박수치며 앉아있고 한쪽에서는 폭죽을
터뜨린다.
 
2. 현철, 영희 술 잔 부딪히고 서로 팔을 엇갈려 술을
마신다.
 
3. 성우, 눈가 그렁해 영희의 모습을 보고 있다.
 
4. 현철, 영희의 손가락에 실반지 하나 끼워준다.
 
5. 성우, 아무도 모르게 고개 돌리고 눈물을 닦는다.
 
성우 (눈치껏 어색하게 자리를 피한다)
영희 (현철과 같이 웃고있으면서도 나가는 성우에게
눈길이 가 있다)
 
 
씬 15 호텔 복도
 
성우, 눈물을 참으며, 고개 숙이고 입가 틀어막고 화장실로
간다
 
 
씬 16 화장실 안
 
성우, 입을 틀어막고 운다.
그러다 문소리 들리면, 눈물 참고 괜히 수도꼭지를 트는데,
누군가 어깨에 손을 댄다.
고개들면 화장실 유리창에 영희 눈가 그렁해 서있다.
성우, 영희에게 미안한 맘 들어, 고개 숙이고.
 
성우 왜 나왔어요.
영희 (눈물 그렁한 얼굴로 아무말 못하고 성우
안는다)
성우 (눈물 참고, 영희품에 나와, 눈가 그렁해
장난처럼)엄마,첫날 밤 잘 치뤄요.
영희 (눈물 그렁해, 성우 머리 넘겨주며)밥 잘
챙겨먹구, 밤늦게 커피 마시지마, 문단속 잘
하고 자고.
성우 알어, 알어.
영희 (눈가 그렁해)성우야.
성우 엄마 울지마, 화장 번진다(하며 영희의 눈가를
만져준다)
영희 (눈가 만지는 성우의 손을 잡고 눈물이
그렁해) 엄마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성우 너야, 알지?
성우 (눈가 그렁해 영희를 보며 고개 끄덕인다)
영희 그럼 됐어. 엄마가 너 사랑하는거 알면 됐어
(안고 성우의 등을 다독이며)아이고, 이쁜
내딸(하는데 눈물 흐르는)
 
 
씬 17 호텔 앞
 
차 세워져 있다. 차안에 현철의 아들은 운전석에 앉아있고
영희,현철은 뒷자리에 타고 있다. 현철의 다른 아들 내외들
‘안녕히 다녀오세요’인사를 한다.
성우, 한쪽에 멀찌감치 서 있다.
아들내외 차문 닫고, 차 출발하면 손흔들고
 
 
씬 18 차 안
 
영희 (뒤돌아 성우 찾는다)
 
 
씬 19 호텔 앞
 
성우, 아들내외 인사해서 보내고, 영희차본다.
영희,눈물 참고 손흔들면 성우, 눈가 그렁해 손흔드는.
 
 
씬 20 달리는 영희의 차 안
 
영희, 우는 모습 안보이려, 창가보며, 손으로 입막고 작게
울고 있다.
 
현철 (운전하는 아들 눈치보고, 영희를 보며, 작게)
그만 울어라.
영희 (참는)알았어, 고만 울어(하고 이 앙다물어
눈물 참는)
 
 
씬 21 성우의 차 안
 
성우,눈물이 그렁해 눈물을 흘리며 운전해 간다 (F.0)
 
 
씬22 콘도 전경(물위에 있는, 고양리 유일레저 같은).낮
 
 
씬 23 콘도안
 
은수, 잠을 오래 잔 얼굴로 이불로 몸을 감싸고 소파에 앉
아 창밖의 물가를 보고 있다.
 
 
씬 24 콘도내 슈퍼
 
준희, 생수며, 담배며를 산다
 
 
씬 25 콘도 안
 
준희, 장 본것들을 들고 무심히 들어오다, 소파에 앉아 있는
은수를 본다.
 
은수 (준희를 돌아보며 작게 웃는다)
준히 깼구나.
 
시간 경과.
두사람 쇼파 마주 보고 앉아있는
 
은수 (물가를 보며, 무심히) 나 얼마나 잤어?
준희 (창쪽에 서서 밖을 보다, 그말에 은수 보며,
작은 미소) 너무 오래 자서 모르겠어.
은수 온지 얼마나 됐지?
준희 일주일.
은수 (준희보며) 나 잘 동안 뭐했어?
준희 (외면하며) 강가 봤어.
은수 (준희보며) 나 안보구?
준희 (은수보며, 맘 아픈 작은 미소짓고) 너도 보구.
은수 (창밖을 보며)먹구 자구, 먹구 자구.. 게으른
굼뱅이처럼(어이없는 웃음)나 되게
고단했나보다.
준희 (맘아픈)…
은수 여기, 우리 신혼여행때 갔던 그 오두막집하고
많이 닮았다.
준희 (강가를 보며) 그래.
은수 거기서, 수염 하얀 할아버지, 만났었는데
(준희보며)생각나?
준희 (안보고)응, 우리한테 풀화분 줬었잖아?
은수 맞어(생각하는)그 풀이름이 뭐였지?
준희 골든 레몬 타임.
은수 라벤다 아니야, 박하향이 났었던 거 같은데..
준희 (강가보며)골든 레몬 타임이었어. 그 동네에
많이 난다고..사랑이 우울해질때 다려먹으라
그랬어. 그 풀잎이 우울증에 약이 된댔잖아.
은수 (작게 고개 끄덕이며)맞어, 맞어 (그러다, 준희
보며) 근데, 그 꽃 어떻게 했지?
준희 (안보고) 시들었어
은수 (준희보고)왜, 시들었어?
준희 (안보고) 니가 물을 안줬어.
은수 (준희가 참 이쁘다고 생각하며, 보면서) 왜
안줬을까?
준희 (옛날 생각나는지, 눈가 붉어지며,강가만 보머)
그 풀잎이 무성해지면 정말 사랑이
우울해질지도 모른다고,일부러.
은수 (작게 웃으며,준희 안보고)잘못했다. 그때
물줄걸. 그럼, 이럴때 다려먹으면 좋았을텐데.
준희 (미안한 마음으로 안스럽게 은수 본다)
은주 (준희 그렁해 보며, 입가엔 엷은 미소 띤)
준희야, 넌 다 기억한다. 내가 잊은것도.
준희 (고개 떨구고, 눈물 그렁한)….
은수 (눈가 그렁해 애써 웃으며 준희보며)야. 이
바보야.. 넌 그 많은 걸 다 기억하고, 날
어떻게 잊을래 (하고 강가로 눈길 돌리는데
눈물 흐르는)
준희 (고개 들어, 은수 보는데 눈물 가득하다.
맘아픈)
은수 (흐르는 눈물 그대로 놔두고 어찌보면 편안한
얼굴이다)
 
 
씬 26 신문사 전경
 
 
씬 27 신무사안 부장의 자리
 
동진(자신에 찬, 입가에 작은 웃음까지 띤)과 부장, 얘기하
고 있다. 동진의 얼굴 상처 거의 아물었다.
 
동진 보내주세요.
부장 (걱정스런) ?
동진 박선배님 얘기들었습니다. 부인이 그쪽 생활에
적응을 못한다고, 들어오고 싶다고, 몇 번 귀국
신청했다면서요.
부장 그러긴 했어. 근데 거긴 자네 자리가 아니라,
초자자리야. 6개월이나, 1년차를 보낼려고
그래.
동진 ?
부장 초자들은 들어온다는 말을 안하거든. 한번
나가면 5년씩은 있어야 하는데 너처럼 결혼
적령기에 들어가면 결혼 때문에 나온다, 애
낳려 나온다. 도대체 업무파악이 제대로 되질
않어.
동진 5년 있겠습니다. 결혼해서 갈 거니까 결혼
한다고 나오는 일은 없을 겁니다.
부장 !
동진 아이는 안낳을거니까 그것 때문에 나올 일도
없구요.
부장 월급 달러 아닌거 알어?
동진 압니다.
부장 (동진 살피는 기색이다)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동진 (웃으며) 사랑해서요.
부장 ?
동진 보내주세요.
 
 
씬 28 동진의 자리
 
동진, 웃음 가득한 얼굴로 전화를 받고 있다.
 
동진 벌써 와 가있어? 난 좀 늦을텐데…
동료 (동진 옆에 걱정스레 와 앉는다)
동진 (동료에게 잠시 있으라는 손짓하고, 마저
전화하는) 알았어, 발에 불이 나게 갈께. 응,
기다려. (끊고, 웃으며 얼굴 굳어있는 동료
본다) 왜?
동료 상해 발령얘기했다며? 미쳤어? 옛날 말이지
지금은 거기 아무도 안갈려그래. 특파원팀 싹
없어지고 단독 플레이해야 되는데 힘들어서
어떻게 할려그러냐? 원화로 월급 받어서, 달러
생활? 관둬.
동진 (동료 보고 웃으며) 형, 자신있어, 할 수
있다구.
동료 (이상하다는듯) 뭐?
동진 (가방 들고, 일어서며) 여자를 좋아하게 되니까
자신이 생겨. 나 이런 모습 처음 봤지?
동료 (벙찐) ?
동진 앞으로 5년간은 못보게 될거야. (하며, 동료
어깨치고 기분 좋게 나간다)
동료 (나가는 동진을 어이없게 본다)
 
 
씬 29 동사무소 전경
 
동진, 웃으며 윗주머니를 만족스럽게 툭툭치며 나온다.
기분좋은 얼굴이다.
 
 
씬 30 길거리 리어커 꽃장사
 
동진, 가다가 꽃집을 스쳐지나간다. 다시 리어카로 간다.
 
주인 어서오세요.
동진 (기분 좋은 얼굴) 여자한테 결혼 신청할 때
무슨 꽃을 많이 씁니까?
 
 
씬 31 레스토랑 안
 
세미, 장어 앉아있다.
테이블을 보면 꽃과 봉투가 놓여있고 동진은 미소띤
얼굴로 세미를 보고 있다.
 
세미 (동진을 보면) ?
동진 봉투 열어봐.
세미 (조심스럽게 봉투를 집어, 열어서는 그 안에
종이를 펴본다)
 
<인서트>
혼인신고서(이동진,김여자의)
 
세미 (동진을 감동한듯 본다)
장어 (동진과 종이를 번갈아 보며) 형, 뭐야?
동진 (세미만 보며) 세미랑 나랑 결혼했다는 증명서.
장어 (궁금한) 나두 봐. (하고, 세미가 들고있는
증명서 본다, 좋다) 와!
세미 어떡할려그래요?
동진 (세미를 보다, 머리 긁으며, 여전히 웃으며)
어떡하긴, 결혼했으니까 사는 거지.
세미 부모님한테 말했어요?
동진 (가만히 차분한 얼굴로 세미를 보며) 너랑
장어 처지, 사실대론 말하지 않았어.
부모님들이 좋아하시게 거짓말 좀 했어.
세미 들통날거예요.
동진 (세미를 보며, 단호한) 외국으로 갈거야.
부모님이 너희일을 아실 때는, 내, 허물도
아시게 될거야. 나한테 올 여자는 너밖에
없다는 것도.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길은
돈많고 배운 여자랑 사는게 아니라 내가
행복하게 사는 거야. 그러시리라 믿어.
세미 (동진 안보고, 심란한) 장난같아요. 애들 같구…
동진 (세미 보고) 맞어. 애들같은 짓이야.
세미 (보면)
동진 애들처럼 살기로했어. 소꼽장난하듯이 편견도
선입견도 없이. 하지만, 아이들처럼 책임지지
못하고 도망가는 짓은 하지 않을거야. 믿고
따라와줘.
세미 (눈가 그렁하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장어 (좋다)
동진 우리 부모님들 날 잡아서, 여기서 만날거야.
니들 이런데 싫어하는 줄 알지만, 우리 부모님
생각해서 참아줘. 세미야.
세미 (본다)
동진 (장난스럽게 웃으며) 지난번처럼 깽판치면
안돼.
세미 (동진을 안보고, 조금 장난스레) 모르죠, 뭐.
장어 (동진에게) 약속했어요, 나랑. 그런 짓
안한다고, 형 앞에서 나쁜짓 안한다고.
(세미보며) 그지 세미야.
세미 (창피한) 그런데 이런데선 음식을 어떻게
시키는 줄도 모르고, 일하는 사람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장어 (웃으며) 난 안다요.
동진 어떻게 하면 되는데.
장어 스테이크 주세요, 그러면 되요.
동진 (웃으며) 맞았어. 그럼 웨이터가 물을거야.
웰던이냐, 미디움이냐? 그얘긴 고길 바짝
굴거냐, 들굴거냐, 그 소리거든. 그럼,
간단하게, 바짝 궈주세요, 그래. 또 포도주는
뭘로 드릴까요, 그러면 좋은걸로 주세요,
그러고. 또 웨이터를 부를 땐, (소리친다)
아저씨!
 
그때, 한쪽에 서있던 웨이터가 어디서 나는 소린가 싶어, 사
방을 두리번거린다.
 
동진 (자기가 한게 아닌것처럼, 고개 숙이고, 세미와
장어에게 속삭이듯) 봤지? (주입시키듯)
우리끼리 통하는 말은, 세상 모든 사람에게도
통하는 말이야. 자신 가져.
세미 (동진이 믿음직스럽다)
장어 (동진이 좋다)
동진 (환하게 웃는)
 
 
씬 32 준희의 집 전경
 
 
씬 33 준희의 거실
 
은수, 준희 소파에 앉아있다.
준희 옆에 은수의 가방이 놓여있다.
 
은수 (집을 둘러보며) 집이 낯설다.
준희 (가만히 있는다)
은수 (준희 보며, 어둡지 않게) 가방 좀 줄래?
준희 (은수에게 가방을 준다)
은수 (애써 웃으며 가방을 연다) 이 안에 뭐가
들었을까.
준희 (가만히 은수를 본다)
은수 (가방안에서 서류가 든 봉투 하나를 꺼내
준희쪽 탁자에 밀어놓는다)
준희 (순간 눈가 붉어지며 이 앙다물고 외면한다)
은수 니 도장만 찍으면 돼. 나는 벌써 찍었어.
(눈가 붉어지며, 짐짓 밝게) 작년에 니가 내
생일선물로 조각해 준 도장있지, 그게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다. (사이) 교회에서 목사님
앞에두고 성경책에 손 얹고, 살아있는 동안
너는 나만 사랑한다고 나는 너만 사랑한다고
맹세할 때, 난 신이 가장 무서운 존잰줄
알았어. 그런데… 아니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무서운 건 사람 마음이야. 신 앞에서
한 맹세도 마음 한 번 바꿔먹으니까 아무것도
아니잖아.
준희 (가만히 고개 숙이고 앉아있다, 맘이 너무
아프다)
은수 내일 오후에, 법원 가자.
준희 (눈가 그렁한)
은수 집은 병원 가기전에 미리 내놨어. 짐정리는
내가 할게.
준희 (고개 숙인 채로, 떨리는) 언니한테 갈거니?
은수 응. (하는데 피하고 싶은 마음이다) 피곤하다.
나 들어가서 잘래.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준희 (너무 맘이 아프다, 눈물 힘들게 참는)
 
이때 전화벨이 울린다.
준희, 받지 않는다.
응답기 돌아가고 잠시 후 끊긴다.
준희, 성운가 싶다.
응답기 돌려다시 틀면 지나간 메시지가 나온다.
 
응답 (메세지 1) 부동산입니다. 작자가 나섰습니다.
집을 봤으면 하는데, 연락 주세요. (메세지 2)
가만히 있다. 성우 숨소리 들린다. 끊기고
(메세지 3) 성우의 목소리, 망설이는 듯하다.
‘여보세요’하고 가만히 있다가 끊는 소리
들린다.
준희 (답답하다)
 
 
씬 34 침실
 
환하게 불이 켜있다.
준희, 문열고 들어온다.
들어와 보면 은수, 이불도 덮지 않은채 쭈그리고 불편하게
자고 있다.
준희, 그런 가만히 은수를 보다가 이불을 덮어준다.
창문의 커튼을 닫아주고 불을 끄고 나간다.
카메라 돌면 은수, 눈뜨고 무표정하게 있다.
 
 
씬 35 성우의 아파트 복도(밤)
 
성우, 평상복 차림으로 집에서 나와 뛰어간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초조하게 서 있다.
 
 
씬 36 아파트 입구
 
성우,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공원으로 달려간다.
 
 
씬 37 공원
 
준희, 벤치에 앉아있다.
성우, 뛰어와 멈춰서서 준희를 바라본다.
눈가 그렁하다. 반가운 마음이다.
시간 경과.
준희, 성우 벤치에 나란히 앉아있다.
성우, 준희를 걱정스럽게 보고 준희는 앞만 보며 마음 아픈
것 감추고 짐짓 태연하게 말한다.
 
준희 연락을 할 수가 없었어요. 일이 좀 있어서.
성우 (어색한)응…
준희 (성우를 보며 애써 웃는다) 회사, 안나가요?
성우 (어렵게 웃으며) 휴가냈어. 엄마가
결혼하셨거든.
준희 (처음 듣는 소리라는 듯 성우를 본다)?
성우 (준희 보지않고) 말 할 수가 없었어. 너도
바빴잖아.
준희 (성우가 안됐다) 혼자있기 괜찮아요?
성우 (거짓말이다)어, 괜찮아.
준희 (성우 보지않고) 곧 비자 나올거예요.
성우 (준희 보지않고)엄마랑 상의 못했어.
돌아오시면 말씀드릴께.
준희 (눈가 그렁해 성우를 보지않고)내가, 우유부단
하다고 생각하죠?
성우 (준희 보지않고) 지금 우유부단하지 않으면,
나쁜 사람이지.
준희 (마음 아프게 끄덕인다. 애써 웃지만 눈가가
그렁하다) 일찍 들어가봐야 해요.
성우 응.
준희 (외면하며, 생각없이 무심히 말한다) 아내가
많이 아파요.
성우 ?
 
그런 성우의 얼굴 위로 성우 맘속의 말 ‘아내…’
 
성우 (당황한 마음에 준희를 보다 외면하고, 떨리는)
그, 그래
 
 
씬 38 아파트 주차장
 
준희, 차 떠나고
성우, 가는 준희를 서글프게 바라보고 있다.
 
 
씬 39 성우의 집앞
 
성우,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생각많은 얼굴로 걸어가 열쇠로
문을 열려하는데
 
하숙 (E)성우야
성우 (돌아보면)
하숙 (하숙 한쪽 벽에 기대 서서 성우 안쓰러운 듯
보며 웃고 있다)
 
 
씬 40 성우의 집 주방
 
하숙, 성우 맥주를 마시고 있다.
성우, 서글프고 씁쓸하다.
하숙, 그런 성우를 걱정스럽게 본다.
 
하숙 성우야.
성우 (하숙 안보고) 준희 얘기라면 그만 해. 맘 안
변해.
하숙 오늘은 그 일 때문에 온거 아니야.
성우 (하숙 보면)?
하숙 어머니 시집보내고 너 혼자 이 집에 있을걸
생각하니까, 밥이 목으로 안 넘어가더라. 내가
무슨 위로가 되겠냐만 혼자 있는거 보단 날거
같아서 온거야.
성우 (가만히, 술 마시는)
하숙 집이 너무 넓다. 혼자 살기엔 너무 넓어.
성우 (무심히) 그래. 집이 너무 넓지, 혼자
살기에는…(그러다, 잠시 생각하고나서) 언니.
하숙 (본다)
성우 준희 왔다갔어.
하숙 (답답한 얼굴로 술 마신다)
성우 (하숙 안보고, 서글픈) 별 얘기 안하고…아내가
많이 아프다고 그러더라.
하숙 (보면)?
성우 (서글프게 웃으며)은수씨를 아내라고 부르는걸
처음 들은거 같애. (자기 생각에 빠져 하숙
안보고) 언제나 은수라고 불렀는데 오늘은 왜
아내라고 부르지?
하숙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듯)훗날이 어떻게 되든,
현재는 같이 사니까 그렇게 부르는 거겠지.
성우 (서글픈) 난 준희가 외롭게하지 않아서 좋았어.
상대에 대한 배려가 많은 애지. (서글픈 웃음)
걘 나냐 은수냐 선택하기 전엔, 그 때문에
괴로울 땐 날 외롭게 하지 않더니, 이제 나다,
그렇게 선택하고나서는 날 외롭게 만들어.
(눈가 그렁해지는) 아내가 아프다, 그렇게
말하면 나는 뭐라고 말해. 아내가 아프냐,
그렇게말해? 처음으로 내 생각을 하지않고
말을, 했어. 힘든가봐. 하지만 나도 힘든데 왜
그 생각을 못하지. 어려서..그럴까.
하숙 (성우 보고, 안스런)
성우 (입가에 서글픈 미소짓지만 눈가는 그렁하다)
어려서…
 
 
씬 41 성우의 베란다(어두운)
 
성우, 문틀에 기대 생각이 많다, 밤바람이 머리를 작게 날리

 
 
씬 42 준희의 거실
 
스탠드 불빛만 있다.
준희, 들어온다.
들어오다 보면 은수, 앉아있다.
 
은수 (창가를 보며) 밤바람 쐬고 왔어?
준희 왜 안잤어?
은수 (준희 보지않고) 요즘 밤바람 좋지?
준희 (소파에 앉아 고개 조금 숙이고)응.
은수 (준희 보며)침대에서 혼자 자려니까 잠이 안와.
니가 침대에서 자. 내가 작업실에서 잘께.
준희 (은수 안보고)그러자.
은수 (준희 보고)들어가.
준희 (은수 보고)힘들더라도 눈 붙여.
은수 알았어.
준희 (일어나 방으로 간다)
은수 (가만히, 고개 돌려 창가만 본다)
 
 
씬 43 침실
 
준희, 침대 맡에 앉아 생각이 많다.
전화기 눈에 들어온다.
가만히 전화기를 본다.
 
 
씬 44 성우의 거실
 
전화벨이 울린다.
베란다, 문에 기대 서 있던 성우, 천천히 걸어가 탁자위의
전화기를 든다.
 
성우 여보세요. (아무소리도 들리지않는다)
여보세요….준희니? (사이)여보세요?
은수 (E)저, 정은수예요.
성우 (난감한 얼굴이다)!
 
 
씬 45 준희의 거실
 
은수, 전화하고 있다.
 
은수 내일 좀 뵈으면 싶은데요.
성우 (E, 작게) 안 만나고 싶어요.
은수 (눈감았다 뜨며 심호흡하고) 드릴 말씀이
있어요.
성우 (E) 전화로 하시면 안되요?
은수 (서글픈 웃음짓고) 만나고 싶은데요.
 
 
씬 46 성우의 거실
 
탁자앞에 앉아, 심란한 얼굴로 메모를 하고 있다.
<인써트>-메모지
XX호텔 커피숍
 
성우 네, 알겠습니다. 오전 11시요, 네 그때
뵙겠습니다. (끊고 답답하다)
 
 
씬 47 준희의 거실
 
은수, 전화를 끊고 서글프게 고개를 돌리는데 눈가가
그렁하다.
 
 
씬 48 침실
 
은수, 문 열고 들어온다.
준희, 벽에 기대 앉은채
불편하게 자고 있다.
은수, 그런 준희를 보다가 침대로 가 이불 가져와 덮어준다.
이불을 덮어주고 나서 눈가 그렁해 서글픈 미소 짓고 준희
를 보며,
 
은수 (마음속의 말) 이 방에선 너도 나처럼
불편하게 자는구나. 니 뜻대로 됐는데 넌…뭐가
이렇게 불편한거니, 바보야…(F.O)
 
 
씬 49 호텔 전경, 낮
 
 
씬 50 화장실 안
 
성우, 손을 닦다가 거울을 보며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물기를 닦으며 마치 은수가 앞에 있는 듯 혼자 말한다.
 
성우 안녕하세요? (고개 젖고) 아니, 아니야.
(심호흡하고 거울 보며) 저는 아무 말씀도
드릴 수가 없네요. (다시 고개 젖고, 심호흡
하고, 거울보며) 그냥 얘기만 듣자, 얘기만
들어. 알았지, 주성우. (하고 옆에 있는 가방을
열어 립스틱을 꺼내 입술을 다시 바르며)
얘기만 듣는거야.
 
 
씬 51 커피숍 안
 
은수, 자리에 앉아 생각이 많다. 한숨 쉬고 물마시는데 느낌
이 이상해 보면 성우, 어색하게 서있다.
시간경과-
 
은수 (어렵게, 성우 보고) 저희, 오늘 법원 가요.
성우 (난감하고 답답하다. 피하고 싶어 은수를
외면한다)
은수 (성우 외면하고) 어차피 결정 내린 일, 빨리
처리하고 싶었는데 제가 아팠어요. 회복
시간이, 필요했어요.
성우 (고개 숙이고 가만히 있다)
은수 (눈가 그렁해 서글픈 미소짓고 성우 외면하고)
준희, 참 좋은 사람이예요. (맘아픈)
만약 주실장님이 아니었다면 전 포기할 맘
안냈을거예요.
성우 (외면하며 이 앙다무는데 눈가 그렁하다)
은수 (가방에서 쪽지를 꺼내 성우에게 내민다)
성우 (은수 본다) ?
은수 (성우 안보고) 언니집 주소예요. 그 곳에 가
있을거예요. 이런 부탁 실롄 줄은 아는데
(눈물 참고, 애써 웃으며) 두 사람 아이 낳면,
나 한번 보여 줄래요?
성우 (눈물 그렁해 본다) !
은수 (눈물 그렁하지만 애써 웃으며) 준희 아이가
어떤지, 꼭 보고 싶어요.
성우 (마음이 아프다, 외면하고)
은수 (성우 못보고) 시간 뺏어서 죄송합니다. 시간이
없어…먼저 나갈게요.(하고 나간다)
성우 (창가 보는데 마음이 아프다.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른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랫입술
깨물고, 마음 진정하려해도 눈물 주룩 흘린다)
 
 
씬 52 호텔 밖
 
은수, 서글픈 웃음지으며 눈가 그렁해 서는 커피숍 창가쪽
으로 걸어가는데, 카메라(여기부터 느린화면) 커피숍 창가쪽
으로 약간 틀면, 성우 커피숍 안에서 입틀어막고 이 앙다물
고, 우는 모습 보인다.
은수와 성우의 그런 모습 한화면에 걸리면서 엔딩.
 
(0510-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