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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501 / 2570 [등록일] 98년 05월 21일 21:17 Page : 1 / 4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411 건
[제 목] 너랑..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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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함이란 없다.
완벽한 사람은 없고 완벽한 결혼은 없고..
완벽한 사랑은 물론 있을수 없다.
틀어놓은 TV에서 나오는 드라마를 무심코 지켜보는것이 아니라.
그시간이 되면..기다려서 보는 드라마가 있다는건 분명 일상의
자잘한 기쁨이다.
행복이란게..기쁨이란게..별건가…
그저 내가..느끼고 받아들이는것에 따라서 달라질뿐이지..
완벽한 작가..완벽한 드라마..완벽한 연기자는 없다.
보고 난후의 느낌들은 사람들이 다 각각인것처럼
제 나름대로 받아들이면 되는것이다.
누구의 사랑이 더 아름답다고 말할수 있나..
누가 누구와 맺어져야한다고 말할수 있나..
누가 바르고 누가 틀렸다고 말할수 있나..
적어도 그들만큼이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말할 자격이 없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어느 누구도 타인의 무엇인가에 대해서..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할 자격이 없을지도 모른다..
난 누구의 사랑이 더 아름답다고도 말 못하겠고..
누가 누구와 맺어져야 한다고도 말 못하겠고..
누가 바르고 누가 틀렸다고도 말 못하겠다..
불륜이라서 않되고 결혼은 신성한 것이라서 깨어져서는 안되고
사랑하면 맺혀주어야 한다고도 말 못하겠다.
나는 그 세 사람이 하는 사랑중..어떤 것도 해보지 못했으니까..
그저 커다란 등 베개를 베고 무릎을 세워 올리고..
가만히..바라볼 수 있는 드라마가 있어서 좋다는 것밖에는 말 못하겠다.
여러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여러 모양의 사랑을 만나고
여러 생각의 다양성을 느끼고
여러 가치관의 차이를 발견하고
그리고..그만큼의 아픔들이 가슴저리게 손끝에 와서 잡힌다고 밖에는
말 못하겠다..
소리내어 우는 방법을 잘 모르는 나는..드라마가 끝날 쯤이면..
그저 눈이 좀 아플 뿐이라고 밖에는 말 못하겠다.
누가 오르고 그른지가 아니라 그저 세 사람 다 왜 그렇게 안스럽고
가슴아픈 사랑을 하는지 나도 가슴이 아프다고 밖에는 말 못하겠다..
어떤 결말을 내든 그건 내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면 그 모습이 어떻든…누구나 상처가 남기 마련이다.
남겨진 사람이나..떠난 사람이나…
어떤 한 사람을 나에게로 오게하기 위해 남겨질 또 다른 사람이
있음을 아는 사람이나…다 나름대로의 상처가 남겨진다.
그저 나는 느끼고..생각하고..지켜볼 뿐이다.
얼마 전 그 대사가 참 오래도록 내게 남았다.
출근길 버스에서도 ..은행번호표를 뽑아들고 뒤돌아 설 때도..
내 일상 속에서 오래도록..남았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말했듯이 그 대사에는..눈물이 났다..
너랑 살고싶다는..그대사….
사람이 때로는 같이 사는 가족조차도 지겹고 버겁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하긴..내자신조차도 스스로 감당않될 때도 많은데..
그건 당연한건가. 훗..
살고 싶다라니…그런 감정을 느끼는 성우가 부러웠다..
눈물이 날만큼..
나도 저 사람이랑..살고 싶다..그런 감정…
나도..살아가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랑을 하게 ..될까..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나에게도 그런..따듯한 마음이 생길까..
다음 주…가..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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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621 / 2570 [등록일] 98년 05월 29일 21:07 Page : 1 / 3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217 건
[제 목] 외롭게 하지 않아서..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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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게 하지 않아서 좋았어”
성우의 이 한마디가 날 아프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성우를 가슴아파하고 안스러워하고
가슴으로 따듯하게 안아준다.
나도 그렇다
나도 성우가 안스럽고 가슴이 아프고
못이루어진 성우의 사랑에 대해 아쉬움이 남지만
현명한 성우는 알고 있었으리라
지금은 죽을듯이 휘청거리지만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든 살아가게 되는것을…
준희가 외롭게 하지 않아서 좋았지만..
결국 사람은 혼자라는것을 알고 있었으리라..
성우는 외롭다.
성우는 쓸쓸하다.
성우는 사랑을 보내고 아프다.
성우는 스스로를 안아주며 마음을 다독인다.
하지만…성우는 잘 알고 있었으리라..
성우만 외롭고
성우만 쓸쓸하고
성우만 사랑을 보내고
성우만 스스로를 안아주면 살까…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가슴에 하나 둘씩 묻어 두며 사는 것을…
성우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으리라…
외롭게 하지 않아서 좋았어..라고 말하는 성우는
정말 ..외로웠을 것이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돈이..가장 큰 힘이 되듯이..
외로움에 지쳐있는 사람에게는 그 외로움을..
가만히 안아주는 따듯한 배려가…힘이 된다..
그리고 그..힘을 잃어가고 있다는걸..알았을 때는 곱절로 외로웠을 것이다.
그래도..성우는..사랑을 보내는 성우는…
너무 이쁘다..나는 성우가 이쁘다..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이곳이..
사람들의 많은 생각..많은 느낌들에 나는 행복했다.
다음주가..지나고..이곳이 거짓말같이..사라져버리면..
나는 어디 가서..이 자잘한 기쁨들을..얻을까..
오늘도…나는 거짓말근처에서..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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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664 / 2570 [등록일] 98년 06월 02일 00:19 Page : 1 / 4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469 건
[제 목] 성우는..그저..알았을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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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진드기가 있는건..흔한일이죠.. .
진드기는 물방울처럼 투명하기도 하고..겨자씨처럼..작기도 하죠.
그런데 이 진드기가 좋아하는 집은 꽃이 아니라..나방의 귀래요.
나방의 귀에서 분비되는 점액질을 먹고 산다나봐요
그러니가 이 진드기는 알에서 깨어나 꽃잎에 숨어있다가 나방이 꿀을 빨때
기어오르는 거예요 …
그 숫자가 얼마나 많은지 기절할 정도래요 .
그런데 아주 이상한 현상이 발견되기도 한데요..이상하게도
진드기는 나방의 한쪽 귀에만 몰려 있는다는군요.. 다른 한쪽 귀는 멀쩡하구요….
왠지 아시겠어요?
두쪽 다 막혀버리면 나방이 아무 소리도 못듣게 되어 박쥐한테 잡아 먹힌다는 거죠
그래서 한쪽 귀에만 모여드는 거래요
나방이 박쥐한테 잡아 먹히면 자기들도 박쥐 뱃속으로 들어가야 할테니까…
놀라운 일이지요 내장기관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미물이 생태계를
이해할 턱이 없겠지요 ..그러나 그것들은 그렇게 살아가요..
그저..살아가는 방법을..아는거겠죠..
사랑이 다시 온다고 해 줘라고..외치던..성우도..그저 알았을테죠..
준희를 보내야 하는 이유를..알았을테죠..
눈을 감고 귀를 담고..그렇게..다..막혀버리면..아무것도 보고 들을수 없게 되서
결국엔..그 안에 갇혀버리게 될 것을 알았을테죠..
그러면..그러면…그렇게 사랑했던 마음도..그 욕심에 묻혀버릴테니까..
그럼 너무 가슴이 아프니까…
많이 울었어요..
울음이 막 큰소리로 터져나오는..그런 울음 말구요..
모기향을 피어 놓은 것처럼..목이..너무 아프고..눈가가 ..흐려지고..
가슴이..내려 앉는 그런..느낌..그런 울음이었지요..
그냥 봤어요..
어떤 결말을 바라거나…어떤 세상의 잣대로도 재지 않고..
작가가..만들어 놓은..그 테두리안에서..그냥 봤어요..
내가..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그저..사랑을 보내고 울부짖는 성우를 따듯하게 안아주고.
그저..성우를 보낼수 밖에 없던.. 준희를.. 바라보고..
그저..눈물이 그렁하게 차오르는 은수를 다독이고..
그리고..
그리고..내 마음을…토닥이면서..가슴으로 봤어요
아니…저절로 가슴으로 보아지던걸요..
나..참 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세다라는 소릴 많이도 듣는 편인데도..
어때야 한다라고 내 생각을 내세울 수가 없었어요..
내가 그 세 사람중에서 적어도 한 사람이 가진 비슷한 사랑이라도 해봤다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을 뿐이었지요..
배종옥씨가 그랬다는군요..
저도 이 드라마를 하면서 사랑이 있다라고..믿을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사랑이 있다라는 말도..거짓말이고…없다라는 말도..거짓말일수도 있겠지요..
사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나도 사랑을 해야겠구나…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사랑이 있다는게 거짓말이든..없다는게 거짓말이든…
누군가를 잠시라도..외롭게 하지 않을 수 있고..
그리고 나도..위로를 받을수 있는..그런 사랑을 해야겠구나..싶었어요..
어른이 되어야겠구나..하는 생각도..들었어요.
마지막 회가.남은..화요일..
마음 단단히 먹고…볼려구요..
편안하게..그 세 사람을..보내줄려고 해요..
만나서..반가웠다고..
만나서..즐거웠다고..
만나서..행복했다고..
그리고..가슴아팠다고…
쉽게..잠이 올껏 같지 않지만… 출근하려면..자야죠..
내일…봐요…
성우..준희..은수…
세 사람.모두..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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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720 / 2570 [등록일] 98년 06월 02일 23:51 Page : 1 / 3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234 건
[제 목] 이젠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 되어버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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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탈떄만 해도 괜찮았는데..언뜻 바라본 불빛 가득한 거리로
우산을 하나 둘씩 펴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어쩌면 저렇게도 고집스럽게..우산을 펴들고 가는걸까요..
적어도 그 우산만큼의 공간은..다른 사람이 침범할수 없는
나만의 공간이다..싶은걸까요.
어쩌면..살아오면서 저절로 만들어진..삶의 테두리일지도 모르겠어요
그 테두리안으로 누군가를 받아 들인다는건 분명..
쉬운것은 아닐텐데..
그 테두리안으로 준희를..받아들이고..
그리고..이제 그..테두리밖으로 다시금 준희를 보내려는..
성우가 생각이 났습니다..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들고..버스에서 폴짝 뛰어내려 걸었습니다.
우산에 빗방울들이 대롱대롱 맻히는걸 느끼면서 신호등을 기다려
그 넓은 도로를 가로질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현관문 앞에 서서 분홍빛 우산을 털었더니..
초여름의 손님들이 우수수 달려갑니다.
아침 출근길에 창문을 조금 열어놓고 갔는데도..방문을 열고 들어서니
방 구석구석에 숨어있던 빗방울들이 부산스레 후다닥 몸을 숨기면서
하루를 잘 살아내서 참 잘했다라는 따듯함이 가득 배인
눈망울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겨우 큰맘먹고 길렀던 어깨길이의 단발..귀부분까지 길었던..앞머리를
정말이지 어울리지 않게..고등학생같이 싹뚝 잘라버린
거울속의 내 모습이 너무도 어색하고..낯설기만 합니다.
오늘..성우..준희..은수의 달라진 머리모습을 보았습니다.
평범한 단발을 조금은 짧고 여성스럽게 바꾼 성우..
수염을 깍고 머리모양이 정돈된…..깔금해진 준희
더 어려보이고 해맑아 보이는 ..은수..
시간의 흐름을..말하는거겠지요..
사람의 겉모습이 변하면..마음도 변하는걸까요.
엉성하던..한계이던..
실망했던…어쩔수 없는..현실이던..
거짓말은..이제 끝났습니다.
나머지는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 되겠군요
그동안 주체할수 없었던 감정의 넘침과
가슴저림과..
자잘한 기쁨들과…
아쉽게 했던 조금의 불만들까지..
남겨진 사람들이 수습하고 정리하고..
그리고 ..가슴 한켠에 묻어두어야 하는..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 되어버렸군요….
주현씨와..윤여정씨의..은빛사랑..
동진..세미..장어의 물빛사랑도..아름다웠습니다.
성우나 은수나 준희만큼..내 마음을 끌지는 못했어도
그들의 사랑도 아름다웠음을..말하고 싶습니다.
너무도 하고싶은 말은 많은데..
아껴둘래요..이제는..
모두들….만나서 반가웠고..행복했고..슬펐고..
그리고 사랑한다고..말하고 싶습니다..
다들……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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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856 / 2570 [등록일] 98년 06월 12일 19:38 Page : 1 / 3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156 건
[제 목] 작은 바다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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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내에 일이 있어서 나갔다 왔습니다.
금요일이라서 그런가요.. 어스름이 조금씩 거리에 내릴 차비를 하고 있는 시간..
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면서 지나갑니다.
사람은 옆구리에 시장기같은 외로움이 있어야..인생을 좀더 진지하게
볼수있다고 하시던 법정스님의 글이 떠오릅니다..
시장기같은 외로움이라..
요즘들어 마음에 남아서 제 자리를 맴도는 말들이..많아졌습니다.
드라마를 보면..또 그렇구요..
예전엔 서울의 달에서 한석규씨가 맡았던 홍식이의
“누구나 가슴에 제비한마리를 키우고(품고) 산다”라던 대사를
마치 제비처럼 가슴에 품고 지냈었습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나라는 물음처럼..
나는 내 삶에서 어떤 제비를 키우면서 살아야 하나..늘 질문을 던지곤 했었습니다..
근데..생각해보니..늘 질문만 던진것..같군요…후후..
거짓말은..말할것도..없지요..
너랑 살고싶다라던..성우의 절절한 마음..
그렇게 다 기억하고 어떻게 나를 잊을래라던 은수의 그 눈빛..
사랑은 계절같은거야…..다시 오는거야라던..나도 믿고싶은 말..
나를 닮은 마음의 쌍둥이가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거냐던 주현씨의 넉넉한 마음..
언니..나는 걔를 닮고싶었는데…걔가..나를 닮아가더라..라던..성우의 마음이..
그대로 가슴에 와 박혀서..숨을 쉴수가 없었습니다..
닮아간다는건..사랑하는 사람이 서로를 닮아간다는건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하고 기뻐해야할인데도..
그게 기쁘기보다는 가슴 아프고..눈물이 난다는건..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는 말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우같이 늘 싸우듯이(준희도 그렇게 말했었지요..) 삶을 살아가는 사람..
싸워서 이겨내야 하듯이 살아가는 성우를 ..나는 알았습니다.
닮는다는건..무엇인지..
시장기같은 외로움이라는게 어떤건지..
내가 어떤 제비를 가슴에 키우면서 살아야 하는건지..
설명할수는 없어도..나는..그냥 알겠습니다.
이젠 다는 몰라도..아주 조금은 알아야 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인디안들에게서 사랑한다라는 말은 이해한다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사랑해서 결혼하는게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처럼..
사랑하지 않으면 이혼하는것도 자연스러울수 있는거라고도 했습니다
(이주향의 나는 가볍게 살고싶다중..)
그럼..그 책임없는 행동은??
애들은??
그러면..사회적인 도덕은??
마음 여기저기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수많은 말들을
순서없이 자꾸만 내뱉지 않으면..견딜수 없는맘..
엊그저께도..어제도 오늘도..이렇게 다녀갑니다..
마음에..작은 바다가 생겼음에..감사하고 있습니다..
P.S하이텔에..저희 모임을 소개하고 왔습니다 짤막하게..
너무도 자랑하고 싶었거든요..새 신발을 산 어린애먀냥..
거긴 그런거..없지??? 여긴..있다라고..풋..
하이텔엔 거짓말의 독립적인 방이 없더라구요
그래서..소개하고 함께 할수 있으면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물론..제가 이 모임을 이끌어 가는 사람은 아니지만..
거짓말때문에 가슴저려본사람이라면…
혼자서는 그 마음을 다독이지 못할껏 같아서..그래서 그랬습니다.
그래서..그랬는데…괜찮죠??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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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875 / 2570 [등록일] 98년 06월 13일 13:31 Page : 1 / 1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161 건
[제 목] 도대체 누구 허락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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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누구 허락들을 받구..
이렇게들..좋은 사람들만 모인거예요??
너무 감사하고 마음이 훈훈해져서..화로를 가슴한켠에
안고있는것 기분이 왜 새록새록..쌓이게..만드는건지..
그래서..눈물이..날만큼
작은 기쁨이 다독다독 쌓이게 만드는건지..
그런 것들이 내가 그렇게 해야지 알고있다고 되는건..아닌건데..
도대체..누구 허락받고 이렇게들..따듯한 마음들을 가진건데요??
그냥..세분..그리고 나머지 식구들이 너무 좋구..
또 좋아서..
자꾸 웃음이..입가에 배여져 나와요..
좋다..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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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1012 / 2570 [등록일] 98년 06월 19일 20:15 Page : 1 / 3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122 건
[제 목] 내가 여자라서 좋은이유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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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노부부가 살았습니다.
자식들은 다 도시로….결혼을 .. 공부를.. 하러가고
조그만한 마을에서 두분이 오손도손 사셨더랬지요.
어느날 자식들이 돈을 모아서 두분에게 전화를 한대 놔드렸습니다.
교환이 있던시절…
할아버지는 전화를 걸면 자식들..손주들 목소리를 들을수 있는것이 너무 신기해서..
자주 전화를 걸었고 할머니는 전화세가 많이 나온다고.타박..하셨고…
그러면서..할머니는 전화한번…거시지 않으셨지요.
그러던 어느날…할아버지가 주무시다..잠을 꺠셨습니다.
어둠속을 헤치고 보니까 할머니가 전화기옆에 앉으셔서
한참을 전화를 쳐다보시더니 전화기를 드시는거였습니다.
그리고는 교환에게 떨리는 목소리로..말씀하셨겠죠..
“교환입니다. “
“저기…정말로 무쟈게 멀리있는 사람하구두… 통화할수 있남유?”
“네 할머니 그러실수 있어요 어디로 연결해드릴까요”
라고 교환이 물었겠죠..
그러니까..할머니가 울먹울먹 하시면서.. 흐느끼시더니
가슴속으로 토해내는 말씀이..
“그럼 20년전에 돌아가신 울엄니를 바꿔줘유…
내 평생 한번도 잘해드리지 못한 울엄니를 바꿔주유..”
그러면서…막 우시더라고…
목놓아…막 우시더라고..
…..
….
소리내어 우는법을 잘 모르는 저는 목놓아 울지는 못했지만..
이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너무도 저렸습니다..
오히려 엄마를 걱정해야할 나이가(?) 되었으면서도
갑자기 엄마 목소리가 얼마나 듣고 싶던지..눈물이 다 났었습니다.
거짓말을 보면서…성우와 그 엄마와의 사랑도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내가 여자라서 이게 좋구나라고
가장 가슴깊게 느낄수 있었던게..엄마와 친구가 될수있다는거였습니다.
여자와 여자로서..서로를 대할수 있는 날들이
점점 늘었가더군요.
앞으로는 더하겠지요..
가슴으로 엄마를 한번 안아드려야겠다..생각이 듭니다..
정말..잘해야겠다..생각이 듭니다..
나중에 후회하기전에…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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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1035 / 2570 [등록일] 98년 06월 21일 01:34 Page : 1 / 4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135 건
[제 목] 사람사는일이..눈물나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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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바로옆 골목에 닭갈비집이 들어섰을때는
이런 주택가 골목에까지 음식점이 생긴다는게 뜻밖이기도 하고
과연 장사가 잘 될까 싶은 괜한 걱정에
그 가게를 오갈적마다 한번씩 쳐다보게 되곤 했었습니다.
일층에 자리를 잡고서
그리 클것같지 않은 평수에
밖에서는 들여다 볼수없는 유리너머로
하얗게 피어오르는 담배연기들..
가끔은 와작지껄한 웃음소리..
그리고 왠지 닭갈비집과는 어울릴껏 같지않은 자동문…..
그래도 장사가 되긴 하나보다라는 안도감이 드는건
왜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그 닭갈비집에 갈일이 생겼습니다.
마침 만나기로 한 친구가 닭갈비가 먹고 싶다고 해서
나오기 귀찮아 제 집근처로 부른다는 친구의 구박을 받으면서도
집에서 커피를 타준다는등..
내가 저녁을 사겠다는등..
갖가지 유혹(?)으로 친구를 그곳까지 오게끔 만들었거든요
너 거기 맛없기만 해봐 라는 친구의 협박…
괜히 긴장하던 나..
자동문이 부드럽게 열리고
순간적으로 우리를 향해 쏳아지던 많은 눈들은
금새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가고
친구와 저는 적당한 자리를 찾아서 앉았습니다.
생각했던것보다 큰듯한 내부..
적당하게 식당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
술을 한잔씩 걸쳐서 그런가..
편안하기도 하고..무언가 투닥거리기도하고..
사람사는 냄새들..
그리고 모습들..
음식맛은..괜찮았고
우리는 소주를 한병시켜서 겨우 몇잔을 둘이서 나눠마시곤
서로 마주보면서 자꾸 웃었고
배가 부르다고 ..더는 못먹겠다고 하면서도
결국은 밥까지 비벼서 (조금 누른밥이 맛있다는 핑계로) 다 먹었습니다.
유난히 사람좋아 보이는 아저씨의 웃음어린 얼굴도
참 기분을 즐겁게 해주더군요
그리고 나서..몇번 그곳을 갔었습니다.
아니 사실은 어제도 갔다왔습니다…풋..
여전히 사람좋게 웃는 아저씨..
변함없는 분위기..
하지만 예전보단 늘어난 자리들의 술병들이
삶의 고단한 모습들을 대변하고 있는듯 했습니다.
그냥 내가 편하게 갈수있는곳이 있다는건
참 좋은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난히 음식맛이 좋지 않아도
특별히 친절하게 하지 않아도
유명한 무언가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냥 편하고 마음이 가는
그런 곳..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삶의 이야기들을 쏳아놓고 가겠지요.
그렇게 쏳아낸 이야기들을 닭갈비와 함께 익히고 볶고..
동치미를 시원하게 마시고 술잔을 나누면서..
그렇게들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겠지요 ..
그냥 사람사는일이..참 눈물나는 일인것 같습니다. ..
그렇게 다독이는면서 살아야 하는것 같습니다.
이렇게 눈물나는 마음을 달랠수 있고..
주고싶은 마음을 나눌수 있고..
서로의 느낌들을 공유할수 있고..
그렇게 아쉬운 마음들을 다독일수 있는 곳이…
또 이렇게 생겨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집 옆골목 닭갈비집 아저씨가 그 사람좋은 웃음을 잃지 않듯이..
우리 거짓말 가족들의 따듯한 마음도..
정말..오래도록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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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1123 / 2570 [등록일] 98년 06월 24일 22:21 Page : 1 / 6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95 건
[제 목] 이렇게 오늘하루를 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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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된 친구를 정말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중학교 친구가. 가장 오래된 친구라고 할수있는 저에게
그 시절을 이야기할땐 절대로 빠질수 없는 그런 친구였습니다.
코스모스 피는 길을 따라서 손을 잡고 등교를 했고..
한사람이 무슨 일이 있으면.. 끝까지 기다려서..
운동장 저 너머로 해가 뉘역뉘역 질때.. 그 노을빛을 가슴에 담고..
그 넓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하교를 했습니다.
서로 보낸 쪽지며 편지는 얼마나 많았는지….
그시절엔 왜 그렇게 하고싶은 가슴속 이야기들이 많았는지 모릅니다.
그런..친구였는데 고등학교를 다른 곳으로 진학하고
다른동으로 이사하면서 언제부터인가..연락이 뜸해지더니
끊겼다가 또..연락이 되었다가를 반복했습니다.
가끔씩 봐도 언제나 반가웠습니다.
어릴적 친구..라는 편안함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우린 둘다..그 시절을 많이도 힘겨워하면서 보냈고..
나이가..들면.. 괜찮아지겠지..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으로
서로를 다독이면서 보냈기 때문에 생긴 동질감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좀더 들고..조금씩 세상을 배워가면서
늘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힘이 되어주곤 했습니다.
저에 비해서..너무 맑고 여린 친구였습니다.
이 세상에 더이상 상처받지 않게 누군가가 지켜주어야할만큼..
서러움을 안고사는 친구였습니다..
그러던 그친구를 지켜줄 사람이..생겼습니다.
그사람 좋은남자이므로..저도..기뻤습니다..
며칠전 그 친구가 저의 집에서 자고갔습니다..
그 사람 이야기를 하는 친구의 눈은 빛나고 있었습니다.
저도 좋았습니다. 그친군 그런 든든한 사람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새벽 2시가 넘도록 수다를 재잘재잘..떠들고.
아침에 눈을 뜨니 친군 벌써 출근을 하고 없었습니다.
제 머리맡에 작은 편지 한장을 놓고..그냥 갔습니다.
TO..친구야..보렴..
곤하게 자는게 미안해서..그냥간다.. 나 아침 원래 않먹으니까..괜찮아.
그리고 어제 늦게 와서 미안.. 너 섭섭하지? 내가 남자생겼다고.
친구한테 소홀해지는구나 나 많이 외롭고 힘들었던거.. 너 알지.
네가 가장 많이 알잖니.
아마도 넌 기억못할꺼야..하지만 네가 나에게 했던말.
나 지금도 늘 가슴에 품고사는거 너모르지.
너 나한테 그 말 참 여러번 자주했었어. 무슨말인지 궁금하다구??
바로 그말이었어….
“우리집으로..와.. 정숙아….우리집..으로..와”
너 정말 그말 자주했다.
정숙아 오늘 우리집와서 자고가..
정숙아..집에 들어가기 싫으면 딴데가서 자지말고 우리집에서 자고가.
정숙아..너 배고프면 우리집에 와서 밥먹고 가..
정숙아..집에서 공부않되면 우리집에서 공부하고 가..
편안히..집에 있을수 없었던 나를 너는 혹시나 내가 딴곳에서 방황할까봐서
걱정이었지 너 며칠전에 남긴 음성에도 그말 했어.
“정숙아. 집에서 혼자 자기 싫으면 우리집에서 자고가라..”
우리집으로와… 나에게 너의 그 말은 바로 너에게로 오라는말이었어
난 참 많이 힘이되었단다.
난 힘들때도 갈때가 있다..난 현미한테 가면 된다 생각 하면서 위로받았어..
그말이 나에게 가장 큰 힘이었어.
나같은 사람에게도 외롭고 힘들면 언제라도
오라고 말해주는 친구가 있다는게 너무 행복이었단다..
네가 나만 보면 입에 달고살았던 배고플때 오라는말도
난 사랑이 배고플때..사람이 배고플땐 네게로오라는 말이었단다.
늘 너를 생각하면 사람이 더이상 그립지 않았었어.
그사람…처음 만나고….자꾸 만나고..그리고 사랑을 하게되면서..
그 이야기를 했었어. 그사람…나에게 청혼을 뭐라고 했는지 아니?
바로..이렇게 말했단다…
나를 안아주면서…이렇게 말했단다.
“정숙아..너 우리집으로 와라…우리집에서 살자.
잠시 놀러 왔다가..시간이 늦으면 가는 집이 아니라..
오자마자..편안옷으로 갈아입고 냉장고에서 시원한물부터 꺼내서
한잔 마실수 있는 우리집으로 와라…”
그사람은 우리집으로 오라는 말이 나에겐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았던거야..
내가 그사람 청혼을 받아들였던것도..그런 따듯함때문이었어..
현미야 넌 영원한 내 집이야. 난 그런 집이 마음의 집이…사랑의 집이..
두개나 있으니..너무도 행복한 사람이야…
나도 이젠 너에게 말하고 싶다..
힘들고 외로울땐 우리집으로 오렴… 나에게로..와….
그리고..나와 같이 또 하나의 집을..만나길 진심으로 바래..
점심 맛있게 먹고..또 연락하자..안녕….
출근 준비할 생각도 못하고 눈물이 났습니다….
사람에게 서로 힘이 되어준다는게 정말 큰게 중요한게 아니라
이런 작은 마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말한마디로 위안받고 힘이되고
그마음을..또 잊지않고 간직해주는 그 친구가 정말 감사했습니다.
또 그 친구의 마음을 늘 따듯하게 바라봐준 친구의 좋은사람에게도
감사했습니다.
집이라말..집이라는장소..집이라는의미..
마음편히 머물수 있는곳..
괜시리…성우가 또 생각이 납니다..아뇨..사실은 늘상 생각이 납니다..
요즘은 무엇이던지..거짓말을 연상시키고 연결이 됩니다..후후..
성우게게 준희는 따듯한 집이었겠지요..
비록..오자마자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부터
꺼내서 한잔 마실수 있는 오래도록 머물수있는 집은 아니었지만.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을수는 있는 집이었겠지요..
어쩌면..우리의 삶은 집을 찾아 헤매는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집의 모양새들은 다들 사람만큼이나 제각각이겠지요..
늘상..무언가를 하나라도 단정적으로 말하지는 못하고..
질문만 던지는 저는 이제는 무언가 그 해답을
희미하게나마..말할수 있는 깊이를 가져야 겠습니다.
오늘도 성우가 제 앞에서..손짓을 하며 웃습니다.
오늘도 골목어귀에서 준희와 어깨를 부딫칩니다.
오늘도 은수가 제 하루에 빛이 됩니다.
오늘도…저는 성우와 마주보며 웃고..
오늘도…저는 준희와 어깨를 부딫치며 마음을 다독이고..
오늘도…저는 은수가 주는 빛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이렇게 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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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1127 / 2570 [등록일] 98년 06월 24일 23:13 Page : 1 / 2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115 건
[제 목] 설레임으로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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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무엇들이 저를 이곳에 이렇게 목매게 만드는지 모르겠어요..
분명한건..나날이 혼자 배시시 웃는 횟수가
늘어만 가다는거..
요즘들어 제 얼굴이 이렇게까지 불만스러웠던적이 없었던것 같아요.
지금보다 훨씬 더 어릴때도..(지금도..어리다고..할수있지만..)
이쁘게 보이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적에도..
이렇게 작고 평범한 여자라는게 불만인적은 없었는데..후후..
은수반만큼이라도 이쁘고 여성스럽지 못한것이..
성우반만큼이라도 당당하고 따듯하지 못한것이..
준희반만큼이라도 섬세하고 부드럽지 못한것이..
너무도 부끄럽지만..
너무도 작고 너무도 평범한 모습이 또 너무도 불만스러워지지만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다는 말을 들을때마다 또 불만스러워지지만
그런 걱정스러움보다는
저를 자꾸만 채근하는 설레임들을 어째지 못하겠네요..
풀어내고 싶은 가슴속 그리움들을 어째지 못하겠네요..
어떤사람들일까…어떤 느낌일까..
혹시나 서로 가지고 있던 여러가지 느낌들을
오히려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것도 사실이지만..
따듯할꺼라고 믿어요..
비록 서로 상상했던 느낌들이 좀 다르거나..
철저하게 준비된 조금은 차가운 안정감이 없더라도
우리들이 서로 이미 나누어가진 눈빛과 공유된 느낌으로
서로를 따듯하게 안아줄꺼라고..믿어요..
그날을..자꾸만..배시시 웃으면서..
설레임으로 기다립니다..
근데요..
아무리..그래두..그 날이 오기전에
이마에 난 여러개 뽀두락지 중에서..두개라도
없어졌으면..좋겠어요…세개도..아니구..두개..^^;
욕심도 아닌데..정말 없어졌으면 좋겠다….^^
정말..그랬으면..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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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1142 / 2570 [등록일] 98년 06월 25일 21:52 Page : 1 / 3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125 건
[제 목] 상처받은..사람은..상처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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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직장의료보험조합에 다녀왔습니다.
의료보험카드에 6개월에 한번씩 붙이는 검인스티거를 받으러 갔었지요.
검인신청서를 작성는데…하나씩 가지고 있는 의료보험카드말고..
원격지증이라게 있었어요.
검인스티커를 받아들고..돌아오는 차안에서..자꾸만 생각이 나데요..
원격지증이라…
한사람밑으로 다른 가족들이 올라가있지만..따로 사는경우에
발급되는거…라는걸 알고있었는데…
뭐 새삼스러울껏도 없었는데..자꾸만 생각이 났어요.
두개의 의료보험카드지만..사실은 하나라는거..
그게 자꾸만 마음을 가만히 흔들데요..
사랑도 그래야겠다..생각이 들었어요..
두사람이지만…마음은 한사람이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곳에 있든..무엇을 하든..
지금 진행중이든…이별을 했든..
서로 나누어가진 무언가가 있어야한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빛바랜 추억이든…가슴아팠던 상처이든..
서로 어깨를 두드려주던 그 손길이든..
지친 가슴을 안아주던 그 따듯한 품이든..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아쉬움이든..
서로 나눈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우의 그 말이 생각이 났어요…
결국은 또 성우에게로 돌아오고 마는군요…어쩔수 없네요..저도.
“나도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공정한 댓가가 오가는 공정한 세상 같은거..
상처준 사람은 상처받기..상처받은 사람은 상처낫기..
뭐..그런세상..”
저도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물론 상처준 사람은 상처받기같은 바람은
상처받은 가슴을 가져본 사람만이 말할수 있는거..
그런걸 바란다는것 자체가..이미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앙금처럼 남아있다는말..
가슴아퍼서..그런건..싫어요..
상처받는 사람은 상처낫기..이건..정말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요
상처받는 사람은..상처낫기..
사랑잃은 사람은 사랑찿기..
가슴아픈 사람은 치유되기..
울어본.. 사람은 웃을수있기..
기다리는 사람은 만나기..
보고싶은 사람은 볼수있기..
그리운 사람은 안아보기..
보내본 사람은 찾아오기..
그런 공정한 세상이 되었으면..저도 좋겠어요..
그말을 하던 성우를 안스럽게 바라보던 준희의 눈빛도…떠올라요..
준희는 성우의 그 상처를 낫게해주고 싶었을꺼예요..
상처받은 사람은 상처낫기같은 공정한 세상을 가슴아프게 그리던..
성우를 얼마나 안아주고 싶었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되는군요..
하루종일 비가 흩뿌려지는 맑은고을에서..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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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1413 / 2570 [등록일] 98년 07월 09일 22:01 Page : 1 / 4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78 건
[제 목] 가끔은 내버려두는것도..한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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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언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버스안에서도 눈에 와닺는 모든것들을…
오가는 사람들 얼굴을..
손에 잡히는 모든것들을..
그리고..그중에서도..제 자신을 특히나..더 말이죠..
하지만..그 시선이 뭐라고 할까..
거울속의 내 모습처럼 가깝다(?)라는 느낌보다는
음…
마치 옷가게안에서 자기모습이 다 보이는지도 모르고..
옷을 구경하고..머리도..매만지고..옆모습도 한번 비쳐보고..
가버리는 그런 모르는 사람을 바라보는 느낌이라고 해야겠습니다.
그 시선이..담담하다고 말하는게..가장 적당할껏 같습니다.
담담해요….내 자신에 대한 어떤 극적인 느낌이 없이..
담담합니다..
그다지 좋은일이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지금은 그냥..내버려두려고 합니다..
그렇다고…방구석에 내팽켜치는게 아니라..
가끔은..어깨를 두드려고 가슴으로 안아 주면서..내버려두려고 합니다.
그것도 한 방법인것 같거든요..너무 길면 않되겠지만…
때로는 너무나 자주 이렇게 물끄러미..바라보기만 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항상 질문만 던지는 저는..
또..항상 바라보기만 하는 너무 담담한 일을 반복하기만 하는게
아닌가 싶어서..가슴 한켠에 바람이 불기도 하지만
제가 할수있는건..그것밖에 없음도 잘아니까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서 수다를 떨고..
오늘부터 하려던 다이어트를 내일부터 해야겠다 생각하며
원없이..저녁도 먹고.시내를 가로질러..
친구를 버스에 태워 보내고..돌아왔습니다.
시장에서 천원에 다섯개하는 자두를 삼천원어치 사들고..
그 자두가 든 까만봉지가 손에서 흔들릴때마다..
같이 흔들리는 내 마음을..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걸을때마다 또각또각 울리는 구두소리가
내 마음속에서 울려퍼지는것을 담담하게 바라보면서..
가끔 그랬듯이 잘열리지 않는 대문을..
열쇠를 이리저리..돌려가며 힘을 쓸때마다
세상을 향해 잘 열려지는 않는 또다른 내마음에
왈칵..솟아오르는..마음을 토닥였습니다
거울속에 내모습…
참 고집스럽구나..왜 저런 고집센 얼굴을 하고 있나..잘모르겠습니다.
아무도 나에게 상처를 줄려고 하는 사람은 없는데..
니들이 아무리 그렇게 해봐라..내가어디 마음상할줄 알구?
지레 겁먹고..열심히 성벽을 쌓은 얼굴을 하고 있나..잘 모르겠습니다.
특별히..속상한일?
특별히..힘든일?
특별히..가슴아픈일?
특별히..목이 꽉..메이는일?
정말..특별한 ..그런일도 없는데..
어쩜..나도 그렇게 성우처럼 세상에 온통 화난얼굴을 하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나 지금 힘들다..나 지금 이렇게 외롭다라고 광고하고
다니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그런 나를 따듯하게 바라봐주는 준희가 있다면..
그런 얼굴을 한 보람이 있지 않을까..하는 정말이지
철딱서니 없는 생각을 심각하게 하고있는..저는..
정말이지..그저 철이 좀 들때까지..담담하게 내버려둬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잘살아야겠다…
정말 잘살아야겠다…생각합니다..
우리 거짓말 식구들..
다들.잘살고있는거죠?
맑은고을에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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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1841 / 2570 [등록일] 98년 08월 24일 01:15 Page : 1 / 3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62 건
[제 목] 나만..외롭나..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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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런날..이었다
아프도록 가슴이 저린날..
하루종일 비가…곱고 곧게 내렸고..
신경써서 화장을 하고..친구를 만나고 ..
맛있는 점심을 먹고..커피숍에서 수다를 떨고..
꽃한아름을 가슴에 안고 거리를 팔랑팔랑 쏘다이고..
저녁엔 후배를 만나 술을 마시고.. 나는 안주를 먹고..
그리고 환한 웃음으로 손을 흔들면서 헤어졌는데..
돌아오는 길에 눈물 한웅큼을 쏳아낸날이었다.
그 쏳아낸 눈물 한웅큼의 자리가 그대로 응어리가 되어..
또 그만큼의 외로움이 생긴날이었다..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라던 시인의 싯귀가 생각이 나고..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또 그 시인의 젖은 목소리가 생각이 나고..
시장기 같은 외로움을 가지고 살아야한다는 스님의 잔잔한 음성이
생각 나는 날이었다.
그래..
꽃이 진다고 나만 외롭나..
비가 저리 곱고 곧게 온다고 나만 외롭나..
무거운 내발자국소리가 가끔 무섭게 느껴진다고 나만 외롭나..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올때 무언가 텅빈것 같다고 나만 외롭나..
타인과 거리를 남겨둘수록 또 그이상 누군가 필요하다고 나만 외롭나..
일상적인 삶의 모습들이 낯설게 느껴진다고 나만 외롭나..
밤 늦도록 잠을 못이룬다고 나만 외롭나.
누군가에게 이해받지 못한다고 나만 외롭나..
굳어진 내표정을 마음 편하게 풀수없다고 나만 외롭나..
부딫힘속에서 생채기가 생긴다고 나만 외롭나..
기대고 나눌만한 따듯한 등이 없다고 나만 외롭나..
이렇게 주절거린다고 나만…외롭나..
그래..
나만..외롭나..
다들..그렇게 사는걸..
나만..외롭나..
그래도..위로받고 싶은날..
그래도…따듯한 눈길을 받고 싶은날..
그래도….정겨운 토닥거림을 받고 싶은날..
그래도…..정말 마음편히 울고싶은날..
그래도..나만 외롭나?
그렇다고..이세상에서 나만..외롭나?
스스로..위로하며 사는걸텐데…
나만..외롭나..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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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2154 / 2570 [등록일] 98년 09월 19일 13:45 Page : 1 / 2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55 건
[제 목] 설레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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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애기들…꼬마들..신는 신발..삐약삐약 소리나는 신발요..
그 삐약삐약소리가..삑삑거리는 소리가 어디에선가..
잠깐…아니..
조금..후후..조금 서있다가..왔습니다..
그래요..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마음으로 와서 울리는 소리가 있고..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보이는 모습이 있고..
아직 만나지 못했어도..생각만 해도 따듯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그런 소릴 들으러..
오늘 그런 모습을 보러..
오늘 그런 사람들을 만나러..
옷깃은 여미고 마음은 활짝 열고…갑니다.
귀한 발걸음을 주시는..분들을..
따듯한 마음으로..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하러 갑니다..
좋은시간일꺼라고..입아프게 말않해도..되겠죠..
풋..
조금있다가..
뵈요..
너무 반가워서..눈물이 나면..어쩌나..
그치만 아직은 눈물대신 웃음이..배시시 묻어나오는..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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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2214 / 2570 [등록일] 98년 09월 21일 20:28 Page : 1 / 2
[등록자] 고운하루 [이 름] 고운하루 [조 회] 53 건
[제 목] 짧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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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퇴근해서 결혼식에 갔다가 부리나케 스트라하우스로 가니
테스만 혼자..
조금후에 비비님과 동전한닢님이 오시고..수다떨다가..
모래시계로 더욱더 유명해진 (최민수하고 고현정이 오토바이타고..부앙…)
플라타너스길을 드라이브하고..
조금후에 블루스카이 도착..서울팀 곧이어 도착..
맛있는 저녁식사..따듯한 대화.. 그리고 웃음들..
그 가까이 있는 작은 재즈바에서 술한잔씩을 더하고..
서울팀과.동전한닢님이 가시고
비비언니, 연화언니, 문트언니,는 저희집에서 아주 잘(?) 주무시고
가셨답니다.
특별히 준비한것도 없었고..
청주라고 서울하고 별다른 이벤트(?)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대전팀과 한번더 만나자 했던 모임이 서울분들이 동참하시게 되면서..
걱정아닌 걱정이 들어었습니다.
걱정만 했죠 뭐..
그래도 따듯한 대화와 좋은 느낌들을 하나씩 가져가신듯 해서..
그나마 다행스럽니다.
특히 라이님..
늘상 모든면에서 베풀기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다시한번 드려요..
이번주에 있는 첫번째 비디오 시사회에는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네요..
다들 좋은 일주일 보내시구요..
참…감기조심하시구요..
맑은고을 청주에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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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부인사… ]

여기와보니..
천리안에서..못보았던..이들의..많은(?)글들이..보여..반가워진다..
솔언니..
어제 통화했지만.. 잘지내는거죠?
후훗..
상엽이도..잘있다니…다행이고..
언니.. 언제 봐요~
푸푸..
비비언니는..
소리소문도..없이(나만 몰랐지만..) 터키를..갔다니..
에어로빅 강사랑 갔다면서?
혹 불법취업하러..?
혹 거기서 에어로빅시장을 알아보러?
지진났다는데..우리의 마스코트 방장..비비언니는 아무탈없을꺼라고..믿어.
TV에..올려있던..그 사기(?)인형..생각난다..
한없이..돌기만..하던..그 남자의..몸짓이..
갔다와서..이야기보따리를..기대할께..
문트언니..
천리안에서..글한줄..보기 힘들더니..
여기에 언니이름..보니까.. 반갑다..
건강한..모습으로..봐요..
드디어..하루가..인터넷에..진출(?)을 했으니까..
풀풀…~~
유카..
가끔이라도..들어와서..글보는거지?
데이지도..?
목소리들어서.. 좋았음을..
약간의..게으름과..약간의 무관심..
약간의..낯가림..임에도 불구하고..
바보같은..사랑때문인가..
갑자기..소란스러운면서도.. 가라앉는..느낌..
다들..건강해요..
_________________________
[ 몇가지의..우울.. ]

요즘들어 사무실에 혼자있게 되는 날이 부쩍 늘었고..
지하에 PC방이 새롭게 들어오면서 갈수록 지저분해지는 계단..
출근길에 만나지는 우편함옆의 컵라면 빈용기들,
난잡하게 널려져 있는 담배꽁초들,,
가끔 마주치는 교복입는 남학생들의 젊음은 반항이다라고 쓰여져있는 얼굴들..
잘 해결되는 않는 일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키가 작은 아주머니 한분이 들어오시더니..성금을 내라고 강요하신다..
물론 무언과 손짓으로.. 상당한 언어장애가 있는듯 했다.
아무런 설명없이 내 손을 잡아끄며 서명을 하고 돈을 내라는 몸짓과
화가나 있는듯한 얼굴에 마음이 내키지 않던 내게 보이건 그 아주머니의
손바닥에 적힌 ‘개인적으로 성의껏’이었다.
나중에 낼께요 하면 고개를 흔드니.. 갑자기 내손을 탁 치며 손으로 너 나쁘다하면서..
삿대질,, 문을 발로 쾅쾅..차면서..가셨다..^^;
한마디로..당황..황당..우울..
단돈 천원이라도..내지않은 내가 여유가 없는것인가..
그렇게 무조건적으로 성금을 강요하고.. 내지않으면 화내는 그 아주머니가..
뻔뻔한것인가..
날씨도 덥운데…. 짜증..우울..^^;
바보사는..지금까지의 전개를..보니까..
상우는..끝내 영숙과 헤어지지 못할것같고..
용배는 일을 저질러 감옥에 갈것같고..
옥희는 재민이와..살것같다..
그래서..또 우울..
그래서..가슴이..아프고.. 속상하고..
그래서.. 가장 우유부단한 상우가 밉지만..
내가 만약 상우 입장이라면.. 영숙과 헤어질수 있었을까..
몇년만에 임신한 아내를 두고..
안쓰럽고.. 불쌍한 아내를 두고..
또..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를 두고..
그냥..사랑하나만 바라보고..옥희에게 갈수있었을까..
어쩌면 드라마를 보고 영화를 보면서..
생각이 많아지고..
인물들에 대해..객관적이게 되는것은..어디까지나 드라마이고..영화이기 때문이겠지.
그게 내 인생이고..내 상황이면.. 쉽지 않을테니까..
마음가는대로 살고싶지만.. 또 마음과는 반대로 살아야하는것도 인생이고..
두군데로 다 가는 마음을 한군데로 몰아야하는것도 세상살이더라..
저렇게 살수있다면 도망가서..저렇게 사는것도 좋겠지..라고 꿈많은 친구는 묻고…
저렇게 사는것도 좋지.. 언제까지냐가 문제지라고.. 삐딱한 나는 대답을 한다.
영숙이 임신하는것이 구질구질하다라고 하더라만..
그것이 삶이고 결혼이고.. 생활인걸..어쩌랴..
결혼한 부부가 임신하는거야 당연하고..또 두사람이 사이가 나빴던것도 아니고..
더구나 영숙이는 임신하려고 노력했고..
구질구질한게 삶이야라고..삐닥함이 나에게서 전염된 친구는 다 산 여자처럼
중얼거린다.
이것이.. 지금한창 연애하는 애가..왜 이런..생각을..
예쁜생각만 해야지..정상인데..요즘 연애전선에 문제있나?
또다시..약간 우울..
어차피 옥희는 혼자살수 있는 여자가 아니야
옥희가 여자니까 그 상대가 남자가 되는거겠지만..
남자없이 살수는 없는 여자야 . 혼자 설수없는 여자야라고 약간은 냉정하게
남동생이 말을 한다.
옥희가 상처받는건..기대기 때문이야..라고 나도 약간 쓸쓸하게 되받는다.
누구도 믿지 않을거라면서 또다시 믿고..
기대지 않을거라면서 또다시 기대고..
주지 않을거라면서..또다시 다 주고..
뭐..그러니..이런 세상에서.. 상처밖에 받을게 더 있겠어..자조적인 마음이 된다.
고개를 처박을만큼..우울..
하지만..
이 쓸쓸한 세상..사람이 사람에게 기대겠다는게 잘못이야?
이 외로운 세상..사람이 사람을 믿어보겠다는게 잘못이야?
이 덧없는 세상..사람이 사람하고 함께 살아보겠다는게 잘못이야?
가끔은 사랑받고 싶다고 생각하는게..잘못이야..?
잘못이야..
잘못이야..
잘못이야라고..
누군가 말하는것 같아서..
우울이다..
자꾸만…더워지고..
턱괴고..손가락으로 책상만 탁탁 치게 되고..
갈수록 멍해지고..
힘도 없고..기운도 없고..
우울하다..정말.. 에고..
언젠가 누군가가 영화배우같으시군요라고 말했었다.
?
웬 글에 말줄임표가 왜 그렇게 많습니까?
^^; …. .버릇이라서..
띄어쓰기도 마음대로시더군요?
^^;…. 국어를 못해서..
갑자기 생각이 나는데..
이 말줄임표와.. 띄어쓰기를 나는 좀더 잘할수는 없는걸까?
아..우울해..
차가운 냉수먹고 속차려야지..
^^;
_________________________
[ …………. ]

며칠동안 나를..들볶아댔다..
침대에 누워서 비슷한 춤과 노래가 반복되는 TV 를 보다가 벽에 던져버린
집게핀은 부서져 버렸고..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쓰고.. 내가 아는 온갖 험한 말들을 다 해봐도
내 마음만 더 지저분해져 버렸고..
평소엔 않마시던 우유를 팩채 꺼내 벌컥벌컥 마셔대다가 사래가 걸려..
바닥에 주저앉아 컥컥대다가… 억억대며..숨죽여 울어버렸다..
그러다가..
혼자 멋적어진 마음에.. 세수를..하고.. 거울에 비친..얼굴을..가만히..
만져보았다..
글쎄..
뭘까..
이런..맘..
계절이 바뀌니..쓸쓸하다고 투정부리는것도 아니고..
한밤중에 깨어나 너무도 어리둥절하고 무서운 마음에..
쉽사리 잠들지 못하는것이 새삼스러운것도 아니고..
궁금해지는 일이 없는 덤덤함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닌데..
뭘까..
여름에 큰 맘 먹고 사들였던..원피스 두벌을 결국은..한번도 입지 않았다..
그대신 계절에 맞지 않는 죄와..나의 집요함으로
원단값도 주지않고 덤으로 샀던..겨울코트를 가끔 꺼내 입었다.
너무도 잠이 오지 않거나…
잠에서 깨어..쉽사리 다시금 잠들지 못할때..
그 겨울 코트를 꺼내입고..침대끝에 걸터앉아서..
늦은 새벽까지 하는 유선프로그램을 보거나..
알수없는 홈쇼핑를 보거나..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CNN를 틀어놓고 보곤 했다..
화장실에 가려고 깼던 동생이 불켜진 내방을 열어보고는..
죽고 싶다는 표정으로 아무말 못하고..가만히 문을 닫고는 했다..
그럴때면..나도 얼른 그 겨울코트를 벗어..옷장안에 걸어놓았다..
나도..내가 무서워서..
나도..내가 낯설어서..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를 하려고 할때.. 못보았던..멍과 상처가 발견되곤 했다.
어..언제 부딪쳤더라..
어..언제..긁혔더라..싶을만큼.. 아프지는 않은 멍과 상처들을…
한참을 바라보곤 했다..
그런밤이면.. 꿈을 꿨다..
온몸이 점점 퍼렇게..변해버리는꿈..
소설에서처럼.. 퍼렇게 변하다 변하다.. 식물이 되어버리는 꿈..
다리는 뿌리가 되고..팔은 입이..되고.. 얼굴은 표정을 가질수가 없어지는..
그런꿈에서 깨어나면..가만히 팔을..들어보곤..했다..
안도하면서도.. 어쩌면.. 그런 식물이 되어버리는것도..좋을지몰라…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
그냥..그렇게 살수만 있다면….
무슨..일이 일어나지만 않는다면….
그렇게..온몸이 퍼렇게 변해가는 꿈도 꾸고..
한밤중이면..잠에서 깨어나..울기도 하면서…
아프지 않은 멍과.. 피맺히지 않는 상처만..생긴다면….
가끔..여름밤에.. 겨울코트를 꺼내입는 미친짓도..하면서..
그런 방법들로..나를 다독이고.. 나를..추스리면서..
살수 있었으면..
딱 그정도로 위로받으며..견딜수 있다면..
길을 잃어버린듯..어리둥절해도..넘어지지만..않는다면…
그래서..한밤중에..퍼뜩..잠에서..깨어나..
막막해지는..일이.. 아주 가끔만 있는다면….
그러면..
그러다면..
나.. 겉으로 만이라도.. 아주 잘 살아갈수 있을껏 같은데..
욕심일까…
_________________________
[ …… ]

‘지금 받고 있는 월급의 두배를 내죠. 담배를 사올 필요도 없고
사장의 구두를 광택내기 위해 구두를 들고 다닐 필요도 없어요.
퇴근시간은 정확히 여섯시고 그 시간까지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기다리지 말고
퇴근해도 좋아요. 대신 늦게라도 내가 볼수 있도록 메모지에 전할 말을
써놓으면 되고.. 더 궁금한거 있어요?’
‘저에 대해서 뭘 아세요? 담배와 구두를 들고
사무실을 오락가락 하지 않음 제가 뭘 할까요?’
내 입을 통해 나오는 내 목소리가 내게도 낯설었다.
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오빠처럼.
‘그런 표정도 하지 말아요. 술한번 같이 마시고 병원까지 날 업고
뛰었다고 나에 대해 다 알고 있는것처럼 굴지 마세요.’
‘말 않해도 아는것이 있어요’
그는 담배값을 꺼내들었다가 몇번 만지작거리고는 도로 집어 넣었다.
‘말 않했는데 뭘 알아요? 말하지 않은 뭔가를 제가 숨기고 있을까봐요?
그런 기대는 아예 하지두 마세요. 아침 여덟시 반까지 출근해서 사무실을 열죠
사장실을 청소하고 재떨이를 닦고 태우다 만 시가를 그위에 걸쳐놓고
커피를 타고 은행과 우체국으로 뛰어다니고 담배를 사 나르고 그리고
제일 늦게 문을 잠그고 퇴근을 해요.
왜 내가 그것에 대해 화를 내고 있을꺼라고 생각했나요?
아무렇지도 않아요. 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니까요.
내 서랍은 텅비었으니까요..’
—하성란의 ‘삿뽀르 여인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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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은 속상하다.. ]

동생은 속상하다.
그런 동생을 보는 나는 아프다.
작업할일도 있고.. 잠도 오지 않고.. 새벽에 야구도 봐야하고..
이것저것..뒤적이고 있는 내옆에..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11시가 넘어서 들어온 동생이
지친얼굴과 울먹이는 목소리를 남겨놓고 갔다.
내동생 한번 안아줄까..했는데도.. 괜찮다면서..
나를 휘저어놓고 갔다.
방문을..열고.. 가만히..들여다보았다..
잘..자고 있는걸까..
어찌해볼수없는일들..
어찌할수 없는일들이..자꾸만..벌어지고 있다..
손벌리고..쳐다보는수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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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다는건.. ]

“언니..사는게 뭐야?”
옆에서 꼼지락거리며 책을 읽던 동생이 물어왔습니다.
“갑자기 왜…?”
“그냥.. 요즘 그런게.자꾸만..궁금해져..”
“…..”
아무런 대답없는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동생은..
다시금 바닥에 코를 박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사실..그녀석도.. 무슨 대답을 원했던건..아니겠지요..
그저..정말…그저..물어봤을듯…합니다.
글쎄요..
글쎄말입니다…
정말..사는건..뭘까..
며칠전 온 눈이 아직도 녹지 못하는건 뭐고..
늦은 퇴근길..버스가 심하게 덜컹거리는건 뭐고..
차가운 바람이 가슴패이도록..칼질을 해대는건 뭐고..
밥한숟가락..먹다가..울컥..목이 메이는건..뭐고..
가끔..눈멀고..귀막히고..입까지..멀어지고 싶은건 뭐고..
물끄러미..바라보는 버릇이..심해지는건..뭐고..
밤늦도록..잠못들고..뒤척이는건..뭐고..
가슴아픈..사람하나.. 따듯하게..안아주지도 못하는건..뭐고..
이런..바보같은..의문들은..또..뭔지..
여전히..어리둥절할뿐입니다.
책을읽던..여동생은.. 엎드린채..잠이 들었습니다..
엎드려서 자면..않좋다..라면서..깨우니..대답만…응..응..
억지로 깨워서…바로 눕히고.. 이불을 목끝까지..올려주고는..
잠든..동생의 얼굴을..가만히..쳐다봅니다.
동생 나이..스물셋..(내나이 서른셋(?) 하던..성우가..생각이..납니다..)
어느새..많이…자랐구나..싶습니다.
이젠..그런 의문들을..가슴에 가지고.. 그리고..물어볼만한..나이..
남에게뿐아니라..자기자신에게..말입니다.
잠결에..뒤척이면..옆으로 돌아눕는…동생의 어깨가..오늘따라..
안쓰럽기만..합니다..
이불을..다시금..올려주며..조용히..말해주었습니다.
상미야..
산다는건…
어쩌면..견디어내는것이..아닐까..
이를..악물고 견디는것이..아니라..
포기의..견딤이..아니라..
긍정의..견딤이..아닐까..
아직..언니에게는..사는건..견디는것이니까..말이지..
하지만..그것도..말해주어야 했을까요..
아무리..나이가 들어도.. 그 의문이 풀리지는 않을거라는걸..
단지.. 그걸..받아들일뿐이라는걸..
씩씩해져라..하고..또 말해줍니다.
정말..이 세상에서..
씩씩해져라..하고 말이지요..
기운내라..
이말도..또 덧붙여 해주었습니다.
잘자라… 내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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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난..아퍼.. ]

언니..
오늘에서야..언니의 글을..봤어..
내 글밑에 쓰여진.. 작성자란이 …으로 채워진..언니의 글을..
찬찬히..읽어봤어.
내 게으름..언니도..알지..
많이..감추고 산다고..생각하는데..
언니.. 사람은..그럴수는 없는건가봐..
언제..어느때던지..불쑥.. 튀어나오나봐..
감춘다는건.. 어찌되었든..쉬운일이..아닌가봐..
언니구나..생각했어..
잘지내는구나..’
아니..잘 감추고 있구나.. 생각했는데..
그래서..대견(?)하기도 하고..
또 그래서..가슴이 아프기도 했는데..
언니..여전한거구나..
하지만.. 그냥.. 바라볼꺼야..알지..?
감추는거..굳이..들추어내는 어리석은짓 ..
무심코 드러내놓고..스스로도 어찌할수 없어 한다는걸..알아챘다고 표현하는거…
말로써..조금이라도 위로해보겠다는 주제 넘는짓..
그런건..하지 않을꺼야..
그리고..또 남들도..나에게 그래주길…바라는거겠지..
언니..
그래도.. 사실..
난..아퍼..
소리내지 않을뿐이지..
우리..모두는..아파..
다들..상처하나씩 껴안고..살면서..
우리는 어쩌면 이렇게 멀쩡한 얼굴로 사는건지..
가끔은..사람들을 붙잡고..물어보고 싶기도 해..
당신..아프죠?
당신..힘들죠..?
당신..울었죠..?
하지만..물어볼용기도..대답할 용기도 우리에겐..없는거겠지..
그런거겠지..
언니..
난..아프지만.. 언젠가는..내성이 생길꺼야..
그래서..웬만큼..아파서는..눈물도 않날꺼야..
이것쯤이야..하고..
외투의 먼지털듯…툭툭 털어내고.. 웃을수 있을꺼야..
비참하고 남루하게.. 표현하기보다는..
그냥.. 가만히..웃어볼테야..
한번..웃으면..두번..
두번..웃으면..세번..
세번 웃으면..
그래..언니 네번도 웃을수 있을테니까..
그러면서..세상에서 살아남을수 있는 나만의 숨쉬기를..찾아낼수 있겠지..
언니..
같이..웃어보지..않을테야?
우린..아무래도.. 비슷한 방법으로..숨쉬기를..하지 않을까..
아니면..내가 인공호흡을..배워놓을까..
언니..
그냥.. 가만히 있어보기로 해..
애써 잊으려거나..
굳이 어째보려는것보다도..
찬찬히..들여다 보는것도..방법이 아닐까..
겨울이 가기전에..
서로 얼굴 마주보며..가만히 웃어볼수 있길..
하루도 바래..
언니..
난..않아퍼..
_________________________
[ 나는..둔하다.. ]

어느날 옷을 갈아 입다가 종아리 안쪽으로 난 뱀비늘같은..
자국들을 보았다.
동생이 보고 깜짝 놀랬다.
언니 이거 왜그래?
글쎄 나도 몰라
안아파?

사실 아프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치마입는 일도 없는 나로서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은데..오랫동안 그 자국들이 없어지지 않았다.
그게 그런건줄 나중에 알았다.
내 옆에 작은 가스히터를 틀어 놓는데.. 그 히터의 열이..
바지의 종아리부분을 뜨겁고 하고..
그 뜨거운 바지의 열이.. 내 종아리 살들을 데게 만든것을..
아픈줄도 몰랐고..
상처가 벗겨지지도 않았고…심각한줄도 몰랐고..
바지안에 숨겨있어 보이지 않으니..그냥..그런줄만..알았지..
그게.. 데어서..생긴..화상인줄도 몰랐다.
겨울내내 그랬을것을….
혹..한번에..데여다면..모를까..
그렇게..아프지도 않은..화상은 아무것도 아닌것이다.
크게..데여본 사람에겐..
생채기나지않은..상처는..견딜만한것이다.
작은일들엔..이젠..쉽사리..동요되지 않는다..
둔한게..때론..편하다..
치마입지 않으면….
보여지지 않은..화상들은..아무도 모를것이다..
나조차도..잊어버릴것이다..
이정도..화상쯤이야..
아무것도..아닌것이다..
나는..둔하다..
그것이..편하다.
_________________________
[ 발신자 확인 서비스… ]

발신자 확인 서비스가 4월부터..가능하다고 들었다..
저런…
이젠..밤늦게..걸려오는 전화에..잠을 깨고..
그래서 혹 그사람일까..? 그사람일지도..? 하던..
가슴아프거나.. 혹은 가슴설레이던 기대도..
혹은..새벽 늦도록 잠 못들다가.. 번호 하나하나에 손 끝을 떨며..걸어놓고도
신호가는 소리에 먼저 놀래 전화를 그냥 끊거나..
그사람의 ‘여보세요.. 여보세요..’라는 저음의 목소리를 듣거나..
그리곤 그 새벽내내 잠들지 못하던..그런 날들도..
이젠 우리 모두에게..더이상은 허락되지 않는것이다.
그동안..원치 않는 전화로.. 피해도 많았겠지만..
말하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던 사람들은..
이젠…그 나마의 늦은밤 벌이던…작은 향연도 끝인것이다.
TV에서..
영화에서..
책에서..
그리고 내 자신에게서..그런 일들은 누구나 있을터인데..
밤늦게 걸려오던 전화..
받자마자..끊어지던 전화..
여보세요..여보세요..네다섯번의 잠이 덜깬 내 목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던 전화..
그말도 하지 않고..서로 조용히 전화기만 붙들고 있게 만든 전화..
그사람이구나… 짐작은 하지만. 당신이냐고…차마 물어볼수 없었던 전화..
그리곤 남은 밤을..내내 뒤척이게 하고 ..그후에..맞이하던..아침..
밤늦게 걸던 전화..
신호가 가자마자..끊던..전화..
여보세요..여보세요.. 네다섯번의 나직한 목소리에 왈칵 눈물이 나던 전화..
숨소리말고도.. 보고싶다 보고싶다..말할까 두려워..입을 막고 있던 전화..
나예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차마 말할수 없었던 전화…
먼저 끊어요.. 마음속으로만 되뇌이고도 ..
먼저 끊어지는 달칵..전화소리에..그만 울고야 말았던 전화..
그리곤.. 부은얼굴을..어루만져주던……아침..
그런 날들이 이젠..허락되지 않고..
이젠.. 그런 전화를..받을수도 없고..
할수도 없는것이다..
전화하기 전에 발신자 추적을 당하지 않겠다고 서비스신청을 하면 된다지만..
그것도 아니면..
전화할때.. 상대방이 받는 서비스업체의 식별번호를 먼저 누르면..된다지만..
우스운일이다..
우스운일인것이다..
이미 곁에 없는 사람이란..
혹은..
곁에 둘수 없는 사람이란..
내가 보낸 사람이란..
나를 보낸..사람이란..
딱한가지인것이다..
보고싶을때..볼수없다는것..
전화하고 싶을때..전화할수 없다는것..
그냥.. 참으로 편한 세상을 좋아라하며 살아가면 그만일 일이지만..
지금은..
밤늦게..걸려오는..전화..
밤늦게..걸고싶은..전화..없지만..
잃어가는 것이..많은것이다..
그냥.. 숨어있는건.. 않되는것일까..
다..알아야 하는것일까..
좋은..목적이라는거..알지만..
나같은 사람에겐..
쉽지가 않은것이다..
이런 세상에 발맞추어..산다는것은…
나는..밤늦게..전화라고 싶은 맘이..
생겨났으면..좋겠다..
늦은건..아니겠지..
_________________________
[ 눈이 옵니다.. ]

눈이 오고 있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버스를 기다리며.. 눈을 맞으며..
버스안에서 거리한구석에 핀 개나리를 보면서..
버스에서 내려..횡단보도를 건너..사무실로 들어서면서..
내내.. 알수없는 마음입니다..
참으로 알수없구나..
알수없는 일이다..
알수없는 계절이다.
수상한..세월이다..싶어집니다.
하지만.. 어디 살아가면서..알수없는일들이..
명확하지 않은일들이..삼월에..눈내리는 일뿐일까요..
어쩌면..내가 알고있는것들중에서..
제대로 알고있는거라곤..하나도 없을지도.. 모를일이지요..
자신이..못났다는것 빼곤 말입니다.
외롭구나..새삼스럽게 말하자는건 아니지요..
외롭구나..알아달라는것도 아닙니다.
저도 같이 밥먹고 잠자고..영화보고.. 쇼핑하는..
친구나..가족이나..동료들에게..외롭다라고..말하지는 않는다..말입니다..
그런건..좀 우습고..낮설잖아요..
모두들..얼굴맞대고 사는 사람들에게..그렇게 못하니..
새삼스러울것도 없는일이지요..
눈은 쌓이고 있습니다.
아니..이미 쌓였습니다.
이 눈이 언제 그칠까요.
눈이..사람을…이렇게..알수없는 심정으로 몰아갈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일이고 뭐고..다 팽개치고..
거리를 팔랑팔랑..쏘다니고 싶어집니다.
눈이..옵니다..
눈이..오고 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
[ 문득…알았죠… ]

문득…알았죠..
온몸을 둘둘만 이불속에서..
잔뜩 웅크린채..눈을 떴을때..
저절로..알았습니다.
비가 내리고 있다는걸..
어쩌면..
저 빗소리때문에..깼을지도 모를일입니다.
창문을 조심스레..열어보니..
제방앞..작은 마당이..
젖은 숨을 내뱉고 있더군요..
많이 내린 비도 아닌데..
살그머니..내린 비인데..
제 귀가.. 언제부터..열려있었던가요..
그 고요하게..내리던 비를.. 제 귀는 알아들었으니..
기특할 따름입니다.
그게..무엇든..
아직은..서둘러..닫지 말자고..
조금이라도..열어두자고..
기다려 보자고.. 그런 생각도..해봅니다.
그런 일들이 있죠..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알아지는 일..
몇밤을 헤매이게 하고..
손에 잡힐지 않아.. 힘들게 하더니..
생각지도 못하게.. 생각지도 못했던..곳에서..
갑자기 명확해지는일..
계절이 바뀌었다거나..
내가..혹은.. 주변이 예전같지 않다거나..
한번 살아볼만 하다거나..
세상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거나..
하늘이 높다거나..
봄이 아프다거나..
이 사람을 …좋아하는구나..하는..
어느날..불현듯..
정말로.. 갑자기..생각지도 못하게..
알아지는..일들이..
그런일들이..있습니다.
설레임이 일렁일수도..
담담한 포기가 따를지도..
조용한 기쁨이 생겨날지도..
참담한 깨달음일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문득..알아지게 된다는건.. 다행죠..
모르고 지나치지 않았으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인거죠..
저 비가 이제..그쳤다는걸..
그래서..
이젠..우산을..접어야 할꺼라는것도..
문득..알겠습니다.
그리고..
나는..여전히..살아있구나…
변함없이..숨을 쉬고 있구나..
내귀는..아직.. 닫히지 않고..열려있구나..하고..
새삼스럽게..
고마움이..생깁니다.
아직도 하늘은 흐리지만..
맑은 하늘을 기대해봅니다.
좋은 주말이 될듯도..싶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
[ 어깨… 우리들의 외로운 흰뼈.. ]

사람의 몸에서 가장 정신적인 곳이 어디냐고 누군가 물은적이 있지.
그때 나는 어깨라고 대답했어.
쓸쓸한 사람은 어깨만 보면 알수 있잖아..
긴장하면 딱딱하게 굳고
두려우면 움츠러들고..
당당할때면 활짝 넓어지는게 어깨지
당신을 만나기전 목덜미와 어깨사이가 쪼개질 듯 저려오면
내손으로 그 자리를 짚어 주무르면서 생각하곤 했어.
이 손이 햇빛이었으면
나직한 오월의 바람이었으면
처음으로 당신과 거닐던때였지
길이 갑자기 좁아져서 우리 상반신이 바싹 가까워졌지
기억나?
당신의 마른 어깨와 내 마른 어깨가 부딪친 순간..
외로운 흰뼈들이 달그랑, 먼 풍경소리를 낸 순간..
한강의 아홉가지 이야기중..어깨…
책상을 정리하다가.. 워드로..쳐놓은걸..발견했다..
그러고 보니.. 이글..예전에..천리안 거짓말에도..올려었구나..
나에게…위로가..되어주는.. 한강의..글들…
이 글귀가..참으로.. 가슴에 남았던 기억인데..
지금도 그대로인걸 보면…
나는…참으로.. 여전하구나…싶은.. 안도와 한숨의 깊은숨을 내쉰다..
때때로.. 이 글을..손으로..짚어보며..가만히..읽어보았다.
가끔..손가락으로.. 조용히.. 쓸어보기도 했었다..
그럴때면… 누군가와 부딪쳐 내는 울림이 아닌..
저 혼자서..울려대는.. 내 어깨뼈들의 소리를..듣기도 했었다..
정말..
정말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는건..
그 마른 뼈들이..내는 소리를..듣게 된다는것일텐데..
내가 그런..귀를.. 가질수 있을까…
나는..더럭….겁이..나고야 만다….
오늘도.. 내 어깨뼈들은..
아무도..들어주는 이없이..
혼자서.. 덜그렁..대고..있구나..
저렇게…비는 내리는데…
_________________________
[ Re: 쓸쓸한날에….저도..시한편.. ]

제글이 있어서..반가웠다는..말을..가끔..듣습니다.
거짓말..초장기..사람들에게..말이죠..
천리안..분들이시겠죠..
그러고 보니..정말..오래되었네요..
처음 거짓말을 …
TV를 통해서..보고..가슴아파하고..
대사하나하나에..마음주며..
성우가 되었다가..
은수가 되었다가..
준희가..되기도 했었던..
아니..
누구편을 들수가 없어서..더 가슴아팠던..그런 날들이 떠오릅니다..
게시판에 글을 쓰고..또 글을 읽고..
같은 감정을 공유했음에..너무도 감사하고 반가워하던..그때가..생각납니다..
그들은..다 어디간걸까요..
그수많았던..이들..
저도..몇명을 제외하고는.. 그 소식들을..알수없는데..
어쩌자구.. 나는 아직까지..여기 이러고 있나..싶기도..합니다..
참.. 대책없이..여전하구나..싶죠..
나도.. 이젠..다른곳에서..다른모습으로..있어야 되는게…아닌가..싶기도 하고…
하지만..어쩌겠나요..
어쩔수없는걸요..
할수없는것일뿐이죠..
물끄러미..바라볼수밖에..
시한편..올려봅니다..
예전에..일스포티노란 영화…보셨는지..모르겠지만..
그영화에..나온..시인의 시랍니다..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_________________________
[ 파블로 네루다 ]

어디에서 도마뱀은
꼬리에 덧칠할 물감을 사는 것일까.
어디에서 소금은
그 투명한 모습을 얻는 것일까.
어디에서 석탄은 잠들었다가
검은 얼굴로 깨어나는가
젖먹이 꿀벌은 언제
꿀의 향기를 맨 처음 맡을까
소나무는 언제
자신의 향을 퍼뜨리기로 결심했을까.
오렌지는 언제 태양과 같은 믿음을 배웠을까
연기들은 언제 공중을 나는 법을 배웠을까
뿌리들은 언제 서로 이야기를 나눌까.
별들은 어떻게 물을 구할까
전갈은 어떻게 독을 품게 되었고
거북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늘이 사라지는 곳은 어디일까
빗방울이 부르는 노래는 무슨 곡일까
새들은 어디에서 마지막 눈을 감을까.
왜 나뭇잎은 푸른색일까
우리가 아는것은 한줌 먼지만도 못하고
짐작하는 것만이 산더미 같다.
그토록 열심히 배우건만
우리는 단지 질문하다 사라질뿐.
………..
우리가 아는것은 단지 한줌 먼지만도 못하고..
짐작하는 것이 산더미같다라는 말이…정말..
하지만..정말..어쩌겠나요.
불교에서..답하듯..
오직..모를뿐이죠..
오직..모를뿐입니다..
산다는것은..
_________________________
[ 헐거워짐에 대하여… ]

<헐거워짐에 대하여>
맞는다는 것은
단순히 폭과 길이가
같다는걸 말하는게 아닌가 봅니다.
오늘 아침,
내 발 사이즈에 맞는
250미리 새 구두를 신었는데
하루종일 발이 그렇게 불편할 수 없어요, 맞지 않아요.
맞는다는것은 사이즈가 같음을 말하는게 아닌가 봅니다.
어제까지 신었던 신발은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어요.
맞는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 헐거워지는 것인지 모릅니다.
서로 조금 헐거워지는것,
서로가 서로에게 편안해지는것,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는 게지요.
이제 나도 헐거워지고 싶어요.
헌 신발처럼 낡음의 평화를 갖고 싶어요.
발을 구부리면 함께 구부러지는
헐거운 신발이 되고 싶어요..
詩. 박상천
그런것이다..
폭과 길이가 같은.. 사이즈가 맞는 신발을 신어도..
처음에는 불편한법이다.
225미리 발치수를 가진 나는 어려선 참..불만이었다.
발도 작고 손도 작으니 키도 작다며..엄마에게 투덜대곤 했다.
나이가 들어선..불만은 없어졌지만(어쩔수없는일은 고민하지 않으니까..)
불편은 나날이 늘어가기만 한다.
225미리치수의 신발생산자체가 줄어드거나 아예 없는것이다.
마음에 들어도 치수가 없거나… 조그만 발이 너무 생뚱맞아 보인다거나..
그래서 큰 신발을 덜그럭거리며 신거나..
아예 목이 있거나 끈이 있는 신발을 사야할때가 많아지고 있다..
신발을 사는건..나에게 아주 큰일이 되어버린것이다..
그렇다고.. 새것을 좋아하지도..못하고..
낡음의 평화에 빠져죽었습니다라고 할만큼..
여러가지의미로 게으른 사람인지라..
새로 산 신발이라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애써야하는지. ..
지금도 습관적으로 ..천리안 거짓말방에 가본다.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을정도로.. 오래전(?)마지막글이 올라온후론..
먼지가..조용하게..쌓여있을뿐..적막감이 감돈다..
아마 내가 그곳에 글을 올리지 않게..아니 못올리게 된건..
그 적막감을 깨기도 어려웠고…
한 화면에 내이름이 여러번 반복될 어색함이라니….
하지만..글하나. 올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새로운 글이 올라오는것도 아닌데도..
거기에서..늘 어슬렁거렸었다…
지금은 어는곳에서도 쓰지않는 닭살돋고..주인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운하루라는 이름을..안써야지..버려야지..하면서도..
거짓말에서만큼은..못버리고..있는 나는…
여기..인터넷거짓말에.. 맘을 주기도..참 오래걸렸다..
아무것도 아닐수도 있겠지만…
나같은 사람에겐.. 그런것도..시간이 걸리는 법..
라이님이 처음 이곳을 개설했을때도..
여기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들으면서도.. 첫걸음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초장기에..볼수있던….이름하나..보이지 않고..
얼굴과..이름을 매치시키는 사람하나..찾기 힘들고..
그러면서도..거짓말이라는 이름하나로..찾아오게 만들고..나를 잡아놓던곳..
낡았다라는 말이 어울리진 않지만..
낡음의…평화를..나는 이제야 조금..가져볼만 했는데..
물론..그 평화를 가지기 위한..노력은..조금도 없었음을..고백한다..
남의 애씀에..무임승차했음도..
그냥..뒤에서..그 빛을 쬐기만 했음도..
거짓말이..새롭게..
이사를..가려고..준비하는걸..가만히..보면서..
그렇지..
뭐든…그자리에..있는건..없지…
변하지 않는건..없지…
머물러 있는건..없지…
시간은..흘러가는 것이지..싶다…
나는 마음을 ..단단히..먹어야겠다..
그래야지..싶다..
_________________________
[ 철이….들려면…….. ]

아, 나의 어머니
늙지 마시라
더 늙지 마시라, 어머니여
세월아, 가지 말라
우리 만나는 그날까지라도
너 기어이 가야만 한다면
어머니 앞으로 흐르는 세월을
나에게 다오
내 어머니 몫까지
한 해에 두살씩 먹으리.
詩. 북한계관시인 오영재
아침에..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노래를 불러드렸습니다.
엄마는.. 웃으셨습니다.
내가 자식을 잘 키웠다..하셨습니다..
잘컸는지는 모르겠지만…
엄마가..잘키우실려고..너무도 노력하신건..잘 알겠습니다..
같이 살지 않아서인지…
뵐때마다..문득..느낍니다.
엄마는…늙으시는구나..
‘엄마 왜 자꾸 늙어 ….늙지말지..’
‘니가 나이를 먹으니까 엄마도 나이를 먹어서 늙는거지’
그런건가요..
자식이 나이를 먹기때문에..
부모도 그 자식을 보면서 늙어가는거라면..
나는..이제 그만 나이를 먹으렵니다..
그것도 않되면..
한해에..두살씩 먹어서..
언젠가는 엄마와 같은 세월을 맞이하고..보낼수있는..
그때를 기다려보렵니다..
그럴때가 올때까지..
엄마는..제발..천천히..늙어가시길..
느릿느릿..걸어가시길..바랄밖에요..
아..
나의 어머니..
정말로..
늙지마시라…
세월아…가지 말라….
#
아버지의 마음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는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것들이 간직한 깨끗한 피로.
詩. 정현승
더이상 어린것이 아닌..
이만큼 큰 자식을 보면서..
내 아버지는 무슨 생각을..하실까..싶습니다..
아버지의 때를 씻어내릴수있는..깨끗한 피를..
나는 아직도 가지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가슴이 먹먹해질정도로..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아버지가 마시던 한잔의 술엔..
보이지 않는 눈물이..절반..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
아버지든..
어머니든..
부모가 되어봐야..
새로운 눈이..겨우 뜨겠구나..
어른이 되겠구나…싶습니다..
부모가 되어봐야겠습니다..
철이..들려면….
_________________________
[ 5월의 봄 밤…. 아카시아..꽃은..피고.. ]

아직은 봄밤이라 우겨보련다..
집에 오는길..
버스에서 내리면 ..병원이 있고..
그 병원옆 작은 횡단보도앞에 조그만 숲이 있고
그 숲엔 아카시아 나무가 있다.
그 길을 매일 지나다녀도 몰랐는데
하루 이틀사이에 …아카시아꽃이 만개를 했다.
횡단보도앞에서…
그 키높은 아카시아 나무들을 목 아프게 올려다 보았다.
얘네들이 언제..이렇게 핀거지..
예전엔.. 아카시아 향기날리는걸 보니.. 6월인가 봅니다..
하면서.. 편지도..참 많이..썼는데..
이젠 6월이 아닌.. 5월 초순에.. 아카시아 꽃이 피어도..
향기롭습니다..하고 간단한 소식전할 사람도..
여유도 없구나 싶어..
나를 때려주고만 싶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서..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길..
자꾸만..가슴은..먹먹해지고 있었다..
술한잔 마시지 않았으면서도….
괜시리..비틀거리며 걷고 싶은 마음..
집을..못찾을것 같은.. 아득한..무서움..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대문앞까지..뛰어서..
집에..들어오자마자..
이닦고..
전화하겠다..약속했던..전화한통화 하고..
달고 진하고..뜨겁게 커피한잔 타서 마시고..
또 이닦아야하는데..하며..얼굴 찡그리고..
괜시리.. 뭐 사와야 할것이 없나..
부엌에서 욕실을 오가며.. 두리번 대다가..
맞다..퐁퐁이랑..휴지사야하지.. 고개 끄덕이며..
하늘색 츄리닝바지에..두손을 깊이 찔러 넣고..
흰운동화를 털털거리며..끌고는..
머리를 동여매고..
지갑하나 겨드랑이에 끼고..
부러.. 그 아카시아꽃 핀 작은 숲을 지나..
꽤 걸어가야 하는 큰슈퍼까지 갔다 왔다..
그러고는 휴지 한봉다리..
퐁퐁과 지갑이 든 까만봉지를..들고는..
또 아카시아꽃핀 그 작은 숲을 지나..천천히…걸어왔다.
좀 서둘러 걸으면.. 파란불이 바뀌기전 건널수 있었을텐데도..
천천히 걸어서..일부러.. 조금더 서있기도 하고…
아카시아 나무처럼.. 참으로 쓸모없는 나무가 없다고 들었다.
주변의 토양도 다 망치고…
영양분도 혼자만 빨아드려서..
다른 나무..다 말라죽게 하는.. 욕심쟁이 나무..
불이 나면.. 마른기질이라.. 금새..다 타버려..
숲을..쑥대밭을 만들고..
그래서..
저렇게.. 만개한..향기로운 꽃을 피워대는걸까..
제 처지가..저도 서러워서..
제 신세가…저도 불쌍해서..?
그래도 저렇게라도…피울수 있는 꽃이 있다는것이..
그것도..향기로운 꽃이라는것이..
행복이다..
알겠니..
이녀석들아…
요즘 나는..하고 싶은 말이..많은 모양이지..
그렇다고..소리내어..그 말한마디..할것도..아니고..하지도 못할꺼면서..
집까지..녀석들은..따라와..
좀 봐달라고 보채고 있다..
사람들이..다들..바쁜가보지..
그렇게..만개해서..향기를..날려봐도..
제 녀석들을..올려다봐주는..사람이 없었나보지..
내가…반가웠나보다..
이 녀석들때문에..
한군데도 쓸모도 없으면서..
향기로운 꽃이 피워대는..
이녀석들때문에..
우울하고..
그런것에.. 이러고 있는 나를..
나는..때려주고 싶다..
눈물이..나올만큼..아프게..
또…하루가..간다..
_________________________
[ 아침 출근길 .. ]

며칠째 눈이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오다 말다를 반복해서인지 쌓이지는 않지만..
눈오는 풍경을 며칠째 보고있는 있자니 ….
먼 동화속나라에 와있는 듯한 생경함..
현관문을 여니..
우리집 발바리..여름이는
내 다리를 긁어대고 -.-;;
팔짝팔짝 뛰어다닌다..
개는 눈이오면..정말..좋아서..저러는걸까..
음..
눈보다는 밥을 주는 나를 보니까..좋은거겠지..^^
벌써부터 어깨가 움츠려든다..
눈이오면..
그눈을 그대로 맞아도 좋으련만..
그런낭만은 불편함에 묻혀진지 오래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체크무늬 우산하나 펴들고..대문을 나섰다..
사람들은 종종걸음을 재촉하고.
차들은 저마다의 꼬리를 길게 늘어놓았다..
횡단보도를 건너다..넘어질뻔했다
평소보다 10여분 늦게 온 버스를 탔고..
너무너무 졸렸는데..
하필이면 버스에 붙어있는 거울바로 뒤에 앉는바람에..
하품도 제대로 못하고..
눈만 크게 뜨고 있으려니..괴로워서 죽을뻔했다.. -.-
몇정거장쯤 가면..
꼭 이 버스를 타는 할머니가 있는데…
버스번호를 읽을줄 아시면서도..
운전기사에게 꼭 물으신다..
‘기사양반 이버스 중앙여중 가는거 맞쥬..’하구..
이 좁은 청주에서..
버스한번 잘못타도..금새 갈아타면 될터인데..
알면서도 아침마다..묻는 마음은..어떤것일까..
나이가 든다는건..그런거겠지..
무엇이든..자꾸만..확인하고 싶어지고..
자기 자신을 믿기가 힘들어지고..
물론..나같이..아직 늙지도 않았는데..
스스로..늘 다짐하는..사람도 있다..
아침마다..또는..아무때나..
혼자서 중얼대는..그런 버릇..
나는 잘하고 있는거야..
이정도면..되는거야..
걱정하지마..
걱정한다고..해결되니..
그냥..흘러가는대로 두는것도 방법이야..
자식..기운내..
이러면서 지금까지 잘산다..
아마도 평생 이러다 말겠지..
휘청..~ -.-;
내앞에 앉으신..
할머니에 어깨에 매달려있는..
오래되고 낡은가방..
무거워보이는데…잠시나마..내려놓아도 좋으련만..
할머니의..눌려진 빠글빠글파마..뒷머리를 보면서..
나는..자꾸만..손으로 ..메만져주고 싶어져서..
나는 마음이..자꾸만..짠해져서..
두손을 꼭 잡고 있었다..
할머니..오늘같은날..
조심해서..다니세요..
바쁘다고 뛰지마시고..
횡단보도 꼭 지켜 건너세요..
차들이 모두 횡단보도를 지키는건 아니니까..
할머니같이 몸이 느리고..
저같이 마음이 굼뜬 사람들은.. 말예요..
알아서 조심해야 해요..
너무 무거운 가방 메지마시고..
버스탈때..꼭 확인하고 타세요..
잘못타면.. 다시내려서 다른버스로 바꿔 타면 된다지만..
그런 작은것조차..
또 우리같은 사람들에겐..
참..힘빠지는 일일테니..
두 눈크게 뜨고 살기로 해요..
버스타는게..무서워질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면..사는게 자꾸만 힘들어지니까..
미리미리..조심하기로 해요..
내일아침에도..이버스..타실꺼죠..
오늘같은날..
정말..조심하셔야 해요..
아셨죠..
싸늘한 사무실..
난로를 켜고..
라디오를 틀고..
코트를 벗어 걸어놓고..
가벼운 가디건을 걸쳐입고..
신문을 챙기고..
커피물을 올려놓고..
기지개한번..쫘악.피고..
요상한..소리를 마음껏 지르고..
요즘들어 출근시간 9시를 지키는건 나밖에 없으니..
직원들의 출근은..아직도 여유가 있다.
커피한잔을 타서는..
난로옆에 서서..
눈오는걸..한참을 보고있었다..
눈은 왜 내리는걸까..
바람은 왜 부는거지..
사람들은 왜 저렇게 종종거리며..뛰어다니는지…
눈이 오는건..
바람이 부는건..
기압골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상공으로 남하하여..등등..
그런 이유는 듣기싫다..
겨울이니까 오지..라던지..
이모는 그것도 몰라..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뿌려주는거야라던..
조카의 동화같은 이유라던지..
온세상을 깨끗하게 만들어줄려고..하던지 하는.
평소에는 듣기만해도..피식거리며 웃게만들던..이유가..
오늘같은 날은 정말..맞는것도 같다..
산다는게..
참으로..신기하다..
또 가끔은..
정말..아무것도 아닌것 같고..
어쨌든..
오늘하루도..살고 볼일이다..
살라고 주어진..하루니까..
하루종일..
눈이..
올것같다..
그래서..
나는..
차몇잔은 마실듯하고..
_________________________
[ 그러고 보니.. ]

그러고 보니..
직장동료나 가족들을 제외하고
누군가를 만난지 않은게 한달이 넘었다.
지난 1월말에 친구들모임을 하고는 끝이었으니까..
달로는..세달이군..^^
지난해말부터 보자보자했던 선배들하고도
아직 약속조차 잡지 못했고 ..
내가 저녁식사를 꼭 사야할 친구와도 마찬가지고..
죽어도 봐야한다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최소한의 관계를 위해서..
내가 해야할 부분들을 자꾸만 잊게 된다..
글쎄..
게을러서라고.. 한마디로 말해버리기엔..모자르다..
지쳤다고..우겨보기에도..우습지.. 내가 얼마나..살았다고..
바뻤다라고..변명하자면.. 너무 뻔뻔하다.. 나는 안바쁘다.. ^^
외롭지 않아서 라고 또 해보면..
오히려 너무 외로워서의 강변이 아닐까싶고..
지겨워서라고 말하고.. 나쁜년 소리 들을껏 같다..
그냥..
어쩌다보니…
이런 무책임한 말이..가장 맞는것 같다..
특별히 바쁜일도 없고..
그렇다고 차한잔 마실 시간이나..돈이 없는것도 아니고..
만나면 긴장해야할만큼의 부담되는 사람들도 아닌걸 보면..
정말..
어쩌다보니..가 정답인게다..
가끔..생각해보면..
그런일들이 너무도 많다..
어쩌다보니까..
하다보니까..
그럴생각이 아니었는데..
의도한바는 없었는데..
본마음은 그렇지가 않았는데..
그렇게 되어버리는일..
듣는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맥이 탁 풀려버릴만한 말이지만..
듣기에 따라서..너무도 무책임한말이 되지만..
또 어쩌면..
그말만큼이나..수긍하게 하는말도 없지싶다..
사실..
변명하고 싶은가보다..나는.. 훗..
약간의 게으름을 털어버려야겠다..
만나서..맛나는것도 먹고..
좋은 영화도 보고..
봄나들이라도 가야지..
봄이다..
아싸.. -.-;;
_________________________
[ 쓸쓸한..투정.. ]

투정부리고 싶은가보다..
입내밀구..투덜투덜..
입오므리고 쫑알쫑알..
투정부려놓고도
그걸 수습할 낮이 없어
그렇지도 못할꺼면서..
할수있는거라곤..
나스스로에게 하는..
쓸쓸한 투정뿐..
어제부터 내리는 비는..
사람은 숨죽이게 만든다..
누가 들을까봐.. 숨소리..발소리까지..조심스럽다..
사는게..
행복한것도 없지만..
죽도록 힘든것도 없는걸 보면..
그럭저럭..살고있는거겠지만..
빗소리뒤에서…
종종거리며 나를 따라다니는..
쓸쓸한 투정은..
울컥..눈물 쏳아놓게 한다..
사는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다 그러고 사는거지..싶다가도
이게 사는거야..하고 누구에겐지 모를.. 화가 발칵..나기도 하고..
그런다고..내가 어쩔껀데 싶어서..
웃음이 난다..
쉬어버린 목소리와..
끝없이 나오는 기침..
약먹고 주사맞고..
잠도 자봤지만..
어째..
그렇다고 낳을 감기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고싶은말..못해서..
목이 메였던 이들은..알겠지..
웃고싶은데..눈물나서..
눈아팠던이들도 알것이고..
돌아서고 싶은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가슴아팠던이들도..알것이다..
뭐가..이리저리해서..
이러저러했다고..말하기에도..구차한일들..
사소한일들..
힘겨운일들..
생채기나는일들..
어쩌랴..
누구나..그런것..하나..
가슴에 안고 이고..지고 ..사는것이라고..
위로해볼수밖에..
이런..쓸쓸한 투정들을..
다시금 끌어담을수밖에는..
비는 또..어쩌라고..
저리 오는걸까..
나는..
지금..
눈이..아프다..